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정치 담은 KBS ‘거리의 만찬’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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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정치 담은 KBS ‘거리의 만찬’ 호평
[제15회 한중일 PD 포럼] KBS ‘거리의 만찬’ 상영…“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해달라”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5.10.3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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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이러한 정치적 환경이 없어서 이 프로그램에 더 정감이 간다. 그리고 정말 신선한 충격이다. 중국에서는 시장의 메일과 전화번호가 공개되기도 하지만, TV 프로그램에 시장이 직접 나와서 민생을 살펴보고 현장의 어떤 목소리가 있는지 듣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정말 부럽다. 다시 한 번 좋은 프로그램을 보여줘서 PD에게 고맙다.”(쟈오보 전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 촬영 기자)

▲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나타나자 삼척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KBS

제15회 한중일 TV프로듀서 포럼(이하 한중일 PD 포럼)이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포럼 3일차인 30일 다큐멘터리 부문 출품작인 KBS <마주 선 이들의 대화, 거리의 만찬>(연출 남진현·이지운·유경현, 작가 황민주, 이하 <거리의 만찬>)에 대한 중국과 일본 방송관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정치인들이 국회나 스튜디오가 아닌 거리로 나가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포맷이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지난 2014년 10월 25일 방송된 <거리의 만찬>은 ‘본격 정치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파일럿 시사 프로그램으로, 보수 측 대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진보 측 대표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강원도 삼척 원전 건설 예정 부지와 반대 농성 현장을 찾아 원전 유치 찬반 측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론 장소가 ‘포장마차’라는 점에서 기존 토론 프로그램과 다를 뿐 아니라 현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토론 프로그램보다 거칠고 생생하다.

프로그램 상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중・일 방송관계자들은 각자 스마트폰 카메라 등으로 영상을 담아내기 바빴다. 상영이 끝나자 중・일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신선하다”, “충격적이다” 등의 반응과 함께 질문이 쏟아졌다.

▲ 이지운 KBS PD가 중·일 방송관계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PD저널

한 중국 방송관계자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중국이나 일본, 한국이 정치적인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특히 신선했다”며 프로그램이 사전에 짜인 각본대로 진행된 것인지 아니면 ‘실제’ 토론이 이뤄진 것인지 궁금해 했다. 중국에서는 정치인이 TV 프로그램에 나와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점에서 더욱 신기해했다.

질의응답에 나선 이지운 PD는 “대본은 없다. 실제로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고, 물론 2~3시간에 걸친 토론을 50분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편집은 있었지만 사전에 대본은 없었다”며 “단지 삼척 원자력 발전소를 주제로 토론하겠다고 공지하고 일주일 후에 토론을 했다. 국회의원과 차관에게 질문하는 주민들의 질문도 사전에 약속된 것이 아니고 현장에서 바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NHK의 한 관계자는 방송 후 삼척 주민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그리고 프로그램 속에서 원전 반대 측 주민들이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였는데 이와 관련해 출연자 안전 확보 대책은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PD는 “당시 삼척 주민들은 10년 넘게 이어지는 갈등 속에서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컸다. 자신들이 하는 말이 그대로 언론에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KBS가 와서 방송한다고 해도 왜곡돼서 나갈 거라 믿고 있었다”며 “방송 후 성에 차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목소리가 왜곡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PD는 출연자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사실 우리도 현장에서 많이 당황했다. 솔직히 분위기가 저렇게까지 심각해질 거라 예상하지 못 했다”며 “다음에 또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기회가 온다면 출연자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딜레마가 있다. 출연자 안전을 이유로 경찰 등 공권력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겠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원전 건설 찬성측과 반대측이 나와 토론을 벌이고 있다. ⓒKBS

일본의 한 방송관계자는 “지금 일본의 저널리스트는 현장에 가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 반경 10㎞까지는 아무도 가지 않는다. 정치인을 데리고 그런 사회적 현장에 직접 간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다 같이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주 재밌었다. 실제 정치문제라든가 현실적인 답변을 냉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 많이 고생하는 모습, 격렬한 논쟁도 있었고, 그런 게 저널리즘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방송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NHK의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스튜디오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있지만 현장에 나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자체, 그것도 이걸 방송에 내보냈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다”며 “시행착오를 거쳐서라도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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