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독립PD 폭행사건 71일 만에 공식 사과
상태바
MBN, 독립PD 폭행사건 71일 만에 공식 사과
배철호 제작본부장, 피해PD에게 직접 사과···“재발 방지책 마련 중”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09.03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N에서 독립PD 폭행사건이 발생한지 71일 만에 MBN 측이 사과했다.

MBN은 3일 오후 배철호 제작본부장을 통해 폭행당한 PD를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MBN의 한 PD가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독립 PD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독립PD들은 ‘방송사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횡포’라고 규정하며 이에 대한 진상조사 및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지난 7월 16일부터 어제(9월 2일)까지 MBN 사옥 앞에서 7주 동안 이어나갔다.

▲ 지난 7월 15일 오전 한국독립PD협회가 MBN의 독립PD 폭행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그러나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MBN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최근 한국독립PD협회(협회장 이동기, 이하 독립PD협회)는 서울중앙지검에 'MBN 독립PD 상해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요청 진정서'를 제출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연출자 진모영PD와 김영미PD, 복진오PD 등 독립PD 3명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결국 사태가 커지자 MBN측이 71일 만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지난 2일 MBN 측 관계자들은 독립PD협회 측과 만나 제작사 및 피해 PD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으며, 다음날인 3일 오후 3시 30분경 해당 제작사를 찾아가 사과했다.

이후 배 제작본부장은 독립PD협회에 글을 보내 “최근 우리 제작국 소속 PD와 프리랜서 PD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제가 오늘 직접 외주제작사를 방문해 피해자와 외주제작사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라며 사과 사실을 알렸다.

이어 “또, 이번 일로 행여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프리랜서 PD들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전한다. 이미 알고 있듯 비록 취중에 벌어진 상황일지라도 회사 차원에서 MBN 조직원과 방송인으로서 품위를 잃은 행위에 대해 해당자에게 엄중한 징계를 내렸다”라며 “회사 차원에서는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외주제작사를 상대로 신고센터 운영 등 엄격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차원의 제도 마련에 앞서 모든 스태프는 작품을 함께 만드는 가족이라는 인식을 갖고 말과 행동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 지난 7월 23일 오전 MBN 사옥 앞에서 오기현 SBS PD협회장이 독립PD 폭행사건을 규탄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PD저널

그러나 독립PD들은 MBN의 사과를 그간의 투쟁에 대한 소기의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배 제작본부장의 글을 독립PD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문으로 보기엔 미흡하다고 하는 분위기다. 명확한 사과문구나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이 적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 본부장은 이번 글을 ‘사과문’이 아닌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작성했다.

최선영 독립PD는 “본부장이 직접 피해PD를 찾아가 사과한 건 독립PD협회가 동력을 갖고 싸워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본부장이 글에서 밝힌 ‘엄격한 재발 방지책 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며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과 대책마련은 앞으로 국감에서 계속 이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독립PD협회는 MBN법 제정 추진과 국정감사 등을 통해 불공정한 방송제작 관행에 대한 제도적인 대책 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