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KBS사장, 노조가 수신료 인상 걸림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신료 인상 지지부진 “노조의 정치적 요구 때문”…“KBS가 공정방송 못하기 때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5일 공영방송 KBS(사장 조대현)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조대현 KBS 사장이 월 2500원인 수신료가 지난 35년간 동결된 채 인상이 어려운 이유로 ‘노동조합’을 들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이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2~3년간 붙잡고 씨름 하면서 참 이해가 안 됐던 게 KBS가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이 한 마음이 되어 똘똘 뭉쳐서 국회와 국민을 향해서 현실화 해달라고 해도 쉽지 않을 절차와 과정이 있는데 이(KBS) 안에서도 일부 이사나 일부 노동조합이 하는 걸 보면 그 분들은 KBS 가족인가 외부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며 “수용하기 쉽지 않은 조건을 내걸고 (조건대로) 해주면 (인상안을) 수용하겠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 문제(인상안)를 어떻게 진척시킬 수 있나. 이 문제에 대해 사장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 조대현 KBS사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조대현 사장은 “내부에 확실한 컨센서스(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 사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말씀대로 지금 내부에 논의들은 노동조합의 정치적 요구, 이런 것이 걸림돌이 되어서 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조 사장은 “사장으로서 그 노조를, KBS의 공적책무가 더 우선하는 것을 설득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합의를 이끌어 내서 국회에와 시청자들께 다시 수신료 인상안을 설득하고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KBS는 지난 2007년, 2010년에 이어 지난 2014년에 세 번째로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이에 앞서 KBS이사회 여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2013년 12월 10일 TV수신료를 현행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수신료 인상안은 상정부터 의결까지 모든 과정이 여당 이사 단독으로 결정돼 KBS 안팎에서는 “날치기”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권오훈)가 5일 KBS 국정감사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KBS신관 5층 국제회의실 앞에서 차기 KBS 사장 공모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특별다수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며 피케팅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당시 야당 추천 이사들은 물론 언론노조 KBS본부, KBS PD협회 등 내 5개 직능단체, 그리고 언론・시민단체에서는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수신료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신료가 권력이나 자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국민의 편에 서라고 국민들이 직접 부담하는 공적 재원인 만큼 이에 대한 초석이 마련되는 게 수신료 인상에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위원장은 “노조가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건 수신료 인상이 공정방송을 위한 인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신료 인상이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노조 때문이 아니라 KBS가 공정방송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며 “(조 사장이) 수신료 인상의 실패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려 하는 것 같은데, 수신료 인상 실패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은 조대현 사장”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KBS 국정감사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KBS신관 5층 국제회의실 앞에서 KBS 사장의 공정한 임명 등을 촉구하는 언론노조 KBS본부의 피케팅이 열린 가운데 사내 안전관리팀의 제지로 20여분 간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

국감장으로 향하던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조합원들을 밀어붙이는 안전관리팀 직원들을 멈추도록 하고 “국감은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것이다. 이렇게 조합원들의 의견을 가로막게 되면 야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겠다”며 평화적인 피케팅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사측에 요구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