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사상 최초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지만 단 한 명의 증인이나 참고인도 채택하지 못해 ‘부실’ 검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이하 미방위)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여당의 거부로 야당에서 신청한 증인이 한 명도 출석 못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인사청문회에 앞서 사장 후보자 중 한 명이었던 강동순 전 KBS 감사로부터 ‘고대영 후보자 청와대 낙점설’이 제기된 사실을 언급하며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강동순 전 감사와 이인호 KBS 이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전 감사는 <뉴스타파> 기자와 만나 “추석 연휴 때 김○○(청와대 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고 고대영이가 (청와대 지명 후보로) 내려가는 경우를 검토해 달라고… 이인호 이사장이 (청와대 수석에게) 전화 받았다는 거를 누구한테 이야기했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6일 KBS이사회는 강 전 감사와 고대영 후보자, 이몽룡 전 KBS 부산총국장, 조대현 KBS 사장, 조대현 현 KBS 사장,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전 부위원장 등 최종 후보자 5인을 상대로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고 후보자가 여당 추천 이사 7인으로부터 표를 받으며 최종 후보로 결정됐는데, 앞서 10월 21일 열린 1차 투표에선 강 전 감사가 고 후보와 함께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증인과 참고인을 하나 부르지 않고 청문회를 하는 게 할 일인가”라고 “고대영 사장 후보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인호 이사장이 (청와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고 후보자와 함께) 사장에 공모한 이로부터 나온 만큼, 최소한 강동순 전 감사와 이인호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면 떳떳하게 밝히고 해명하면 될 일인데 증인은커녕 참고인 출석 여부조차 (여당에서)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런 의혹에 대해 간접 시인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2011년 후보자가 KBS 사장 공모에 나섰을 때 길환영 전 사장이 사장으로 정해졌고, 당시 후보자는 한 표를 얻는 데 그쳤다. 또 길 전 사장이 고 후보자를 부사장으로 추천했지만 이사회에서 통과하지 못했다. KBS 내부에서 고 후보자의 리더십이 KBS 사장으로는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인데 누굴 믿고 입후보를 했을까. 이 대목에서 강동순 전 감사의 말에 힘이 실린다”며 강동순 전 감사와 이인호 이사장,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 등의 참고인 채택을 요청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측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야당에서 강동순 전 감사가 제기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 개입 논란을 말하지만 강 전 감사나 김 수석에 대한 증인 요청을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 등 야당에서 앞서 증인 채택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 오후 3시 기사 일부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