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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컬쳐’ 시대, 콘텐츠 새판 짜기

웹드라마 제작에 KBS 이어 MBC도 가세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5.09.10 08: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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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도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 콘텐츠에 대한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보는 웹툰, 웹소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들도 시청자의 시청 패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거듭하고 있다. ‘스낵 컬쳐’ 이용자를 겨냥한 웹드라마 제작 붐에 이어 방송사 스스로 디지털 유통 전략에 따른 기존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등 ‘콘텐츠 새판 짜기’에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스낵 컬처’ 현상은 스마트폰 보급화에 따른 필연적 귀결처럼 보인다. 제일기획이 지난해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13~59세 남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미디어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에서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스낵 컬처’ 현상을 주요한 키워드로 언급했다. 이를 방송가에 적용하면, 예전처럼 시청자들이 TV를 ‘본방 사수’하기보다 시간, 장소, 기기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할 때마다 미디어를 골라서 보는 ‘내 손 안의 콘텐츠’에 대한 소구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네이버TV 캐스트

이처럼 PC·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이용 급증은 웹드라마 제작에도 활기를 띄우고 있다. 웹드라마는 평균 10~20분 내외 분량으로 ‘스낵 컬쳐’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 꼽힌다. 일례로 대형 연예기획사가 공동제작에 참여한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는 지난 4월 네이버TV캐스트에서 공개된 이후 전체 조회수는 1,700만건을 기록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당신을 주문합니다>도 1,300만건을 기록하는 등 웹드라마의 성공작으로 자리 잡았다.

방송사들도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KBS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웹드라마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간서치열전>을 본방송보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미리 공개했다. 매일 10분씩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개한 뒤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결말을 포함한 통합분을 방송했다. 웹상 조회 수는 100만 명을 경신했다. 이어 KBS는 올 초 웹드라마 전용 포털사이트(http://www.kbs.co.kr/drama/webdrama/index.html)까지 오픈했다. MBC도 수학포기자 여고생의 타임슬립 로맨스를 담은 단막극 ‘퐁당퐁당 러브(LOVE)'(부제: 조선에 내린 단비)를 웹에서 먼저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SBS플러스가 제작한 '당신을 소개합니다' ⓒSBS플러스

이처럼 웹드라마가 방송사를 비롯해 드라마 제작사, 기획사 등이 주목할 만한 콘텐츠로 부상하자 아예 플랫폼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3년 전 개국 특집으로 제작된 <청담동에 살아요>를 지난 7일부터 웹 드라마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배우 김혜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청담동에 사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은 <청담동에 살아요>를 동영상 플랫폼에 걸맞게 웹드라마 시리즈물로 재편집한 것이다. 네이버TV캐스트 영상은 약 170편, 1편당 방송시간은 10분 내외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사들이 웹드라마 시장에서 몸집 키우기에 나서면서 신인 PD, 작가, 연기자 입장에선 기회의 장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신인들이 두드릴 수 있는 문이 극히 적었다. 드라마 자체가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 산업’이 된 터라 신인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사들이 드라마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단막극을 편성해왔지만 제작비 부담과 시청률 부진을 이유를 들어 방영 횟수를 줄이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신인 배우, 작가의 참여가 충분치 않았던 건 사실이다.

▲ KBS가 제작한 웹드라마 '프린스의 왕자' ⓒKBS

이처럼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은 방송사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민거리도 남기고 있다. 방송사들은 디지털 유통에 따른 콘텐츠 제작 및 재가공에 대한 전략을 짜는 동시에 모바일 플랫폼에서 어떻게 수익성을 창출할 지에 대한 고민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실제 웹드라마 제작비는 2억원 안팎으로 실제 TV 드라마 제작비에 훨씬 못 미치지만, 아직까진 조회수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거스를 수 없는 파도인 모바일 플랫폼 성장 속에서 누가 제대로 물살을 탈 수 있을 지는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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