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차이나드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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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 차이나드림 이룰 수 있을까
방송 콘텐츠 포맷 수출 이어 中 인터넷 시장 진출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5.09.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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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서 ‘차이나드림’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에서 반짝 유명세를 탔던 배우가 중국에서 성공적인 진출로 주목을 받는가하면 최근에는 국내 정상급 배우나 가수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미 십여 년전 중국에 진출한 배우 추자현은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 2011년 <아내의 유혹>을 리메이크한 <회가적 유혹>으로 큰 인기를 얻었는데 지난 1월 방송된 SBS <SBS 스페셜>의 ‘중국, 부의 비밀3-대륙 생존기’에서 “회당 출연료가 첫 중국 진출 당시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회당 출연료에 1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국내에서 주춤하던 배우 장서희도 한국, 중국, 대만 등 삼국 합작 드라마 <경자서경기>에서 1인 2역을 맡으며 10억원에 웃도는 출연료를 받으며 1세대 한류 스타가 됐다. 최근에는 국내 톱스타급 배우들도 앞 다퉈 중국 진출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배우 김태희는 지난해 중국 드라마 <서성 왕희지>에 출연했고, 김희선은 판타지 사극 <환성>에 출연할 예정이다. 방송가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송혜교, 송승헌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중국 배우들과 함께 한중 합작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 ⓒ저장위성TV

방송가의 ‘차이나드림’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방송사들도 콘텐츠 수출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한류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의 콘텐츠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2014년 포맷 시장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고, 예능 포맷의 방송 시간만 해도 202만 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MBC<일밤-아빠! 어디가?>, SBS<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으로 예능 포맷 수출 포문을 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 한국의 포맷 수입이 증가해 약 14.3%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방송포맷수출입 현황 조사 보고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처럼 국내 방송사들이 중국 콘텐츠 산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일 TV가 아닌 온라인으로 영상이 공급되는 tvN<신서유기>의 행보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신서유기>는 KBS <해피선데이-1박 2일>의 기존 멤버들인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이 나영석 PD와 의기투합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신서유기>는 네이버 TV캐스트와 중국 포털사이트 큐큐에서 한중 동시 서비스로 공개될 예정인데 ‘올드 미디어’가 아닌 웹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시도가 엿보인다. 또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중국 시청자의 콘텐츠 소구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 tvN '신서유기’ ⓒCJ E&M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으로 예능 포맷 수출의 물꼬를 튼 곳이 지상파 방송사였다면 중국 콘텐츠 산업의 변화를 고스란히 체화시키는 곳은 CJ E&M인 듯 보인다. 그만큼 변화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외부적 환경 탓도 있다. 지상파 방송사,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을 가리지 않고, ‘올드 미디어’가 되어버린 방송사들은 시청률 하락과 광고 점유율 하락을 체감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의 제작 자문을 맡는 플라잉 PD를 중국으로 보내는 등 중국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CJ E&M도 ‘콘텐츠 이노베이션 팀’을 신설해 포맷 제작 및 바이블 제작, 나아가 포맷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중국이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상 당분간 방송사들의 공격적 전략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 미디어로서 매력적인 포맷을 발굴해 수출에 힘쓰거나 새로운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시청자의 구미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생산하는 게 생존법이 되지 않을까. 일례로 중국에서는 TV 드라마 외에 웹드라마의 생산량이 2012년 260회에서 2014년 1700회 차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이용이 급증하기도 했고, 촬영, 편집, 방영의 흐름에 있어 전통 미디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활용한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3회 한중문화산업포럼 지상중계 (15년 14호)) 결국 국내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 등 콘텐츠를 기획, 제작, 생산하는 방송사라면 장르를 불문하고, 누가 제대로 변화를 수용해서 활용하느냐가 중국 콘텐츠 시장의 안착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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