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킹하게 더위 날릴 좀비 재난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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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현장] ‘KBS 드라마스페셜-라이브쇼크’

▲ 제작진과 배우들이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PD저널

방송사 좁은 복도에 비장한 기운이 흘렀다. 권총을 들고 긴박하게 움직이는 형사들 사이, 헐떡이며 달려온 한 남자가 울부짖었다. 뒤이어 와장창, 유리창이 박살나는 소리.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부조종실 앞. 복도 가득 사람이 빼곡했다. 이들은 KBS 단막극 여름시즌 중 하나로 선보여질 <드라마스페셜> ‘라이브쇼크’ 촬영에 한창이었다.

‘라이브쇼크’는 KBS 최초로 좀비를 소재로 한 재난 스릴러 드라마다. 좀비물은 한국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생소한 장르. ‘라이브쇼크’는 가상의 제약회사 ‘제너랩’에서 진행한 임상실험에서 사고가 발생해 아르바이트생들이 여러 명 죽게 되었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이 사고로 인해 방송사에서는 청년 아르바이트 안전 문제를 주제로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을 열고, 인터넷 카페 ‘알바의 신’ 운영자인 주인공 은범(백성현 분)이 패널로 출연하게 된다.

그런데 생방송 도중 제너랩 사건의 피해자 성우(장세현 분)가 방송사 부조종실을 점거하는 일이 발생한다. 성우는 사건의 진실을 방송에 내보내야한다며 인질극을 벌이고, 그 와중에 제너랩에서 가져 온 바이러스가 방송사 내에 퍼져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기 시작한다. 폐쇄된 방송사를 배경으로 좀비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생소한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라이브쇼크’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의 장’이라는 단막극의 취지에 명확히 부합하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신진 PD와 신예 배우들의 데뷔무대가 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 '라이브쇼크' 연출자 김동휘 PD가 대본을 확인하고 있다. ⓒPD저널
▲ KBS <드라마스페셜> ‘라이브쇼크’ 촬영현장. ⓒPD저널

이번 작품이 ‘입봉작’이 된 김동휘 PD는 ‘라이브쇼크’ 탄생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내부의 반대와 우여곡절도 겪어야 했다. 재난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제작비 문제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김 PD는 단막극 예산과 한정된 촬영일수 안에서 제작이 가능하도록 장소를 방송국으로 한정하고 작가들과 함께 대본을 수없이 퇴고한 끝에 ‘라이브쇼크’를 만들게 됐다.

김 PD는 “재난물을 처음 기획한 건 2년 정도 되었지만 현실적인 여건 하에서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라며 “53고의 대본 퇴고 끝에 방송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 한 달 정도를 남겨두고 편성이 확정되어 급하게 촬영에 들어갔지만 높은 퀄리티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여름 맞춤 장르인만큼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

흔치 않은 소재의 장르이기에 그만큼 제작진의 어깨가 더 무겁기도 하다.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인 만큼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김 PD는 “‘라이브쇼크’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두 번째, KBS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좀비물”이라며 “이번에 좋은 결과물을 보여줘야 앞으로도 이런 장르의 드라마가 계속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재난 스릴러 드라마답게 촬영현장은 긴장감이 넘쳤다. 좁은 복도에서 쉬지 않고 촬영을 이어갔다. 제작진은 이미 전날에도 밤샘작업을 한 상태였지만, 피곤한 기색없이 팽팽한 기운이 흘렀다. 인질로 붙잡혀 있는 여동생 은별(김지영 분)을 찾기 위해 방송국을 헤매던 은범의 절규, 부조종실로 진입하려는 경찰들의 긴박한 움직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성우와 방송사 PD(김태한 분)의 격투 등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배우들의 깊은 몰입이 느껴졌다.

▲ 리허설인데도 배우들이 열연을 하고 있다. ⓒPD저널

특히 이번 드라마에는 주요배역에 신예배우들이 많이 캐스팅되어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이 신인을 캐스팅하기 위해 오디션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 그렇게 성우 역에 캐스팅 된 신예배우 장세현은 “대본을 접하자마자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기쁘게도 캐스팅됐다”라며 “대본이 재밌는데다가 흔치 않은 장르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라이브쇼크’는 장르와 PD, 배우 세 가지가 모두 ‘뉴페이스’로 채워진 작품이다. ‘라이브쇼크’ 같은 실험적인 드라마의 탄생은 어쩌면 단막극의 존재 이유일지도 모른다. 매번 축소·폐지 논란을 겪으며 몸 성할 데 없는 단막극이지만, 단막극이 아니었다면 이런 도전이 가능했을까.

김 PD는 책임감을 느껴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얼마가 나오든, 작품의 대중적 성패가 어떻게 되든 그 결과를 떠나, ‘라이브쇼크’는 탄생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단막극으로서의 제 몫을 다했다.

‘라이브쇼크’가 선보일 재난 스릴러와 좀비물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오는 14일 밤 10시 50분 KBS 2TV에서 방영될 KBS <드라마스페셜> ‘라이브쇼크’에서 ‘뉴페이스’들의 도전을 기대해본다.

▲ 제작진이 촬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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