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국정화하더니 공영방송도 국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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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언론장악 우려 확산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이어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논란까지 이어지자 언론시민단체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통제와 역사 왜곡 중단"을 촉구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와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들이 '역사왜곡, 언론통제 중단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KBS‧ EBS 국정화 음모 포기 ▲고대영 후보자 사퇴 등을 요구했다.

▲ 479개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네트워크'와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역사왜곡과 언론통제의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10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었다. ⒸPD저널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사회 곳곳에서 표출되는 우려의 목소리와 역사학계의 대대적인 집필 거부 선언에도 11월 3일 '고시확정 발표'를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비밀TF까지 구성하는 등 온갖 잘못을 하고 있지만 언론은 정부여당의 주장만을 일장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어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불공정 편파보도를 심화시킬 인사들을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임명하려는 정권의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사원들 절대 다수가 불신임 했던 사람. 부정과 비리, 접대, 권력과 밀접한 이가 KBS 사장으로 간다면 공영방송을 벗어나 관영방송이라는 오명을 입고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내년 총선 대선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지난달 26일 KBS이사회는 여당 이사 7명의 몰표로 고대영 후보를 KBS 사장 후임으로 선출했다. 고 후보는 KBS 내부에서 84%의 불신임을 받아 보도본부장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이후 내부 구성원와 시민사회는 고 후보의 보도국장‧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불공정‧편파 보도와 후배 폭행 및 대기업 초호화 접대와 같은 도덕성 문제들을 지적하며 고 후보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김종철 위원장은 이어 "역사 왜곡에 앞장섰던 공주대 이명희 교수, 연세대 류석춘 교수는 대표적인 보수 반공주의자, 이런 사람이 교육을 대표하는 EBS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런 자가 사장이 되면 EBS는 권력의 전유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8일까지 EBS 사장 후보자를 공모 중이지만 이미 대표적 뉴라이트 인사인 이명희 교수와 류석춘 교수의 내정설이 떠도는 상황이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지금 이 정부는 온 국민을 상대로 겁박하고 있다. 첫째 언론 장악, 둘째 노동개악 셋째 교과서 국정화"라며 "우리는 이 세 가지 3종 세트의 공격을 하나로 인식한다. 노동 권리를 마비시키고 언론을 장악해 국민의 정신을 지배하려 하는 것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위원장은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이던 시절 노무현 정부를 향해 '정권이 역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그런데 2015년 (말한 것과는 달리) 거꾸로 가고 있다. 대통령 마음대로 역사를 재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국정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과서 국정제였던) 베트남이 작년 UN의 권고를 받아들여 검정제로 바꾸었다"며 "역사는 하나가 아니다. 다양한 해석을 특징으로 하며 토론을 벌이는 장이다. 국가가 하나의 역사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라고 규탄했다.

권오훈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은 공영방송 국정화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고대영 후보의 임명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고대영 후보는 2009년 보도국장 시절, KBS기자 94%의 불신임을 받았고, 2012년 보도보부장 시절 84%가 불신임을 한 인물이다. 게다가 여당 추천이 포함된 이사회조차 부사장 임명 부결한 인물을 사장 후보로 제청한 이유가 뭐겠냐. 청와대의 낙점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인사청문회 지나면 고대영 막을 길이 없다. 앞장 서 싸우겠지만 힘이 부족하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홍정배 전국언론노조 EBS본부 위원장은 "공영방송 국정화의 마지막 퍼즐인 KBS, EBS 사장 선임이 남아있다. EBS에 우익 역사학자 앉히고 KBS 고대영 앉혀서 국민들 의식 개조하고 장기집권할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KBS와 마찬가지로 EBS 구성원들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시민단체들은 11일(수) 오후 7시에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빌딩 앞에서 <방송도, 교과서도 국정화는 절대 안돼!> 촛불문화제를, 12일(목) 오전 11시 30분에 KBS앞에서 퍼포먼스 등을 진행하며, 14일(토)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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