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균형’ 문제일까, ‘국정교과서 비판’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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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On Air] KBS부산 1TV ‘부산 NOW’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25일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소위)를 열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문제를 다룬 KBS부산 1TV <부산 NOW> ‘부산으로 이어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편(10월 21일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해당 심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방송하면서 국정화를 일방적으로 비평, 공정하지 않은 내용을 방송했으며, 오차범위 내에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방송했다는 민원에 따라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작진 의견진술을 청취한 후 <부산NOW>가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과 제16조(통계 및 여론조사)를 위반했는지를 심의했다.

▲ KBS부산 1TV <부산 NOW> ‘부산으로 이어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편(10월 21일 방송). ⓒ화면캡처

■일시: 2015년 11월 25일 오후 3시

■참석자: 방송심의소위원회 소속 위원 5인 전원 (김성묵 부위원장(소위원장), 장낙인 상임위원, 고대석·박신서·함귀용 위원) / 의견진술: 양승동 KBS부산 편성제작국장

■관전 포인트
‘공정성’과 관련해 시사 프로그램에 ‘양적 균형’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 상 명시된 방송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는 판결은 수차례 나왔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나온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2월 10일 서울고등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곽종훈)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을 이유로 KBS <추적60분>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 편(2010년 11월 17일 방송)에 내린 ‘경고’(벌점 2점) 제재조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방송심의 기준으로서 공정성, 균형성 및 객관성에 대해 “양적 균형의 문제로 파악한다면 양시양비론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며 “정량적으로 접근해 판단하는 것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방송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크므로 지양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방송법 제32조를 들어 심의에는 매체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9일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확정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방심위는 또다시 ‘기계적 균형’, 다시 말해 ‘양적 균형’의 잣대를 들이대며 <부산NOW>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했다. 더군다나 앞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다루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타임스> 사설 날짜를 오기한 JTBC <뉴스룸>에 대한 중징계가 예고된 바 있다.

과연 방심위원들이 심의하고자 하는 건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양적 균형’ 문제일까, 아니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룬 프로그램 그 자체일까.

▲ KBS <추적60분>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편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제재조치처분취소 판결문 일부 캡쳐.

■예상 위반 조항
제9조(공정성)제2항: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여야 한다.

제16조(통계 및 여론조사)제3항: 방송은 여론조사결과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명확히 밝혀야 하며, 이를 밝히지 않고 서열화 또는 우열을 묘사하여 시청자를 오인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참고
①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9월 1일 방송)에 대해 방송소위는 지난 10월 14일 심의를 진행했고, 결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2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들 간 격론이 벌어졌고, 한 위원은 퇴장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당시 민원인은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2013년도 검찰이 박 시장에 대한 병역법 위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음에도 양승오 박사의 주장이 근거 있는 것처럼 보도해서 균형성이 상실되었고 △또한 검찰이 양승오 박사 등 7명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의사들이 재판을 요청한 것처럼 보도해서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다루지 않았고, 이로 인해 박 시장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②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관련해 <뉴욕타임스> 사설을 인용 보도하는 과정에서 날짜를 잘못 표기한 JTBC <뉴스룸>(10월 14일 방송)에 대해 방송소위는 ‘의도성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제작진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방송소위는 이날 회의에서 제작진 의견진술을 청취했고, <뉴스룸>의 해당 방송이 방송심의규정 제14조(객관성)를 위반여부에 대해 심의한 결과 ‘주의’ 3인, ‘권고’ 2인 의견이 나온바 있다. 해당 방송은 오는 12월 3일 전체회의에서 최종 제재수위가 결정된다.

▲ KBS부산 1TV <부산 NOW> ‘부산으로 이어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편(10월 21일 방송). ⓒ화면캡처

■ 심의 On Air
- 제작진 의견진술 및 질의응답

양승동 KBS부산 편성제작국장(이하 양승동 국장): 두 가지 쟁점이 있다. 첫 번째, 사회적 쟁점이 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 두 번째,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 결과를 사전에 명확히 밝히지 않고 서열화해서 방송했다.

첫 번째 지적에 대해서, 부산총국 심의실에서는 ‘팩트(사실) 위주로 균형을 잡으려 노력을 했다’, ‘물리적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고 평가를 했고, 외부모니터 요원도 비슷한 평가를 했다. 심의평 중에 예민한 사회 현안에 대해 방송제작자가 자기 견해를 밝히는 듯 한 인상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부분이 아마 새누리당이 부산 지역에 7개의 현수막을 붙였는데, 거기에 북한의 남침이라든지 김일성에 대한 묘사와 서술이 잘못됐다고 문구에 표현이 있었고, 담당 PD는 그게 팩트인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한다. 그래서 8종 교과서를 다 찾아봤는데 그건 팩트가 아니라고 지적한 내용이 있었다. 방송의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공영방송의 환경 감시 기능이 있는데, 담당 PD는 그게 필요했다고 봤다고 했다.

