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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함께하는’ 무한도전·삼시세끼 등장할까

방통위, 방송프로그램 제목 협찬주명 고지 가능 협찬고지 규칙 개정 ‘논란’ 김세옥 기자l승인2015.08.11 2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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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TV를 시청할 때 <셰프콜렉션 냉장고를 부탁해>, <갤럭시 S6와 함께하는 무한도전> 등의 프로그램 제목을 마주하게 될까.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여권 추천 상임위원 3인은 지난 6일 야권 추천 상임위원 2인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 협찬주명 등을 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찬고지 규칙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를 두고 언론‧시민단체에선 사실상의 ‘제목광고’ 도입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상업화 가속은 물론 시청자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여권 추천 방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7월 20일 공포된 방송법 시행령의 개정 사항을 반영해 협찬고지의 허용 범위를 확대하고 협찬고지 허용시간‧횟수‧고지 방법 등의 형식 규제를 대폭 개선하는 내용의 협찬고지 규칙 개정안을 보고 받았다. 이날 회의는 공영방송 차기 이사회 구성 관련 안건에 대한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 간의 이견으로 야권 추천 상임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 tvN <삼시세끼-정선 편>에서는 협찬사이자 간접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코카콜라의 캔커피 조지아 고티카를 출연진들이 마시는 장면이 프로그램 시작과 중간에 계속 등장한다. ⓒtvN 화면캡쳐

이날 여권 추천 방통위원들이 행정예고한 협찬고지 규칙 개정안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제6조(방송프로그램 제목에 협찬주명 사용 허용)로,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로고를 포함한 협찬주명과 기업표어, 상품명, 상표 등을 프로그램 제목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어린이를 주 시청대상으로 하는 방송프로그램 보도‧시사‧논평‧토론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제목에 협찬주명 등을 고지할 수 없도록 했다.

방통위는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 협찬주명 등을 고지하는 것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의 협찬고지 규칙 개정안이 확정돼 그대로 시행될 경우 사실상 ‘제목광고’를 도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협찬주명과 기업표어, 상품명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무한도전>(MBC)의 제목을 <갤럭시S6와 함께하는 무한도전>으로, <냉장고를 부탁해>(JTBC)를 <셰프콜렉션 냉장고를 부탁해>로, <삼시세끼>(tvN)를 <고티카로 시작하는 삼시세끼>로 표기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단순하게 표현하면 ‘○○○과 함께 하는 무한도전’ 등으로 표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시청자는 물론 PD들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인 만큼 (과도하게 시청권을 훼손하고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정교하게 잘 녹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오는 우려처럼 극단의 방식으로 협찬주명 등을 프로그램 제목에 반영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협찬주명의 프로그램 제목 사용을 금지했지만 편법으로 노출시키려는 시도들이 있었다”며 “규제를 완화하되 규칙을 마련해 앞으로 방송사들과 광주들이 음성적으로 편법 운영하던 협찬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시민단체의 생각은 다르다. 노영란 매체비평 우리 스스로(매비우스) 사무국장은 “협찬에는 직접 광고를 못한다는, 광고효과를 위한 노출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는데 프로그램 제목에 협찬주와 상품명 등을 포함할 수 있다면 이게 대체 직접 광고와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하며 “결국 광고 제작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사무국장은 특히 협찬의 불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협찬은 방송광고에 적용하는 광고총량제 규제나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등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이에 대한 행정적인 관리‧감독 또한 허술하다. 미디어렙법의 적용을 받는 광고와 달리 협찬매출은 방송사 스스로 방통위에 제출하는 자료 외엔 검증 방법이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일부 종편은 미디어렙을 통한 영업 이전까지 광고와 협찬 매출을 따로 구분하지 않아 관련 자료가 없어 방통위에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송광고 업계 안에선 협찬과 간접광고를 묶어서 판매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협찬을 받아 프로그램 안에서 협찬주의 상호나 제품 등을 홍보에 가까운 방식으로 노출한 뒤 문제가 되면 간접광고로, 그렇지 않으면 협찬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걸리면 간접광고, 안 걸리면 협찬’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3월 공개된 MBN 미디어렙 영업일지를 보면 뉴스 프로그램 등에서 협찬주인 기업에 유리한 보도를 한 정황 등이 드러났다. 이에 방통위는 관련 조사를 벌였지만 방송광고에 비해 불투명한 영역에 위치한 협찬 실태에 대한 조사의 한계를 말하며 현재까지도 조사 결과를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늦어도 7월 안엔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한 바 있다. 관리의 한계를 노출하면서도 협찬의 범위를 계속 넓히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2월 28일 MBC <무한도전>에선 진행자인 유재석이 갑자기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삼성노트북에 대한 간접광고였다. ⓒMBC 화면캡쳐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부)는 “제목에서부터 특정 기업의 상품명을 달고 나온다면 해당 방송 프로그램 안에서 조금이라도 해당 기업에 불리한 내용을 담는 게 용납이 될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쟁 사업체의 진입을 가로막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 여러 기업에서 광고와 협찬을 하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A기업의 상품명을 제목에 포함하고 있을 때 A기업이 B기업, C기업의 광고‧협찬에 불편함을 표시하면 결과적으로 다른 기업의 진입을 막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실상 제목에서 광고를 해주는 것인 만큼 인기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단가도 비싸게 책정될 텐데, 이렇게 되면 해당 프로그램에 진입할 수 있는 기업도 몇몇 대기업으로 한정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김 교수는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에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고 모든 방송에 간접‧가상광고, 협찬 등과 관련한 하나씩 규제를 푸는 것과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나머지 규제를 엄격하게 하는 것 중 어느 게 과연 시청권 보호나 방송사업자들의 경영 등을 위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중간광고에 대해 한계를 두고 다른 모든 규제에 대해 조금씩 빗장을 열다 종국에 모든 규제를 다 풀어버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 맡는 내용심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문제 또한 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현재까지 프로그램 제목과 관련해 방심위 제재를 받은 건수는 총 31건으로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 등이 제목에 협찬주명을 사용해 ‘시청자 사과’ 등의 중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다.

이런 가운데 언론‧시민단체들은 협찬고지 규칙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 기간인 오는 26일까지 일련의 우려점 등을 정리,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방심위 또한 내부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의견수렴을 마치고 내달 전체회의에서 협찬고지 규칙 개정안을 의결, 시행할 계획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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