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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습격, 분주한 손익 계산

[미디어리포트] 넷플릭스 한국 진출, OTT 서비스·한류·콘텐츠 제작유통에 미칠 영향은? 김세옥 기자l승인2016.01.05 17: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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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에 진출한다. 미국에서 유료방송 가입해지, 이른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을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없도록 만든 대표 OTT(Over-The-Top‧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은 방송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미래의 손익 계산을 놓고 방송계가 분주하다.

넷플릭스 한국 진출 형태는?

1997년 월정액을 내고 인터넷에서 영화를 신청하면 우편으로 DVD를 배달해주고 영화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미국(4320만명)을 포함해 약 7000만명에 이른다. 2015년 3분기 넷플릭스의 매출은 17억 4000만 달러(약 1조 9670억 7000만원)이다. 순익은 2940만 달러(약 332억 3600만원)로 전년 동기대비 절반가량 줄긴 했지만, 미국 외 지역의 신규 가입자는 274만명으로 시장의 기대치(240만명)를 넘어섰다.

넷플릭스의 해외 진출 전략은 해당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한국의 경우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IPTV 내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탑재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방송계 주변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2016년 한국 진출을 선언하고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KT와 SK브로드밴드, LGU+ 등과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의 IPTV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결합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최신의 해외 콘텐츠 확보다. 넷플릭스가 확보하고 있는 해외 콘텐츠에 더해 플랫폼 사업자이자 콘텐츠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서비스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 2012년부터 자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콘텐츠들은 시장의 반응과 평단의 호평 모두를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의 비즈니스 웹진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2015 골든 글로브 후보작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로 이미 에미상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는 올해 자체제작 콘텐츠를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부문 최고 책임자인 테드 사란도스는 지난해 12월 7일 뉴욕에서 열린 UBS미디어 콘퍼런스에서 2016년 31개의 시리즈물을 포함해 자체제작 콘텐츠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15년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시리즈물은 16개다. 또한 2016년 말까지 200개국으로 시청권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사업자는 특정 콘텐츠를 독점해야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우선 배타적으로 제공하는 게 경쟁력의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다. 하지만 국내 방송시장의 현황을 볼 때 넷플릭스 유치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선 넷플릭스의 자체제작 콘텐츠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곤 하나 국내외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와의 경쟁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신하긴 어렵다. 또 지난해 2월부터 LGU+가 미국 HBO와의 제휴를 통해 <왕좌의 게임> 등을 실시간 공급하고 9월부턴 NBC유니버셜의 <히어로즈 시즌5: 리본>, <새티스팩션 시즌2> 등을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신규 가입자 유치로 이어지진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청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까닭이다.

지난해 12월 2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5 방송시장경쟁상황 평가’ 결과 따르면 2014년 유료방송의 VOD 매출액은 5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그러나 유료방송 시청자들은 여전히 건별 VOD 결제를 더 선호하는 모습으로, 월정액을 내고 VOD를 시청하는 SVOD(가입형 주문형 비디오) 이용자수는 10% 내외에 그친다. 유료 OTT 가입자 수도 티빙(tving) 70만명, 푹(pooq) 37만명 정도다.

더구나 방통위가 방송시장경쟁상황 평가에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OTT 서비스가 기존의 유료방송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한 비중은 32%로 ‘대체 불가’라고 응답한 비중(48.6%)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시간 채널이나 프로그램 제공 없이 월정액(최저 7.99달러‧약 9300원)으로 비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환경인 것이다.

넷플릭스의 박한 수익 배분은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2015년 12월 14일 <전자신문> 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IPTV 서비스를 하고 있는 통신 사업자들에게 9대 1의 콘텐츠 수익 배분과 IDC 센터(인터넷 데이터 센터) 무료 이용을 요구했다고 한다. IPTV 사업자들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보통 35대 6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하고 있고, 포털 등으로부터 IDC 센터 이용 대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의 자체제작 콘텐츠들로 ‘의미 있는’ 수치의 신규 가입자 확보가 가능하다면 박한 수익 배분도 감수할 수 있지만 이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제시한 조건대로 협상을 이어가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콘텐츠에 투자하는 넷플릭스, 한류 유통 채널로 기능할까…‘빅데이터’ 활용 주목