두 번째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할 때, 진술서에 명기한 것처럼, 세 번의 여론조사를 인용했는데,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 10월 13~15일 조사에서는 양쪽 의견이 팽팽했고, 세 번째가 오차 범위를 벗어난 여론조사가 있어서, 세 개의 조사결과를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소개하면서 추이를 봤던 것이다. 이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6조제3항을 보면 개정 이후 강화돼서 이럴 경우에 오차범위에 있는지, 벗어났는지 명확히 하라고 규정은 되어 있는데, 담당 PD로서는 이건 추이를 보는 거였고, 그래픽이 나오는 시간이 짧아서 충분하게 멘트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함귀용 위원: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의도는 무엇인가?

양승동 국장: <부산NOW>는 두 가지 아이템을 30분 동안 방송한다. 첫 번째 아이템은 방송되기 바로 전 일주일 동안 일어난 부산의 시사나 현안 문제를 발 빠르게 다루는 것이고, 두 번째는 3~4주에 걸쳐 심층취재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그 당시 가장 부산의 현안을 역사 국정교과서 논란이라고 봤다.

함귀용 위원: 국정교과서 제작논란에 대해 시청자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는가?

양승동 국장: 부산 시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부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려고 했다. 부산 시민단체에서는 광장 등에서 집회도 했고, 부산대 교수들의 집필거부 선언도 있었다. 시사 프로그램 담당자 입장에서는 현안이라고 봤고, 이게 어떻게 되고 있는지 PD 본인도 궁금해 했다. 그래서 제작했다.

함귀용 위원: 그러면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교과서를 만들어서 가르쳐야 할지 연구검토는 있었나?

양승동 국장: 이게 10분짜리 코너인데, 그 주 그 주 한사람이 제작하다보니 심층적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담당 PD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함귀용 위원: 역사교과서 논쟁을, 지금 의견 진술하러 나온 사람하고 할 생각도 없지만, 지금 프로그램에서 검증했다고 하는 부분들, 주체사상과 6・25전쟁 남침 두 부분을 다 지적했다. 틀린 게 뭐가 있느냐 이런 말을 했는데, 여러 가지 오류라기 보단 편향됐다는 부분 중에서 교육부가 수정 의견 낸 것 중에서 받아들인 딱 한 부분이다. 남침 사실은 역사가 아무리 편향된 사람이라 해도 역사적으로 바뀔 수 없는 사실이니 교과서 제작하는 곳에서 수정한 거다. 그 밖의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 6・25전쟁 관련해서 편향된 시각이 있다. 거기에 대해 올바르게 평가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마치 다 수정된 것처럼 보도했다.

양승동 국장: 새누리당 현수막 내용에 대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함귀용 위원: 나도 개인적으로 국가가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 다만 검인정 제도에 의해 도저히 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 교과서에서 어떤 게 문제이고 왜 국정화 논란이 야기된 건지 더 보여줬어야 한다. 비율을 맞추려 나름 노력하다가 말미에 가면 결론을 내놓고 제작한 것 아닌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멘트가 나온다. 이게 결론적으로 국정화 반대쪽으로 갔다는 내용의 방송을 한, 해당 코너 말미에서 어떤 제작진의 의도가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을 썼다. 왜 이런 결론을 냈나?

양승동 국장: 말씀하신 것처럼, 교수들의 집필 거부 선언이 이어지면서 아마 여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저도 시사 프로그램을 과거에 제작했었고, 지금은 게이트키핑(뉴스의 취사선택)을 하는 입장인데, 제작자마다 편차는 있다고 본다. 내가 원고 검토를 했는데, 고의적으로 이쪽(국정화 반대)으로 몰아가려 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본인도 팩트 위주로 했다고 이야기했고, 이걸 100% 완전하게 물리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본인의 관점도 있을 수 있다.

함귀용 위원: 게이트키핑이 어떤 사람은 제작관여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프로그램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고 인간이 만들다 보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서는 PD의 견해가 많이 녹아날 수 있기에 방송의 공정성 차원에서 제작 책임자가 그걸 필터링해야 한다. 그래야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공정한 입장에서 방송을 보게 된다. 최근 여론조사가 반대로 급격하게 변하는 이유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방법으로 갔다면, 이 프로그램의 제작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의도에 맞았는지는 몰라도 문제가 되고 있는 국정교과서 논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건 실패했다고 본다.

