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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자 사건, 아이들 삶의 회복이 중요하다”

[인터뷰] SBS ‘그것이 알고싶다-세 모자 사건’ 다룬 안윤태 PD 구소라 기자l승인2015.08.04 1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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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안 하려고 했는데...세 모자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리려고 나왔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안윤태 PD는 '세 모자 사건' 편이 방송된 후 언론의 관심이 제작자인 자신에게 쏠리는 상황을 염려했다. 자칫 말실수라도 해 세 모자에게 피해를 줄까봐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아이들과 엄마 이씨가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송이 나간 뒤 세 모자에 대한 걱정과 호의적인 관심은 냉소와 무관심으로 바뀌었다. 일부는 이 사건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명명했다. 하지만 안 PD는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되려면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회에 걸쳐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 편은 그동안 세 모자가 주장한 내용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제작진은 세 모자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뚜렷한 증거가 없으며 그 배후에 무속인 김씨가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방송을 통해 전했다. 세 모자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들 중 일부는 과거 김씨와 금전적 다툼을 벌였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김씨가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세 모자를 이용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 증거들이 하나 둘 전파를 탔다.

방송은 끝났지만 세 모자 가족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방송을 만든 제작진은 어떤 취지로 이번 방송을 제작했을까. 그리고 방송이 끝난 지금은 어떤 심정일까. 안윤태 PD를 지난 3일 오후 목동 SBS 본사에서 만났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모자 성폭행사건의 진실' 편의 한 장면. 안윤태 PD가 세모자를 인터뷰 하고 있는 모습 ⓒ SBS

-이 사건을 방송에서 다루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인가.

“작년 4월 세 모자를 처음 만났다. 당시에는 지금 얘기되고 있는 집단성매매나 가족간 혼음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 시아버지와 관련한 교회 문제나 남편의 성추행 정도의 주장이었는데 당시 (이 씨는) 어떤 증거나 증인을 대질 못했다. 말로는 증거가 있다고 하면서도 경찰에 고소하지 않았다. (이씨는) 경찰서가 아닌 방송국에 와서 제보를 했는데, (우리로서는) 이씨의 주장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기에 방송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다 10월 기자회견에 아이들이 나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이들을 봐야겠다 싶어서 나갔는데, 아이들이 증언하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저렇게 아이들이 나와서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때 이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가리라 다짐했다.”

-취재는 어떻게 이뤄졌고, 어느 대목에서 세 모자 폭로에 대한 신빙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나.

“기자회견 이후 이 씨와 연락이 안 됐다. 잠깐 통화가 이뤄졌을 때도 (이씨는) 바쁘다는 핑계를 댔다. 아마 그 시기에 고소를 하고 다닌 것 같다. 서울경찰청 성폭력수사대는 작년 9월에 처음 이 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어떠한 증거나 증인이 확보하지 못했다.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졌다. 그즈음 경찰에선 아이들이 이모할머니라고 부르는 무속인 김씨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이씨가 진술을 거부했다. 그 순간 언론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본격적으로 취재를 하기 시작했다.

이 씨가 1000명에 가까운 사람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진술은 이번에 처음 나왔다.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피해규모가 커졌다. 이런 부분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사건 진위여부에 대해 예단을 하지 않았지만 제대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방송을 할 때 아이들에 대한 2차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나.

“지난 3월 취재 과정에서 남편 허 목사를 만났다. 남편의 증언은 이 씨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었고, 이런 점들을 당시에 방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씨와 연락이 되지 않았고 아이들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이 나가는 게 맞는 일인가 하는 고민이 들었다. 아이들 소재가 파악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방송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이씨와 격리하는 과정에서 제작진도 고민이 많았을 텐데.

“사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그 부분이다. 마지막까지 분리를 시키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잠을 못 잤다. 특히나 둘째 아이는 엄마에 대한 애착이 컸다. 그럼에도 취재 당시 자문을 구했던 교수들이 공통적으로 응급상황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개입을 하는 게 맞다고 말씀해주셨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분리를 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냈다. 그래서 안타깝고 어렵지만 개입하는 방향을 택했다.”

-지금 두 아이들과 이씨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나?

“아이들은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같은 병원에 있지만 의사 선생님의 진단에 따라 서로 떨어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친정 언니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당했으나 구속이 기각되면서 최종적으로 풀려난 상태다. 불구속 입건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조사에 잘 임하지 않고 있다.”

-아이들은 치료를 받고 있지만 건강한 삶을 되찾기 위해 후속적으로 어떤 조치들이 뒤따라야 할까?

“현재로선 가족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씨의 친정식구들이 아이들 면회를 다니며 보살피고 있다. 병원 의사선생님도 치료를 잘 하시고 계신다고 전해 들었다. 사실 언론을 통해서 아이들의 신상이 공개된 점이 추후에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가장 걱정스럽다. 방송을 통해서 아이들이 피해자라는 부분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거짓말을 하는 모습들로 인해 (대중들에게는) 가해자로 인식된 상황이 안타깝고 걱정된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8월 1일 방송 ‘위기의 세 모자, - 그들은 왜 거짓폭로극에 동참하나?’ ⓒSBS 화면캡쳐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세모자 사태를 '대국민 사기극', '역대급 낚시질'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폭로내용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들도 있지만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분도 있다. 시선이 다양한 것 같다. 아이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세 모자가 서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거다.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순수한 모습을 갖고 있다. 엄마에 대한 애착이 강했기 때문에 아이가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모자가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방송이 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다.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치부하고 넘길 게 아니라 아이들이 허위 증언을 하게 된 이유와 배경에 대한 명확한 수사가 필요하다. 무속인 김씨에 대한 수사가 깊이 있게 이뤄져야 세모자가 ‘피해자’로 인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속인 김씨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고 있나.

경찰이 수사를 통해 (김씨의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통화 내용과 외장하드에서 확보했다고 들었다. 그걸 바탕으로 경찰이 김씨를 무고교사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3일 기각됐다. 앞으로 수사 상황을 계속 지켜볼 예정이다.”

- 2회분의 방송이 모두 나갔다. 방송을 마친 지금 제작진으로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나.

“아이들 때문에 방송을 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부분도 아이들과 엄마 이씨의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을 두고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고 방송을 했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또 다른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어야만 한다. 아직 세 모자 사건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아이들과 이씨가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계속 지켜봐야 한다.”


구소라 기자  sora62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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