주목해야 하는 건 이런 상황 속에서 보이고 있는 넷플릭스의 행보다. 지난해 11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넷플릭스가 5000만달러(약 578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0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의 조너선 프리드랜드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는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는 독점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가격 경쟁에 있어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한 부당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격으로 경쟁하는 전략을 쓰지 않겠다는 공언으로, 이는 넷플릭스 한국 진출의 핵심 카드는 콘텐츠에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거둘 수 있는 수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유료방송 시장이 워낙 저가형으로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VOD 이용 역시 월정액이 아닌 건별 결제가 우세할 뿐 아니라 미국 드라마 등이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현실까지 있다.

때문에 넷플릭스 한국 진출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글로벌 유통망을 앞세운 한류 콘텐츠 확보에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 글로벌 사업 총괄책임자인 그레그 피터스는 지난해 9월 9일 한국 진출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 제작자들과의 관계 확대와 함께 라이센스를 맺은 콘텐츠나 창작 콘텐츠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첫 선택이 봉준호 감독인 것으로, 향후 방송 영역에서도 넷플릭스가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제작사나 연출자와의 협업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겨냥한 콘텐츠의 제작과 투자 가능성을 전망할 수 있다.

▲ 지난 2015년 10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인터넷 기반 TV서비스 기업 넷플릭스(NETFLIX)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 및 취재진들이 넷플릭스 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지상파 등 국내 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사 등도 올해 말까지 200개국으로 시청권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넷플릭스를 중국과 동남아 뿐 아니라 중동, 유럽 등 세계 시장 진출의 창구로 삼을 수 있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지난해 12월 9일 공공미디어연구소 주최로 열린 OTT 서비스 규제 관련 토론회에서 “한국의 콘텐츠를 해외에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수출) 증가폭을 확대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인데 (넷플릭스 등) 다국적 OTT 사업자들이 한국을 교두보로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역발상이 필요하다. (이들을) 가장 간편한 한류 유통 채널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에서 발표한 보고서(‘방송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 해외 사례 연구: OTT를 중심으로’)도 “넷플릭스가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협상을 했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한국 내 자사 콘텐츠 제공을 거부하고, 동남아시아 등 한국 이외 지역에서 자사 콘텐츠의 제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하며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해외 유통을 담당해 준다면, 한류 콘텐츠를 외국 시장에 유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그대로 갖다 주는 게 최선인가. 단기적 미래일 수 있지만 궁극적 미래는 아니다”(김준환 SBS 플랫폼사업팀 차장, 2015년 12월 9일 공공미디어연구소 토론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한류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좀 더 쉽게 유통시킬 수 있고 그에 따른 수익 배분도 있는 만큼 이익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해외 유통에 있어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 대한 경계와 대책 또한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찬희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언론학 박사)도 넷플릭스의 한국 진입 전략을 “아시아 진입을 위한 물류 기지화”라고 정리하며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이나 유통 부분에 있어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에 따른 이해득실을 넘어 주목해야 할 부분들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추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IPTV 사업자가 10만 편 정도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넷플릭스는 1만도 되지 않는 콘텐츠로 전 세계 7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를 위해선 “버리는 편수가 없어야 하고, 어떻게든 모든 영상물을 사람들이 보게 만들어야”(2015년 11월 10일, 콘진원 보고서) 하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이 바로 빅 데이터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프로그램을 이용해 빅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가입자들의 취향에 맞는 영상을 추천할 뿐 아니라 고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한다. 기획부터 주인공 섭외, 배급 등 전반에 걸쳐 가입자들의 선호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는 지난해 12월 공공미디어연구소 토론회에서 “넷플릭스의 파급력은 그들의 기술 경쟁력, 즉 빅 데이터 분석력”이라며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알고리즘(Algorism) 이상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도입될 것인지가 (넷플릭스 한국 진출을 앞두고) 방송‧통신사업자들에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추천 서비스를 국내 방송 콘텐츠 사업자들 역시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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