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母 “언론에서 신경 써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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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母 “언론에서 신경 써 달라”
피해자 어머니 이복수씨, 23일 CBS ‘뉴스쇼’와 인터뷰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5.09.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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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의 용의자 미국인 아더 패터슨이 16년만인 23일 새벽 한국에 송환된 가운데 피해자 어머니 이복수씨는 “가만히 있어도 속살이 막 떨린다”며 “이제 한국에 와서 처벌을 받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언론에서도 신경 좀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살인 사건은 지난 1997년 4월 3일 햄버거 체인점 A브랜드 이태원점에서 홍익대학교 학생이었던 조중필(당시 23세) 씨가 살해된 사건으로, 당시 유력한 용의자는 미국인 아더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다. 에드워드 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1999년 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패터슨은 1년 6개월 형을 받고 7개월가량 복역한 뒤 1998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후 피해자 유가족이 패터슨을 고소해 수사가 재개됐으나 지난 1999년 출국금지가 연장되지 않은 사이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주한 바 있다. 범행 후 15년 후인 지난 2012년 4월 2일이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시점인데, 이에 검찰은 지난 2011년 12월 22일에 아더 패터슨을 살인죄로 기소했다.

▲ '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 미국의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 16년 만인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 화장실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으로 살해혐의를 받고 있는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주했었다. ⓒ뉴스1

조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는 23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사망한 지 18년 만이나 패터슨이 도주한 지 16년만에서야 한국으로 송환된 데 대해 “18년이 아니라 내가 이제 죽어야 끝날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씨는 “어느 부모나 자식이 앞서가면 다 그러는데. 아파서만 죽어도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겠다”며 “그런데 이건 그냥 생떼 같은 아들 멀쩡한 아이 소변보는 걸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칼로 찔러 죽여 놨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고 원통한가”라고 토로했다.

한국으로 송환된 패터슨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피해자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유가족들은 이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적이다. 나는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람 죽이고 뻔뻔스러운 놈들”이라며 패터슨을 만나게 될 경우 “선량한 사람을 왜 죽였냐, 아무 이유도 없이 그랬으니까. 그런 걸 물어보고 싶다. 뭔 마음으로 찔러 죽였나”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언론에서도 신경 좀 써달라”며 “한 좀 풀어주고 언론들이 노력을 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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