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동영상 포털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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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중국=배은실 자유기고가

중국버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첫 방송된 중국버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시청률 3위를 차지하며 가뿐한 시작을 알렸고, 7월 23일에는 동시간대 시청률 2위를 차지했다.

중국버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아이치이와 둥팡위성, 그리고 JTBC가 공동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제작진이 직접 제작을 맡았다. 프로그램 제작발표 후 부터 방송시작 전까지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블로그 팔로워가 3만 6000명을 넘어섰고, 7월 22일 아이치이왕에서 인터넷 독점방송이 시작되자 편당 동영상 재생수가 7000만회를 돌파하면서 예능프로그램 재생횟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중국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이치이(iqiyi)

중국버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한국과의 공동 제작에 힘입어, 프로그램 구성과 자막 처리 역시 기존 중국 예능방송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 방송에서 대사만 자막 처리하던 것에 반해, 이 프로는 출연진의 속마음이나 상황까지 재치 있게 자막 처리해 꼭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방송 내용 역시 한국과 동일하게 각 나이대의 스타들이 학교에 전학생으로 들어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정 출연진의 매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인기비결 요소다. 중한량, 쟝징푸, 쑨이저우, 장카이리 4인방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중한량은 ‘국민 남신’으로 불리며 준수한 외모와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로, <천룡팔부>, <주이메이디스광>, <허이셩샤오뭐>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매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쟝징푸와 쑨이저우는 중국 신세대 남자 배우의 대표격으로, <쉔웬지엔>와 <아이칭공위>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1980~1990년대생 여성 사이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1962년생 장카이리는 실력파 여배우로 활발히 활동해 오다가 중국버전 <꽃보다 누나>를 통해 젊은 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이른바 ‘핫한 누나’다. 이 4인방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재미를 한껏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공동제작자 가운데 하나인 아이치이이다. 아이치이는 동영상 포털사이트로 중국버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세상에 나오게 한 일등공신이다. 이 사이트는 한국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저변화를 이루었고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둥팡위성, JTBC와 함께 중국버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탄생시켰다.

아이치이는 중국 최고의 포탈 사이트 바이두가 2010년 발족한 동영상 전문 사이트로, 바이두와는 독자적 경영을 유지하면서 근 몇 년 사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판권 의식이 강화되자 아이치이는 유명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의 판권을 선점하고 이를 독점 제공하면서 사이트의 입지를 굳혔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진격의 거인>, <별에서 온 그대> 등도 아이치이가 독점 방송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전용 웹 드라마 제작은 물론 TV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하면서 승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 중국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이치이(iqiyi)

지금까지 한중합작이나 공동제작은 영화 제작사와 제작사, 혹은 방송국과 방송국 간의 협력이 주를 이루었고, 동영상 포털은 전자 간에 이루어진 결과물에 대한 판권을 구입해 인터넷에서 재생하는 부차적인 역할에 그쳤다. 그런데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중국버전 제작에서 동영상 포탈 아이치이는 기존 웹사이트의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대중인식의 저변확대, 작품 제작과 홍보, 인터넷 방송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포탈의 반란이라고 부른다면,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법적 제제가 심한 중국적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에 있는 포탈 사이트는 운신의 폭이 넓어 시도할 수 있는 범위도 한층 넓기 때문이다. 향후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인터넷 사이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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