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공략 나선 美 방송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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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공략 나선 美 방송사들
[글로벌] 미국=강석 통신원강석 UTSA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미국=강석 통신원강석 UTSA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승인 2015.09.1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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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과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의 모바일 TV 경쟁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비디오 시청 위력이 그 기세를 더하고 있다. 미국 전체 스마트폰 소유자의 70%가 매일 스마트폰으로 비디오를 시청하고 있고, 이제는 프로그램의 일부(short form)만 시청하는 것이 아닌 한 회(long form)를 완전히 보는 형태로 시청 방식이 변모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광고 협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YouTube) 시청을 할 때 기존의 전형적인 비디오 길이였던 5분을 넘어서는 비디오 이용이 전체 유튜브 시청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비디오가 더 이상 ‘제 2의 스크린’(second screen)이 아닌 메인 채널로 이용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같은 조사에서 미국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들 중 25%가 모바일 비디오를 이용하면서 텔레비전 시청을 줄이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 라이프타임 무비 채널 앱의 초기 화면. ⓒLifetime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의 49%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고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또는 유튜브를 통해서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에릭슨(Ericsson)사의 조사에서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그 중 90 퍼센트가 브로드밴드를 이용하게 되어 대용량 데이터 접근이 용이해 지면서 비디오 시청이 가장 주된 스마트폰 이용 이유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처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비디오 시청이 일반화 되면서 케이블 방송 채널들이 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모바일 환경에 적용시키고 있다. 보다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자사의 다양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케이블 채널인 A&E 네트워크는 모바일 앱을 개발하여 라이프타임 무비 클럽(Lifetime Movie Club)으로 명명하고 월 이용비 $3.99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앱에서는 라이프타임 채널에서 그동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She is Too Young>이나 <The Perfect Teacher>와 같은 드라마 시리즈를 광고 없이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라이프타임 채널은 여성이 주된 시청자들인데 이들이 그동안 놓쳐왔던, 또는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등을 앱으로 제공함으로써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이나 넷플릭스(Netflix), 훌루 웹사이트에서는 접할 수 없는 프로그램 편성으로 승부한다. 라이프타임 채널의 앱이 좋은 반응을 얻자 HBO와 Showtime 채널을 소유한 타임 워너(Time Warner), Nickeledeon과 MTV 채널 소유사인 바이어컴(Viacom), 테니스 채널(Tennis Channel) 등도 역시 모바일 앱 가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를 개시하였다.

▲ 라이프타임TV의 프로그램으로 2004년에 방영된 의 한 장면. ⓒLifetime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 놓는다. 양날의 칼과 같은 특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인기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층과 최신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층의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커다란 성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과거의 인기 프로그램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앱 중에서 가장 성공 가능한 채널로 MTV를 꼽고 있다. 최근의 MTV 프로그램은 지난 80-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뮤직 비디오의 형태와는 다른 포맷이 주로 방송되고 있다. 주로 밀레니얼을 타깃으로 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이다. 그러나 이전 80-90년대의 뮤직 비디오나 관련 뮤직 어워드 프로그램을 그리워하는 시청자 층도 두텁다. 그만큼 MTV 앱에 대한 가입자 수요가 발생했고 과거 시청자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또 하나의 인기 프로그램 아카이브 앱으로는 ESPN을 들 수 있다. ESPN 앱을 통해 과거 명승부와 명장면을 시청할 수 있는 재미를 경험하게 된다.

그 채널만이 보유한 과거의 인기 프로그램 아카이브를 가입자들에게만 제공하는 모바일 앱이 속속 등장하는 이유는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새롭게 비디오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넷플릭스나 훌루,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 기존의 텔레비전 방송사들이 던진 포석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최근 모바일 비디오 시장이 밀레니얼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점에서 볼 때 그동안 관심을 덜 받았던 중·장년층을 겨냥한 모바일 비디오 앱을 개발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한 이유가 되고 있다. 모바일 비디오 앱의 가입 서비스는 모바일 우선 (Mobile First) 환경에서 비디오 시청이 확산되는 트렌드를 반영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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