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TV, 지금 TV (17) KBS2 < TV 동화 행복한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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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TV, 지금 TV (17) KBS2 < TV 동화 행복한 세상 >
“5분의 감동, 한 컷의 여유”
  • 이선민
  • 승인 2003.07.30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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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커피 한잔의 여유”라는 광고 카피가 문득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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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잠시 짬을 내서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아침 저녁 러쉬아워 시간에는 천근만근이 된 몸을 이끌고 부대끼며 지하철에 몸을 싣지만 일상의 잡념들이 되살아날 뿐 깊은 사색은 힘들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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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이 ‘땡’하고 마쳐도 영어학원이다, 컴퓨터 학원이다 쉴새 없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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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부천에서 한 어머니가 가난에 시달리다가 세 명의 아이를 데리고 투신자살했다는 소식마저 접해 이런 날이면 삶 자체가 허망해 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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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작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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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식 pd는 imf사태로 경제난에 시달리고 주위를 되돌아볼 여유가 없는 시청자에게 잠시나마 가슴에 훈훈함과 여유를 전달하기 위해 (kbs2 월~금 오전11시)를 기획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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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무능한 아버지가 비오는 어느 날 밤 외출해 돌아오지 않고, 어머니와 아들이 비가 새는 지붕 위에서 우산을 받쳐든 채 가출한 아버지를 기다린다는 내용. 치매 엄마와 노처녀 딸의 가슴 찡한 감동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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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우정, 가난, 부모님 등 친숙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른, 아이 누구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이고 근원적으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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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절제된 움직임과 화려하지 않은 파스텔풍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안방 시청자들의 가슴에 훈훈함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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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동화…>의 매회 내용은 짧게는 a4 절반 가량, 길어야 2~3장 정도다. 정채봉 씨의 성인을 위한 동화와 같이 큰 감동은 아니지만 소소하게나마 일상 속에 감동을 주고 싶었던 게 애초의 기획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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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사연 9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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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가량의 짧은 이야기 속에는 기승전결의 논법을 따라 감동을 주는 터닝포인트까지 담겨있다. 방송초창기에는 어른을 위한 동화와 같은 기존 작품에 의존을 많이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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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이 나간 후 몇 달이 지난 후에는 일상에서의 잔잔한 감동을 담은 사연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이제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각색을 한 작품들이 전체의 90%를 차지할 정도다. 박 pd 스스로도 3년 가까이 방송이 가능할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한다. 내용이 바닥이 나지 않을까라는 주위의 우려가 우습게 들릴 정도로 ‘이야기 꺼리’는 아직까지 무궁무진하게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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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동화…>의 감동을 더하게 해주는 요소는 바로 한 컷 한 컷 이어지는 파스텔풍의 스케치와 회화를 접목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림의 한 컷 한 컷이 부드럽게 움직이지는 않아 산뜻함은 부족하지만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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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적 배경이 주는 마음의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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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컷당 길이는 보통 7초. 대게 영상물에서 7초의 스틸 샷은 지루한 느낌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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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긴 시간이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보통 0.5초~1초 가량 컷이 넘어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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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 tv 동화…>에서만은 그렇지 않다. 7초 동안 시청자의 눈길은 어머니의 패인 주름과 눈빛 그리고 잔잔한 배경 등 한 장의 그림에서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하고 그 시간동안에 잔잔한 감동과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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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pd는 바로 “그림 한 컷 한 컷이 회화적인 베이스로 움직임이 최대한 절제된 느낌을 주고 전체 이야기 구성에서의 터닝포인트에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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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만화식의 대화체가 아닌 이금희 아나운서의 나지막한 나래이션은 어머니가 읽어 주던 동화책을 연상시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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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분량의 작품이 한편 완성되는데는 3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시청자들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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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받아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콘티와 스토리보드를 그리고, 작화, 내레이션 더빙 작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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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평균 23개의 작품이 방송되기 위해 70~80개 팀이 동시에 제작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를 디렉트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대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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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pd는 < tv 동화…>같이 짧지만 5분 가량의 애니메이션이 가능하게 된 것은 기술의 발전도 큰 몫 했다고 말한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작업이 과거의 수작업이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여주었고 노동생산성도 높여 매일 매일 애니메이션 제작을 이뤄내게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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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컨텐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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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동화…>는 ‘킬러 콘텐츠’로도 정평이 나있다. 비디오 발매는 물론이고 동화집으로도 발간돼 현재는 베스트 셀러 대열에 당당히 서있다. 또 오디오북, ost로도 연극으로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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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호응은 교육적 기능도 교육계에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방학숙제로 < tv 동화…>를 보고 감상문을 써오라고 할 정도다. 게다가 대만 정부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대만의 한 방송사를 통해 나가는 것을 보고 교육적 효과가 크다며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려놓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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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동화…>는 앞으로 사회적인 문제 또한 조심스럽게 접근할 예정이다. 외국인 노동자, 실향민 문제, 왕따, 화상당한 아이의 이야기 등 주간 단위로 테마를 정해 방송할 예정이다. 박 pd는 “이 같은 시도는 시사현안에 대한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접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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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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