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로 영구출연제한된 패널이 EBS 이사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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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로 영구출연제한된 패널이 EBS 이사로 선임”
[EBS 국감] 조형곤·안양옥 이사 자질 문제 불거져…“임명 철회해야”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5.10.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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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병 폭행’, ‘뉴라이트’ 등 선임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EBS 이사의 자질 논란이 EBS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이하 미방위)가 지난 5일 EBS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야당 측 미방위원들은 안양옥 이사와 조형곤 이사는 공영방송이자 교육방송인 EBS 최고 의결기구의 이사로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비판하며 임명 철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지난 1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폭행’・‘셀프지원’・‘교부금 유용 의혹’ 등 안양옥 이사

이른바 ‘셀프 지원’으로 연임에 성공한 안양옥 이사는 지난해 1월 8일 이사회 직후 벌어진 술자리에서 벌어진 이종각 이사와의 폭행시비로 이종각 이사에게 폭행 혐의로 피소, EBS 이사로 선임된 지 16개월 만에 물러난 바 있다.

언론노조 EBS지부(위원장 홍정배)가 지난달 안 이사가 직접 작성한 사과문이라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 이사는 “2014년 1월 8일 EBS 이사간 폭행사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당시 이종각 이사는 정당방위 차원에서 제지하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임을 인정한다”며 ‘EBS 전 이사 안양옥’이라는 이름과 함께 서명을 날인했다.

폭행 파문만이 아니다. 최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안 이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이라는 단체와 교육부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달 9월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충남·전남·광주 등 지방 교육청을 통해 인실련에 20억3000만원을 지원했다. 인실련은 안 회장이 대표로 있는 교총을 중심으로 280여개 단체가 꾸린 단체다.

인실련은 사업비로 받은 교부금의 일부를 단체의 기념행사나 경조사에 쓰거나 교총 산하 연구소에 3000만원의 연구용역을 맡기고, 안 회장이 발간인을 맡고 있는 교총 기관지에 1800만원의 광고를 싣는 등 부적절하게 유용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

▲ EBS 이사로 선임된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대표는 지난 2013년 9월 23일 방송된 EBS <교육대토론회>에 출연해 한국사 교과서 논쟁에 대해 토론하던 중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을 맡고 있던 배재정 의원의 논평에 대해 언급하며 막말을 했고, EBS는 이 방송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았다. ⓒEBS 화면 캡쳐

의원에게 “미친 여성” 발언 뉴라이트 조형곤 이사

문제가 된 인물은 안 이사뿐만이 아니다. 언론‧시민단체에서 일찍부터 “불가”를 주장했던 조형곤 이사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뉴라이트 성향의 21C미래교육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조 이사는 지난 6월 8일 ‘EBS, 누구를 위한 교육방송인가’를 주제로 자유경제원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EBS <지식채널e>와 <다큐프라임>의 일부 내용들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 기고 등에서 “애국심 부재, 국가 정체성 혼란에 따른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애국교육’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피력했으며, 수학능력시험의 EBS 방송 연계 정책 폐지와 수능 방송 민간 개방 등 공교육을 뒷받침하는 공적 책무의 민영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조 이사는 지난 2013년 9월 23일 방송된 EBS <교육대토론회>에 출연해 한국사 교과서 논쟁에 대해 토론하던 중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을 맡고 있던 배재정 의원의 논평에 대해 언급하며 “미친, 이분이 미친 여성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오류, 심각한 상황인데…”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교육방송 토론에서 야당 대변인에 대한 막말을 한 조 이사의 발언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3년 11월 7일 방송심의규정 제27조(품위유지) 1항과 제20조(명예훼손 금지) 1항 위반을 이유로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요인이 되는 중징계인 ‘주의’(벌점 1점) 제재를 결정했다. 또한 EBS에서는 조 이사가 향후 EBS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도록 ‘영구출연제한’을 조치했다.

▲ EBS지부가 안양옥 전 EBS 이사가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한 사과문 ⓒ언론노조 EBS지부

“이번 공영방송 이사 선임, 역사에 길이 남을 패착”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EBS 이사 선임을 비롯한 KBS 이사,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 선임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해 “역사에 길이 남을 패착”이라고 비판했다.

극우 성향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공금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뉴라이트 역사학자 출신 이인호 KBS 이사장에 이어 폭행 및 막말 등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EBS 이사 선임까지 선임 전부터 선임된 이후인 지금까지도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자진사퇴’, ‘임명 철회’까지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안 이사는) 폭행범이다.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라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교육방송 이사에 폭행범을 임명한 건가”라며 “한 분은 영구출연제한조치, 또 다른 분은 폭행범. 국가적 수치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호준 의원은 EBS 이사를 임명하는 방송통신위원회 허원제 부위원장을 향해 “이렇게 극단적인 인식의 소유자이면서 이념에 매몰된 인사, 교육의 자율성을 망치는 행위를 해왔던 조형곤 이사가 공영방송 EBS 이사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며 “조 이사는 굉장히 편협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어서 교육공영방송을 이끌어 가는 데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 이사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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