양승동 국장: 그 주 그 주 일어나는 현안을 팩트 위주로 보여준다는 취지로 운영하는 코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따져보며 가는 긴 프로그램을 하려면 조금 더 긴 시간을 가지고 제작해야 한다. 이 코너의 기획 의도나 코너의 역량으로는 그렇게까지 하기 힘들다. 이번 심의를 계기로 해서 좀 더 잘 데스크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함귀용 위원: KBS부산총국이라 하더라도 KBS라는 공영방송이라면 실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공부해서, 6・25전쟁 문제는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공부)해서 보도를 해줘야 국민들이 제대로 알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이 프로그램은 아쉬웠다.

▲ KBS부산 1TV <부산 NOW> ‘부산으로 이어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편(10월 21일 방송). ⓒ화면캡처

고대석 위원: 아까 말씀 중에 제작 시간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는 건 일견 이해한다. 물론 부족하겠죠. 대부분 프로그램이, 드라마나 다 마찬가지지만 시간에 쫓기면서 만든다. 그걸 극복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게 제작자의 의무다.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

결론을 정해놓고 이 프로그램을 만든 건 아니라고 하지만, 프로그램을 결과적으로 놓고 볼 때는 내가 보기에도 굉장히 결론이 오도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반부까지는 괜찮은데, 쭉 보니까 사직고등학교 교사 인터뷰부터 바뀐다. 국정교과서가 나온 게 아니고 만들어야 하는데, 아예 나와 있는 것 같이 이야기를 하더라. 검정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줄 수 있는데 국정교과서는 그럴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한다.

교사라는 게 뭔가.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분이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또 다른 생각을 가진 교사를 인터뷰했어야 한다. 너무 결론 자체를 그쪽(국정화 반대)으로 해버리고, 진행자 멘트가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 버렸다. 본인의 주관이 너무 많이 섞여버렸다.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아쉽게 흘러가 버렸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 게 아닌가

양승동 국장: 나도 이런 프로그램을 할 때 미리 결론을 내지 않고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PD 본인도 여론조사가 점점 반대가 크게 앞서가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취재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은 한다. 그런데 이거를 조금 더 완성도 있게, 균형감 있게 해야 한다는 건 항상 우리의 숙제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고대석 위원: 믿고 볼 수 있지만 게이트키핑이 잘 안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다. 그럴수록 데스크의 책임이란 게 더 막중하다. 그런 차원에서 믿고 보셨다는 말을 했는데, 너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데스크를 보면서 잘못 데스크를 본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박신서 위원: 내가 보기엔 프로그램 내용상, 구성상 이런 문제는 데스크의 판단도 있다고 보지만, 걱정되는 것 중 하나는 이런 사례가 많아져서, 앞으로 본격 선거철이 다가온다. 그래서 여론조사에 관해서는 상당 부분 주의를 기울여 심의하고 있다. 오해를 살만한 부분, 이런 필수 8대 고지사항(의뢰기관・조사기관・조사방법・조사기간・오차한계・응답률・질문내용・전체 질문지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을 신경을 써서 방송을 해야지, 이런 귀찮은 수고를 덜 것 같다. 앞으로 신경을 써 달라.

양승동 국장: 여론조사・통계 인용 규정이 강화될 때마다 심의실을 통해 전달받는다. 좀 더 꼼꼼하게 적용해서 지적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

장낙인 상임위원: 코너가 10분이고, 이슈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중요한 이슈이고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이슈다. 앞부분은 찬반 입장이 나오고, 그걸 가지고 공정성을 해했다고 볼 건 아니라고 본다. 교과서를 놓고 검증한 부분은, 새누리당에서 내건 현수막과 관련해서 검증한 부분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사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사직고 교사가 검정교과서의 장점이랄까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위원님들의 지적이 있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어쨌든 정부에서 국정화 하겠다고 한 것이고, 하나의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 그것도 아주 센 비판도 아니다.

함귀용 위원: 국민들은 이 프로그램만 보면 현행 교과서가 문제없다고 오해할 소지가 크다. 그런 부분만 국민에게 발췌해서 보여줬다.

장낙인 상임위원: 새누리당에서도 문제 삼고 있던 게 집필진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또는 가르치는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과서가 현재 어떻게 나와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 교과서를 가지고 검증한 것이다.

양승동 국장: 중간에 딱 서서 보는 분도 있겠지만, 약간의 편차가 있다고 본다. 담당 PD는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 노력했다고 본다. 찬성한 사람 입장에서 보면 프로그램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고 이해된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서는 밋밋하다고 볼 수도 있다. 제작자, 데스크를 보는 사람들이 최대한 양심을 가지고 균형을 취하려고 하는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성묵 부위원장: 우리도 곤혹스러운 게 심의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 가다. 우리는 공정성에 맞출 수밖에 없다.

