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평가 2위, 교양국 해체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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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4사 중 JTBC 1위, 수상실적 등 압도…종편 모두 ‘어린이 편성’ 포기 ‘0점’

JTBC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의 2014년도 방송평가에서 700점 만점 중 605.69점으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중 1위를 차지했다. JTBC는 다른 종편들과 비교할 때 프로그램 질과 수상실적, 방송심의규정 준수, 재난방송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전 평가에서 종편 1위를 기록했던 TV조선은 572.29점으로 2위로 밀려났다. 이하는 MBN(566.53점), 채널A(555.47점)이었다. 채널A는 직전 평가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JTBC, 수상실적‧재난방송 등 압도적 1위…종편 모두 어린이 편성 ‘무시’

방송평가는 크게 ‘내용’(210점), ‘편성’(215점), ‘운영’(275점) 세 영역에서 이뤄지는데, 방통위에서 공개한 점수표를 보면 JTBC는 내용과 편성 영역에서 다른 종편들을 압도했다. 내용 영역에서 JTBC가 획득한 점수는 183.18점으로 최저점을 받은 채널A(165.26점)보다 17.92점이나 높았으며, 편성 영역에서도 최하위인 TV조선(161.99점)보다 22.72점이나 높은 184.71점을 기록했으며 2위인 MBN(171.78점)과 비교해도 12.93점의 차이를 보였다.

내용 영역에선 프로그램 질 평가와 수상실적, 방송심의 제규정 준수 등에 7개 세부 항목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데, JTBC가 특히 높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은 ‘수상실적’으로 15점 만점을 받았다. 6개 세부 항목에 대한 평가를 하는 ‘편성’ 평가에도 JTBC는 ‘재난방송’(65점), ‘장애인 시청지원’(35점), 제작프로그램 편성평가(30점) 등 3개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특히 ‘재난방송’의 경우 최저점을 기록한 TV조선(42.25점)보다 22.75점을 더 받았다. JTBC는 운영 영역에서 237.80점으로 2위에 머물렀지만 1위인 TV조선(242.92점)과의 점수 차이는 5.12점에 불과했다.

종편에 대한 방송평가에서 눈에 띄는 건 편성 영역 중 ‘어린이 편성’(30점) 관련 항목이다. 직전 방송평가에서 TV조선과 MBN은 각각 15점, 11.25점을 기록하며 다른 종편들을 앞섰다. 이 같은 평가결과는 당시 방송평가에서 TV조선이 1위를 기록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JTBC는 해당 항목에서 5.64점을, 채널A는 3.75점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TV조선과 MBN 편성표를 보면 새벽 4시대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었다.

▲ 종합편성채널 4사 로고 모음

결국 지난해 방송평가 결과 발표 이후 실제 ‘시청 가능한’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편성만 하면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게 정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방통위는 아침 7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점수를 부여하기로 방송평가 규칙을 개정했다. 그리고 종편 4사는 모두 사실상 방송평가의 ‘어린이 편성’ 관련 항목에 대한 점수 획득을 포기했다. 모두 ‘0점’을 받아버린 것이다. JTBC가 뒤늦게 아침 7시에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을 시작했지만 최소 편성비율 미달로 0점을 피할 순 없었다.

‘어린이 편성’에 대한 종편들의 이 같은 편성 태도는 ‘종합편성’이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편성에 대한 의지 부족을 방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방송평가위원장을 맡았던 김재홍 부위원장은 종편 4사가 모두 ‘어린이 편성’ 항목에서 0점을 받은 상황과 관련해 “법제를 개선했지만 방송사에서 따라주지 않아 유감이란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지상파 3사 중 꼴등이었던 MBC, 2014년에 2위

지상파 방송 3사(4개 채널)에 대한 방송평가에선 KBS 1TV가 900점 만점 중 779.34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MBC(745.88점), KBS 2TV(720.14점), SBS(738.29점) 순서였다. 직전 평가에서 MBC는 최하위를 기록했었다.

지상파 방송에 대한 방송평가는 크게 내용(300점), 편성(300점), 운영(300점) 등 3개 영역을 놓고 진행되는데, MBC는 방송법 준수, 재무 건전성, 인적자원 개발 투자, 내부 감사 및 회계관리 제도 등 12개 세부 항목으로 이뤄진 운영 평가에서 261.7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중 8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운영 영역의 12개 세부 항목 중 5개 항목은 지상파 방송 3사 4개 채널 모두 만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MBC가 운영 평가 영역 중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은 인적자원개발투자 항목(30점 만점 중 26.40점)과 SBS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재무 건전성(30점 만점 중 18점)이다. 

MBC는 내용 영역에 대한 평가에선 236.46점으로 지상파 방송 3사 4개 채널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편성 영역 평가에선 KBS 1TV(274.05점)에 이어 2위(247.72점)을 기록했다. 편성 영역 평가에서 MBC가 2위를 했다고 하지만 3위를 기록한 SBS(232.08점)보다 15.64점의 차이를 보였다. 세부항목 중 어린이 편성과 시청자 위원회 등에 대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다.   

MBC의 방송평가 점수가 직전 평가와 비교해 상승한 데 대해 고삼석 상임위원은 “좋은 점수가 나온 데 대해 폄하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현재도 MBC의 부당 인사를 둘러싼 노사 갈등, (구성원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잇달아) 패소한 사안에 대해 경영진이 다시 징계해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 등이 반영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서울 상암동 MBC 사옥

고 상임위원은 “노사 문제는 당연히 노사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게 원칙이지만, 노사 관계가 계속 불안한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방송 운영에 피해를 끼친 부분이 있을 수 있지 않나”라며 관련 사안 역시 제도 개선을 통해 방송평가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최성준 위원장은 “노사 문제를 방송평가에 포함할 것인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노사 문제로 인해 방송편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편성영역에서 평가를 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있는 부분까지 (제도 개선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하려면 다시 정비를 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재홍 부위원장은 “겉으로 보이는 것(방송사의 현실)과 평가 내용이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며 “(일례로) 운영 영역에선 경영진과 비전에 대한 평가 점수가 있는데, MBC의 경우 교양제작국 폐지가 문제라고 하나 그 방향이 잘 된 것인지, 못 된 것인지에 대한 평가가 아닌, 조직‧인력운영 등을 새롭게 조정했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이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교양국 폐지 부분에서 (MBC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조직과 인력을 바꾼 게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한 것처럼 점수를 얻은 것”이라며 “(현재의 방송평가에선) 가치중립적인 부분이 반드시 적용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평가위원들과 사무처의 의견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통위 산하 방송평가위원회는 153개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201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방송평가를 실시했으며, 이 결과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 40%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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