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사장 1년, 점수는..? “10점 만점에 2.9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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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사장 1년, 점수는..? “10점 만점에 2.91점”
KBS본부, 조합원 대상 조 사장 평가 조사결과 발표···“뉴스 공정성 등 낙제점”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8.0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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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시비를 확실히 끝내겠다.”
“상식과 원칙이 있는 인사 단행으로 조직문화를 회복하겠다.”
“프로그램 개혁을 통해 KBS를 ‘창조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
“노동조합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신뢰를 찾아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

작년 7월, 조대현 KBS 사장이 취임식에서 약속한 말이다.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KBS 구성원들은 이 약속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대현 KBS 사장이 KBS 구성원들이 참여한 취임 1년 평가 설문조사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대현 KBS 사장 취임 1년을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BS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조대현 사장은 인사, 경영, 방송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이 모든 분야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며 “지난 1년은 무능경영의 밑바닥을 보여준 ‘총체적 실패의 연속’이었다”라고 개탄했다.

KBS본부는 지난 달 29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KBS본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체조합원 1475명 중 휴직 및 해외특파원 등을 뺀 13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그 중 1056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 조대현 KBS 사장. ⓒ뉴스1

설문조사는 조 사장 1년간의 방송과 경영, 인사 등을 평가하는 항목들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KBS의 △공정성 확립 여부 △권력에 대한 감시·견제 등 언론 본연의 역할 수행 여부 △뉴스와 프로그램의 신뢰도, 영향력, 대내외적 평가 개선 여부 △프로그램 개편 성공 여부 △뉴스 공정성에 대한 평가 △능력·평판인사 이행 여부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한 평가 △상생의 노사관계 이행 여부 △길환영 전 사장 출근저지 투쟁 참여 9명에 내린 중징계에 대한 평가 △조 사장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등을 물었다.

조사 결과, KBS 구성원들은 조 사장에 대해 혹평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긍정적인 평가는 3%대를 넘기지 못했고 부정적인 평가는 74.4%에서 최대 94.2%에 달했다. 뉴스의 공정성은 10점 만점 중 2.91점을 받았고, 조 사장의 ‘업무수행’ 총점도 10점 만점 중 2.91점으로 낙제점에 해당하는 뉴스 공정성 점수와 같았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조 사장이 모든 분야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한 것은 최근 논란이 된 일련의 불공정 방송, 공방위 거부, 부당징계, 부당인사 등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1년 전 조 사장이 취임하면서 했던 국민과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평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조 사장은 국민이 원하는 방송 하겠다, 공정성 시비를 끝내겠다, 상식과 원칙에 맞는 인사를 하겠다 등 약속을 남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제대로 지킨 게 하나도 없다”라고 평가했다.

함철 부본부장도 “공교롭게도 방송에 대한 평가 점수와 사장 총평 점수가 2.91로 동일하다”며 “공정방송에 대한 실천력, 약속 불이행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 등이 같은 흐름과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BS본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조 사장에게 준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올인’하면서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본부장은 “조 사장이 8월 15일에 진행되는 ‘국민대합창’ 프로젝트를 자신의 연임을 위한 도구와 발판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행사에 초청해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이를 통해 연임에 대한 낙점을 받으려 한다는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사실이라면 KBS의 전파를 이용해 자신의 연임이라는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방송을 연임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의혹에 대해 조 사장 스스로가 행사 이전에 해명을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대현 KBS 사장 취임 1년을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노조

한편 KBS본부는 이번 설문조사가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하나의 평가기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함 부본부장은 “이번 평가가 KBS 사장에 대한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번 평가를 지표로 삼아 사장 부적격 여부를 판단하고 선임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대현 류’의 인사들이 사장 선임에 헛된 야욕을 부리지 않도록 응모 단계에서부터 막는 싸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사장 선임 국면에서도 공정방송에 대한 실천력과 이해도가 떨어지는 인사들은 KBS 사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부적격 사장 반대투쟁을 더 가열차게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조대현 사장이 이런 성적표를 받고도 연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라며 “이제 평가결과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사장은 KBS를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말고 즉각 용퇴를 결정하라”며 “부당징계를 철회하고 연임을 포기하라”라고 요구했다.

KBS본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사장 선임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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