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 ‘렛미인5’ 방송 중단 요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도한 성형수술 ·외모지상주의 억제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안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이 지난 3일 CJ E&M 계열 채널인 tvN과 스토리온에서 방송되고 있는 TV성형프로그램인 <렛미인5>의 방송 중단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제작진에게 전달했다. 이 프로그램이 특정 병원에 홍보효과를 주고 과도한 성형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외모차별을 고착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단체는 <렛미인5>의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 5107명의 서명지와 1회부터 8회까지의 <렛미인5>을 집중 모니터링한 보고서도 함께 전달했다.

이들 단체들은 요구서에서 과도한 성형수술과 외모지상주의 조성이라는 TV성형프로그램의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작 가이드라인도 함께 제안했다. 그 중 하나가 프로그램 제작비용을 모두 <렛미인5>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렛미인5> 제작진은 방송에 출연하는 의료진에게 출연료를 지급하고,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수술비 등을 지원받기 때문에 협찬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 tvN·스토리온 <렛미인 5> ⓒCJ E&M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의사가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용력과 인력,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협찬"이라고 지적했다.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제2조(정의)에도 "'협찬'이라 함은 방송제작에 관여하지 않은 자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 물품, 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받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방송에서 출연자 성형 전후의 비교 영상을 보여주지 말 것도 함께 요구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신체의 기능을 복원하는 '재건 성형'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강조했지만, 단체들은 문제가 없는 부위에도 성형 수술과 시술이 이뤄지고, 헤어와 메이크업 및 의상까지 제공해 성형의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레미인5> 1회의 경우 두 명의 출연자 모두 탈모라는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방송 말미 보여진 건 탈모치료가 끝나고 머리카락이 자란 상태가 아닌, 가발을 쓰고 피부 시술과 양악수술 등의 수술을 받은 모습이었다. 기존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채 부수적인 시술과 수술의 효과로 얻은 극적인 외모변화만 시청자들에게 보여진 것이다. 제작진이 내건 '재건 성형'이라는 취지는 허울일 뿐 오직 '미용을 위한 성형'이라고 비판을 받는 이유다.

모니터 보고서 또한 수술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는 구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고통스러운 수술과정이나 회복과정은 숨긴 채 수술의 효과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성형외과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러한 방송의 내용은 의료광고 심의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료광고 심의기준 가이드라인은 수술 전·후 사진 게재와 함께 수술 후 환자 사진을 이미지로 사용할 경우 과장·현혹의 소지가 있으므로 ‘위 사진은 이미지 사진으로 실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명확히 표기해 사람들의 이해를 돕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렛미인>에서는 이러한 경고 문구를 찾아 볼 수 없다.

이 외에도 단체들은 자질이 부족한 의료진들을 철저하게 걸러낼 것과 방송 전후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핑크머니'와 같은 대부업 광고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제작진에게 오는 14일까지 요구서에 대한 답변을 보내줄 것도 함께 요청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