양승동 국장: 공정성이 시사 프로그램에서, 예민한 부분에서는 항상 논란이 된다.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김성묵 부위원장: 특히 국가적으로 쟁점이 되어 있는 부분이니까, 공정성 있는, 중간으로 몰아서, 데스킹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게 어떻겠느냐 생각하고, 앞으로 그런 부분을 부탁드리겠다.

▲ KBS부산 1TV <부산 NOW> ‘부산으로 이어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편(10월 21일 방송). ⓒ화면캡처

-심의 의견

고대석 위원: 아까 말한 대로 프로그램의 구성상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본다. ‘주의’ 의견을 내겠다.

박신서 위원: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부산에 있었던 국정교과서 사태를 전체적인 여론조사의 추이를 가지고 시간적으로 나열한 것이다. 시간적으로 나열함에 있어서 중요한 건 여론의 변화 추이다. 그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그 사이사이에 왜 그런지, 찬반의 내용을 어느 정도 균형 있게 보도했다고 본다. 내용상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제16조제2항과 제3항이 충돌되는 부분이 있다. 복수 발표된 여론조사는 두 가지만 발표하면 되는데, 제3항은 그럼에도 여론조사가 표본오차가 있으면 명확히 밝혀야 한다. 제2항이 제3항을 커버할 수 있다면 문제없다고 보는데, 그게 아니라면 나는 ‘의견제시’를 하는 게 옳다고 본다.

방심위 사무처: 이게 작년 1월 개정된 내용이다. 제2항의 경우는 규제를 완화한 측면이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인용할 때는 언제, 누가 했는가를 밝혀야 한다. 제3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차범위 내에 있는 내용을 다룰 때는 서열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내가 보기에는 제2항이 제3항을 포괄한다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작년에 개정한 취지는 그렇다.

박신서 위원: 제2항이 포괄하지 않는다면 제3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의견제시를 하겠다.

함귀용 위원: 이 프로그램에서 공정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국정교과서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 보이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방송은 박 위원과 달리 공정치 못했다는 입장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해당 코너 말미에서 자기의 주관적인 판단이 녹아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멘트가 계속 나온다. 역사교과서 문제점에 대해 이쪽(국정화 반대)으로, 지금 균형 있는 교과서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팩트 설명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 부분은 진짜 공정하지 못한, KBS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됐다고 봐서 ‘주의’ 의견을 내겠다.

장낙인 상임위원: 이 프로그램은 새누리당에서 현수막을 걸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다는 부분과 관련된 검증이다. 역사교과서 전반에 걸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도 박신서 위원처럼 문제가 없다고 봤는데, 다만 오차범위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게 문제가 되면 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점을 고려하면 ‘의견제시’ 정도면 타당하다고 본다.

김성묵 부위원장: 방송매체에서 10분이든 1시간이든 공정성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예전 KBS는 기계적 중립이라는 보도의 원칙이 있었다. A, B로 나눠졌을 때 A가 3이면 B도 3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설명하는 부분에서 오해의 소지와 공정성 위반이 포함돼 있다. KBS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는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하는, 채찍 내지는…. 나도 ‘주의’로 의견을 내겠다.

장낙인 상임위원: 지난번 MBC의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 의혹 보도는 일방적인 보도였음에도 문제없음이 나왔다. 이 보도 가지고 주의 하겠다는 건 문제가 있다.

김성묵 부위원장: 나는 (MBC보도와 이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틀리다고 본다. 이건(국정화는) 사회적 쟁점이 되어 있다.

장낙인 상임위원: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 문제도 사회적 쟁점이다. 대권 예비후보에 대한 사회적 쟁점이다.

김성묵 부위원장: 국가가 국정화를 발표했고 결정한 문제를 가지고.

장낙인 상임위원: 그거에 대해 비판하면 안 되는가?

김성묵 부위원장: 난 공정하지 않다고 본 거다.

장낙인 상임위원: 이게 어디가 공정하지 않은 건가? 채널A,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은 패널부터 공정하지 않은데, 제9조제2항을 적용했나? 기본적으로 패널 구성부터 공정하지 않은 것은 그냥 넘어가고 있다.

김성묵 부위원장: 프로그램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면.

장낙인 상임위원: 공정성 문제도, 출연자 패널 구성이 공정하지 않으면 지적할 수 있어야죠. 사실상 프로그램 내용까지 관여하고 있는데 그건 왜 못합니까. 이걸 가지고 공정하지 않다고 제재하면 저는 더 이상 심의할 수 없습니다.

(오후 4시 7분 장낙인 상임위원 퇴장)

김성묵 부위원장: 그럼 주의 3, 의견제시 2.

박신서 위원: 저도 이 회의 참석 안 하겠습니다.

(오후 4시 9분 박신서 위원 퇴장)

∴ 주의 3명, 의견제시 2명. 법정제재의 경우 전체회의에서 방송소위의 의견을 참고해 심의를 진행한 후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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