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법인카드 부정 사용, MBC 감사 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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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 지적…임진택 감사 “최선 다했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의 법인카드 유용 사건에 대한 자체 감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회에서 뒤늦게 나왔다. 김 전 사장은 2심 판결에서 법인카드 부정 사용이 인정돼 유죄를 받은 바 있다. 

방문진은 지난 17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고 임진택 MBC 감사로부터 비공개로 ‘MBC 2015년도 하반기 업무 보고(감사 보고)’를 받았다. 이 날 이사회에서는 김재철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사용에 대해 MBC 자체 감사가 부실했던 점, 그리고 김 전 사장 이후 경영진의 법인카드 남용을 예방할 시스템이 마련됐는지 여부를 놓고 여야 간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MBC 파업 과정에서 법인카드 사적사용 의혹이 제기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7월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오연정)는 “공영방송의 수장인 김 전 사장이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해 주말이나 휴일 등에 호텔에 투숙하고 고가의 가방이나 귀금속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 용도에 사용해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적법한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아 감사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게 한 점도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지난 2월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앞서 MBC 감사국은 김 전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10년 2월 26일부터 2012년 2월 25일까지 2년 간 법인카드 집행 규모 및 사용 내역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상품권 구매 △명품·귀금속 구매 △호텔에서의 법인카드 사용 구매 등의 부문을 적시했으나 직무관련성 여부를 밝히지 않아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

또한 감사원은 지난 2012년 방문진 감사를 벌일 당시 김 전 사장에게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세 차례에 걸쳐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지난 2013년 2월 김 전 사장과 임 감사를 감사원법(자료제출 거부) 위반으로 고발한 바 있다.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는 이 같은 MBC 자체 감사와 사법부의 판결이 전혀 다르게 나온 점을 들며 감사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감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임 감사가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이사는 “봐주기 감사였다. 당시 감사결과보고서를 보니 왜곡된 보고서”라며 “(김 전 사장이) 주말에 호텔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나와 있는데, ‘조용히 사업 구상을 하러 갔다’, ‘(김 전 사장의) 업무 스타일이다’는 등 구구절절 해명이나 해주고 해석까지 해주는 등 한 편의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이사는 “감사가 팩트를 정확히 가려서 해야지 이런 식으로 해명 위주로 감사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유 이사의 지적에 대해 임 감사는 “사람이 다르니 감사 결과와 판결 결과가 다를 수 있다”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사용 이후 현재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법인카드를 사용함에 있어 남용을 막을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질문했다.

최 이사는 “도덕적인 데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임원진이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쓴다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임원진) 스스로라도 제어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감사는 “(법인카드는) 알아서 쓰는 건데 공무원들의 경우처럼 클린카드 장치를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여당 추천 고영주 이사장은 “(법인카드는) 임원들이 예산 범위 안에서 개인적으로 알아서 사용하는 것”이라며 “그 자체가 경영활동인 데 감사 여부 판단이 용이하지 않다. 그걸 왜 (임진택) 감사한테 그러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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