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새노조, 낙하산 사장 저지 무기한 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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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새노조, 낙하산 사장 저지 무기한 농성 돌입
사내 청원 경찰 천막 현수막 설치 저지해 몸싸움
  • 구소라 기자
  • 승인 2015.10.26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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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1층 로비에서 모여 'KBS 국영화 음모 중단'이라는 손 팻말을 들면서 낙하산 사장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 이사회가 26일 차기 사장 최종 후보 5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가 정치중립적인 사장 선임과 청와대의 개입 중단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사내 청원경찰이 천막을 설치하려는 노조를 무력으로 저지하는 바람에 거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KBS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1층 로비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부적격한 후보를 낙하산 사장으로 KBS 투하한다면 총파업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이사회는 지난 21일 특별다수제 채택 등을 요구한 야당 추천 이사들을 배제하고 여당 추천 이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최종 면접대상자 5명을 선발했다. 이를 두고 KBS 안팎에서는 밀실에서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를 뽑기 위해 여당추천 이사들이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권오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위원장은 조합원 총회에서 “청와대 해바라기 뉴스가 판을 치고 관제 특집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름만 공영방송이지 국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음모가 있다. 공영방송 지키겠다는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또다시 아버지 시대로 돌아가려는 박근혜 정권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정수영 시사제작국 중앙위원은 “시사제작국에서 제작한 '친일과 훈장'이 불방됐다. 원색적인 방법을 동원해 제작진이 알아서 안 하거나 못하게 하도록 하는 억압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밀어붙이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이면 저들은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질 땐 지더라도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자”라고 주장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26일 정치중립적인 사장 선임과 청와대의 개입 중단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자 사내 청원경찰이 무력으로 저지하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노조

모완일 드라마국 중앙위원도 "중요한 건 누가 사장이 되건 새로 선임되는 사장이 무슨 짓을 하든 투쟁을 통해 우리는 침묵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쟁을 통해 우리가 살아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가 마무리될 즈음 노조가 농성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사내 청원경찰 10여 명이 이를 저지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연좌농성을 선언한 KBS본부가 천막 대신 현수막을 설치하려 하자 다시 저지했다. 이후 KBS본부는 KBS신관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선언했다.

한편, 최종 후보자 면접은 오늘(26일)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면접 종료 후 여야 이사들이 표결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선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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