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투입한 KBS 대합창은 21세기판 ‘국풍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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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투입한 KBS 대합창은 21세기판 ‘국풍81’”
“급조된 기획에 대규모 협찬”···“KBS 사장 연임을 위한 구애”
  • 김연지 기자
  • 승인 2015.10.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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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나는 대한민국> ⓒKBS

KBS가 광복70년을 맞아 준비한 국민대합창 프로젝트 <나는 대한민국>이 군사정권시절 KBS가 주관을 맡은 관제 축제 ‘국풍 81’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대현 KBS 사장이 연임을 위해 정부 의도에 가세해 만든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 중인 KBS(사장 조대현) 국정감사에서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S의 광복70주년 국민대합창 <나는 대한민국>은 정권 안정을 위한 거대한 대중조작 이벤트라는 평가를 받는 관제축제 ‘국풍81’의 재림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라며 “광복 70주년 축제인가, 연임프로젝트인가?”라고 비판했다. 국감자료를 통해서도 “21세기판 ‘국풍81’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라며 “군사정권 당시 정권의 정치적 의도에 부응해 KBS가 행사를 주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광복70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행사 분위기를 만들어내려는 정부의 의도에 적극 가세해 KBS 사장 연임을 위한 구애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라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나는 대한민국>에 48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었다고 지적하며 “같은 날 정부가 광화문에 비슷한 성격의 축제를 준비했는데도 굳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천문학적인 액수를 들여 준비할 당위성이 충분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분에 3000만원을 쏟아 부은 대규모 호화 프로젝트”라며 “그 중 대기업 협찬으로 확보한 43억 원은 KBS가 2015년에 받은 총 협찬금액 332억 원 중 13%에 가까운 액수”라고 경영현실에 맞지 않는 기획이었음을 지적했다.

▲ 조대현 KBS 사장. ⓒ뉴스1

KBS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받은 협찬 내역 자료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나는 대한민국> 협찬 내역을 몇 번이나 요구한 끝에 오늘에야 받았다”라며 “그마저도 협찬처를 다 가리고 제출한데다가 생수와 아이스커피를 제외한 나머지는 내역도 없다.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수신료를 받으면서 정확히 돈을 어디다 쓰는지, 협찬 받은 43억을 어디서 어떻게 쓴지 알 수가 없는데 감사를 받겠다는 뜻이냐”라고 꼬집었다.

천문학적인 액수가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급조된 기획으로 6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졸속으로 진행하면서 KBS가 기업들을 압박해 무리하게 협찬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호준 의원은 “50억이 투입됐는데 어떻게 조달됐고 어떻게 집행됐는지 제대로 된 자료가 없으니 급조됐다고 본다”라며 “급조로 인해 무리하게 기업 협찬을 받고, 후반기에 제작해야 할 다른 프로그램 협찬에도 차질을 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병헌 의원도 “급조해서 대형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예산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대기업들을 쪼아 협찬을 받은 것 아니냐”라며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적어도 1년 전에는 준비를 해 이사회에 정식 보고를 올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유도해 무리없이 진행을 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국감자료를 통해 “무리한 행사의 비용 충당을 위해 어려운 기업들에게 협찬을 강요한 것이야말로 공영언론으로서 있을 수 없는 막장행태이자, 공영방송 지위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대현 사장은 “협찬이 무리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타사에 대한 보안관계상 감추는 경우도 있고 모든 사내 구성원들이 기획단계에서부터 내용을 알진 못한다”라며 “기획의도에 공감한 기업들이 자체 판단에 의해 협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기획은 갑자기 제출된 아이디어가 급박하게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라며 “그 동안의 KBS 제작비 투입액을 보면 과한 것은 아니며, 사장 연임용이나 국풍에 비유한 폄하가 있지만 내가 들은 시청자 평은 KBS가 할 일을 했다는 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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