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회 맞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성과와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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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교수 “범죄사건과 사회 병리현상 흡입력 있게 진단”…20일 탐사저널리즘 토론회서 발표

▲ 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다음달 방송 1000회를 맞는 SBS 간판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의미를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20일 오후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탐사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한국PD연합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1000회와 MBC <PD수첩>의 ‘줄기세포 연구사기’ 보도 10주년을 조명한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주제 발표를 맡는 이기형 경희대 교수는 미리 공개한 발제문에서 <그것이 알고싶다>가 장수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늘지고 쟁점적인 사안에 대한 치밀한 복기와 의문 제기를 통해 담론작용과 의제효과를 만드는 순기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했다.

방송문화진흥회의 지원으로 <그것이 알고싶다>를 중심으로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위기와 명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이 교수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상당한 대중적 관심과 사회적 반향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그 역할과 함의 그리고 성취와 한계에 대한 비평과 진단을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발제에서 이 교수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조명이 필요한 범죄사건이나 우리 사회 병리현상과 부조리 등을 매우 세밀하고 흡인력 있게 진단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늘지고 쟁점적인 사안들에 대한 치밀한 복기와 의문 제기를 통해 담론작용과 의제효과를 만드는 등 순기능을 발휘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사안을 기민하게 재구성하는 방식과 다양한 소재 채택으로 높은 대중적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MBC <PD수첩>, KBS <추적60분> 등이 선 굵은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표출하고 정치사회적 이슈를 주로 다룬다면 <그것이 알고싶다>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소재들을 선정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나 사건의 복합적 내면을 세밀하게 극화시켜 다룬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범주의 문제제기와 기민한 집중력을 <그것이 알고싶다>의 주요한 특성이자 정체성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치적 이슈나 쟁점들에 대한 진단과 검증의 측면에서는 인상적이지 못한 활약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정치사회적인 의제와 쟁점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런 측면에서 <그것이 알고싶다>가 정치적 소재나 쟁점적 현안을 회피하거나 심도 있게 다루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음을 밝혔다. ‘전성기’ 시절의 <PD수첩>이나 탐사보도로 확연한 정체성을 구현하고 있는 독립 언론 <뉴스타파>처럼 지속적이고 일관적으로 권력을 비판하거나 정치적 사안을 다루려는 집합적 노력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 이유로 정치적 현안이나 정부 등을 대상으로 한 탐사보도는 많은 시간과 세밀한 복기, 검증 등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자칫 역풍에 휘말리거나 법적 충돌, 담당자 문책 등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분히 정파적으로 운영되는 심의기구와 심의과정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동안 <PD수첩>이 보여주었듯이 보수언론 주도의 공격과 비난, 수많은 재판, 표적심의 등의 문제는 방송 생산자들을 움츠러들게 하며, 방송사 내부에서도 시사와 탐사 프로그램의 방향성이나 역할에 대한 상당한 이견이 특히 경영진과 제작진 사이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측면은 <그것이 알고싶다> 뿐 아니라 최근 지상파의 타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도 보여지는 것으로,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어려운 환경과 조건 속에서 ‘뚝심있게’ 보여주는 작업들과는 여러모로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탐사보도 실천에 대한 의지부족, 불균형한 심의 앞에서 무뎌진 검증과 분석의 날, 제도와 규범 차원의 조건 등이 영향을 발휘하면서 자기검열 등의 단면들이 지상파에서 나타나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실이 방송 저널리즘과 탐사보도의 위기상황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성역을 의식하지 않는 취재와 진실추구, 권력 비판 등을 실행해야 할 언론이 위축되고 저널리즘의 장 자체가 와해되면서 근본적 한계가 생겨났다며 언론의 공공성, 사회적 책무성에 닥친 위기와 시사 프로그램 위축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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