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윤 국민TV 신임 이사장 “대화 통해 갈등 풀어나갈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TV, 지난 29일 임시총회 통해 새 이사진 구성…“소외된 사람이 중심되는 미디어 될 것”

노사 간 갈등으로 방송파행과 출연진 출연거부, 조합원 대거 탈퇴 등 내홍을 겪고 있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이하 국민TV)가 지난 29일 현상윤 새언론포럼회장(전 KBS PD)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하는 등 새 이사진을 꾸렸다. 새 이사진이 국민TV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상윤 신임 이사장은 “대화를 통해 노사 간 뿌리 깊은 반목을 풀어나가고, 국민TV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며 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TV는 지난 8월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현상윤 새언론포럼회장, 이강윤 시사평론가, 전영관 시인, 황웅길 조합원 등을 새롭게 이사로 선출했다. 이사회는 곧장 이사회를 개최하고, 재적 대의원 132명 가운데 찬성 104표로 현상윤 새언론포럼회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 현상윤 신임 국민TV 이사장. ⓒPD저널

노조와 갈등을 빚어왔던 서영석 전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선 물러났지만 이사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으며, 조상운 전 사무국장은 라디오제작팀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조 전 사무국장은 총회에 앞서 지난 27일 별도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비록 전 경영진이 국민TV에 잔류함으로써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새 이사진 구성으로 국민TV 안팎에서는 국민TV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현상윤 이사장은 31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중요한 책임을 맡겨준 대의원과 조합원들에게 감사하다”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내부의 뿌리 깊은 노사 간 반목을 어떻게 잘 해소할 수 있을까가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 신임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언론·시민단체들이 구성해 국민TV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마련한 국민TV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부터 국민TV 사태를 지켜봤다.

미디어협동조합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달 22일 0시를 기점으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지난 5월 4·16 세월호 1주기 특집 리포트 송출 중단을 고우 제작국장 직무대행이 단독으로 결정한 것을 계기로 노사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부당징계와 부당전보, 직제개편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제작거부에 이르렀다. 제작거부가 이어지며 30여명의 출연진은 출연거부를 선언했고, 제작거부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들에게는 중징계가 결정됐다. 노사 간 갈등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조합원 천여 명이 탈퇴하기도 했다.

현 신임 이사장은 “공대위 당시 경영진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외부의 힘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노사가) 서로 반목하는 부분들이 쉽게 해소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와 양보를 통해 빨리 해결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신임 이사장은 지난 경영진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 즉 노조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이사회에서 논의를 통해 현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TV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작거부에 들어간 지난 7월 22일 오전 서울 합정동 국민TV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언론노조

현 신임 이사장은 노사 화합을 바탕으로 방송의 정상화, 더 나아가 국민TV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다지고 기성 언론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조합원과 국민에게 다가갈 것임을 밝혔다.

2012년 대선 이후 대안언론에 대한 바람을 타고 개국한 국민TV는 ‘국민의 방송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4월 개국했다. 기성 언론의 한계, 즉 정치와 자본 권력에 입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영구조에서 벗어나 특정 경영주체 없이 시청자인 조합원 개개인이 주인인 ‘독립적인 언론’을 목표로 하는 것이 국민TV다. 현 신임 이사장은 이 같은 국민TV의 설립취지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현 신임 이사장은 “기존의 지상파 뉴스와는 철저히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며 “방송 시간을 늘리고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는 퀄리티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기존 미디어에서 소외된 사람들, 기존 미디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야기를 알리는 미디어를 지향하고, 뉴스도 기존 미디어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뉴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신임 이사장은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서 세상을 접하고, 언론을 통해서 공론의 장이 형성된다. 이 같은 미디어가 권력과 자본에 포섭돼 기득권층의 의사만 대변한다면 어디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찾겠는가”라고 지적하며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타파해보겠다. 독립 언론에 대해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신임 이사장은 지난 1985년 KBS에 입사해 1995년~1997년 KBS 노조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1999~2000년 KBS노조 위원장을 지내며 방송법파업을 주도했다. 또한 2002년~2004년에는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을, 2009년~2011년 새언론포럼 11대·12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