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뉴스로 뉴스 덮는다’고 과거 없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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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주하 ‘돌직구’ 인터뷰서 사과 한 마디 안한 강용석

▲ 김주하 앵커의 질문에 당황해 하는 표정의 강용석 변호사 ⓒMBN

'5년 전에 한 얘기를...기왕 하는 거 탈탈 터실려고'

지난 22일 MBN <뉴스8> ‘김주하의 진실’에 출연한 강용석 변호사가 김주하 앵커로부터 받은 질문에 당황하며 꺼낸 말이다. 김 앵커는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보이시나요?”라는 기습 질문을 날렸다. 5년 전 강 변호사가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아나운서는 모든 것을 다 줄 생각을 해야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던 일을 꼬집은 것이다. 인터넷에는 ‘김주하-강용석’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순위에 올랐고, ‘김주하, 강용석에게 돌직구’라는 제목의 기사도 쏟아졌다. SNS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당황해하는 강 변호사에 대해 '사이다(사이다처럼 시원하다는 뜻)'를 외쳤다.

하지만 강 변호사에게 김주하 앵커가 돌직구를 날렸지언정 뒷맛이 개운한 ‘사이다’는 아니었다. 강 변호사는 자신의 잘못된 발언을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위기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김 앵커의 질문에 곧장 ‘5년 전에 한 얘기를...’ 이라는 말로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바빴다. 5년 전 일이든 10년 전 일이든 공인이라면 지난 과오에 대해 겸허히 고개를 숙이는 게 맞지 않을까.

그는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기소돼 모욕혐의에선 무죄를 받았고, 해당 발언을 보도한 기자를 고소한 것은 무고죄가 인정돼 1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발언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또 1, 2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으며, 대법원도 강 변호사의 발언이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리적으로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지 "피고인(강용석)에게 필요한 것은 저질스럽고 정제되지 않은 말은 하지 않는 것"이라고 판시해 그를 질타한 바 있다. 강용석도 재판 후 기자들 앞에게 고통을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벌써 그때를 잊은 것일까.

강 변호사는 다시 박원순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인터뷰 내내 목청을 높였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 한 마디 자신 있게 하지 못했다.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하며 다시 나선 것이 자신의 불륜 스캔들을 덮으려는 의도라는 세간의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김주하 앵커에게 ‘뉴스로 뉴스를 덮는 게 자신의 신념’이라고 말하는 그 아니었던가. 뉴스는 덮어도 자신의 과거는 지울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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