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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여풍(女風)’이 분다

세상을 구하는 여성 캐릭터 속속 등장…‘미세스 캅’ ‘어셈블리’ 등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5.08.26 10: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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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미세스 캅' ⓒSBS

드라마 속 여성 배우들이 활약하고 있다. TV에서 좀체 얼굴보기가 힘들었던 ‘스타급’ 배우부터 ‘신예’ 배우들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남성 배우들이 극의 중심을 이끌며 선 굵은 연기를 보인 드라마들이 줄지어 방영되던 때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여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 늘어난 만큼 캐릭터도 다양해졌다. 특히 남성 배우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수사물에서 여배우의 활약이 눈에 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김태희, 김정은, 김희애, 송윤아, 최지우, 하지원 등 여배우들이 대거 TV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JTBC <밀회>에서 예술재단 기획실장으로 고고한 품격을 선보이던 김희애는 민낯으로 과격한 액션을 마다하지 않는 열혈 형사(SBS <미세스 캅>)를 연기하고 있다. 송윤아는 영화 <웨딩드레스>, MBC 드라마 <마마>에서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는 ‘엄마’ 역할을 연달아 맡다가 KBS <어셈블리>에서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서 차가운 조언을 마다하지 않는 보좌관으로 분하며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신예의 등장도 눈에 띈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KBS <별난 며느리>에서 아이돌 출신 다솜이 주연으로 나섰다. 천방지축 한 물 간 걸그룹 멤버로 등장해 외모, 성격, 취향, 직업까지 공통점이 없는 남자와 ‘가상 결혼’을 하게 벌어지는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여배우의 출연이 늘어난 것뿐 아니라 남성 중심의 장르에서 여배우들이 나서고 있다. 남성 배우들이 극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던 수사물에서 보조적 역할에 그쳤던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것. 앞서 언급한 ‘형사 워킹맘’ 김희애를 비롯해 최근 종영한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 이시영은 경찰대 출신의 실종전담반 팀장으로서 실종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을 힘 있게 표현했다. 윤소이도 tvN <신분을 숨겨라>에서 거친 말투와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 KBS '어셈블리' ⓒKBS

이러한 흐름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다. 작년 드라마들을 보면 남성 배우가 극의 중심에 서서 팽팽한 권력 싸움을 벌이거나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드라마가 대거 방영됐다. 일례로 김강우가 출연한 KBS <골든 크로스>는 음모에 휘말려 가족을 잃은 강도윤의 복수를 다뤘다. SBS <빅맨>은 고아로 자라 밑바닥 인생을 살았던 김지혁(강지환 분)이 재벌 그룹의 장남으로 살면서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였다.

더불어 남성 배우들이 선 굵은 연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김래원은 대검찰청 반부패부 검사이자 시한부인 박정환(SBS <펀치>) 역할을 열연해 호평을 받았다. 정도전과 이인임 간 정치적 대립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 KBS <정도전>은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에도 시청률 1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밖에도 세 형제 간 갈등을 그린 MBC <트라이앵글>, 총기 살인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KBS <태양은 가득히> 등 거친 인생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주를 이뤘다.

최근 드라마 속 ‘여풍’이 부는 이유는 드라마 유행의 변화인 동시에 남성 배우 중심의 드라마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여배우의 출연이 늘어나고, 캐릭터 영역도 넓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도 존재한다. 특히 일일극·주말극의 경우 시청률과 화제성에 민감하다보니 극이 전개될수록 여성 캐릭터가 힘을 잃는 게 다반사다.

김정은을 앞세운 MBC <여자를 울려>는 시청률 25.1%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보여준다는 취지와 달리 덕인(김정은 분)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또한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 불륜, 암투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야기 구조를 앞세우면서 수동적인 여성상을 고착화시키거나 왜곡된 여성상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 ⓒMBC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당분간 드라마 속 ‘여풍’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를 울려> 후속으로 방영 예정인 MBC <엄마>에서 배우 장서희가 10년 만에 MBC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또 예능에서 털털한 성격을 보여준 최지우는 tvN <두 번째 스무 살>(8월 28일 방송)에서 19살에 애를 낳은 뒤 20년 만에 15학번 새내기가 되는 연기 변신을 한다. 여배우의 늘어난 출연만큼 뇌리에 남을 만한 ‘여성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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