KBS ‘뒷북’ 중징계에 내부 구성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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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7개 직능협회, “조대현 사장, 공영방송에 애정 없어”

1년 전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의 일환으로 사장 출근 저지에 나섰던 KBS 구성원 9명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비판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KBS 경영협회와 기자협회, 방송기술인협회, 아나운서협회, PD협회, 촬영감독협회, 카메라감독협회 등 7개 직능협회는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길환영 출근저지 투쟁은 공영방송 회복의 시발점”이었다며 “조대현이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던 의로운 후배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규탄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작년 5월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청와대의 압력을 받아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것에 반발해 퇴진 투쟁에 나선 바 있다. 이후 길 전 사장 퇴진과 조대현 사장 취임이 이어졌으나 투쟁에 나선 구성원들은 작년 12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KBS본부는 재심을 청구했으나 사건 발생 1년 2개월 만에 또 다시 정직과 감봉 등 징계사항을 통지받았다.

7개 직능협회는 이번 징계가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KBS 인사규정 60조에는 ‘징계요구를 접수한 인사위원회는 1월 이내 처리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1월은커녕 1년이 지났다”며 “자신들의 징계권한을 무한대로 확장하기 위해 인사규정 따위는 지키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대현 사장에 대해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 사람이 공영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도 없었다”며 “조대현은 더 이상 조직의 수장도 아니고 선배도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관련기사: KBS, 길환영 해임 1년만에 느닷없이 '중징계' ]

다음은 성명 전문.

징계의 칼, 결국 조대현의 목을 칠 것이다!

길환영 출근저지 투쟁은 공영방송 회복의 시발점

1년 전을 기억하는가. 공영방송 KBS의 모든 구성원들이 권력에 굴종해 KBS 전파를 헌납하려 했던 당시 사장 길환영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모아 투쟁했다. 선배와 후배가 힘을 합쳤다. 간부와 평직원이 힘을 합쳤다. 모든 협회가 힘을 모았다. 양노조가 간만에 같은 목소리를 내며 투쟁의 최일선에 나섰다. 공영방송 KBS 회복이라는 염원을 담은 투쟁은 불길처럼 번졌고 결국 길 씨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 투쟁의 시발점이 된 게 길환영 사장 출근저지 투쟁이었다. 그 투쟁 속에서 생긴 불가피한 충돌에 대해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핏빛 징계를 조대현이 강행한 것이다.

조대현, 자기부정하며 의로운 후배들 등에 칼을 꽂다

이번 징계는 우선 내용적으로 불순하다. 만약 출근 저지 투쟁 과정에서 생긴 충돌이 징계사유라면 그 투쟁의 결과로 사장이 된 자신은 뭐가 되는가. 자기모순이고 자기부정이다. 조 씨가 누구인가. 어부지리로 길환영이 떠난 자리를 운 좋게 차지한 사람이다. 고마움 따위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 조대현이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던 의로운 후배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 배은망덕을 넘어서 역사의 망나니가 되겠다는 것이다.

징계만 할 수 있다면 인사규정 따위는 필요 없다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인사규정 60조에는 “징계 요구를 접수한 인사위원회는 1월 이내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다. 1월은커녕 1년이 지났다. 자신들의 징계권한을 무한대로 확장하기 위해 인사규정 따위는 지키지도 않는다. 규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1년 전 일어난 사건을 이제야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고 칼춤 추는 비열함에 대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징계란 게 그렇게 가벼운가. 조폭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갑자기 나타나서 등 뒤에서 칼 꽂지는 않는다.

조대현, 더 이상 사장도 선배도 아니다

노무 전문가 금동수의 조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결국 조대현 본인이 한 것이다. 정말 후회가 된다. 지난 해 길환영을 몰아내고 공정방송을 회복하기 위한 투쟁은 승리를 거뒀다. 모두가 울었고 모두가 희망을 얘기했다. 조대현이 사장으로 오면서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징계로 손톱만큼 남아있던 기대마저도 먼지가 돼 날아가 버렸다. 평생을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 사람이 공영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도 없었다. 역사를 전공했음에도 일반인들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역사적 소명도 없었다. 조대현은 더 이상 이 조직의 수장도 아니고 선배도 아니다. 결국 자신이 휘두른 칼에 자신의 목이 베이는 역사적 진실을 언젠가 뼈저리게 알게 될 것이다.

조 씨와 잔당들은 들어라! 당신들의 핏빛 징계 반드시 되돌려 주겠다!

-경영협회, 기자협회, 방송기술인협회, 아나운서협회, PD협회, 촬영감독협회, 카메라감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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