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여전히 여가를 보내고 정보를 얻을 때 TV를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더 이상 일상생활에서 없어선 안 될 최우선의 필수 매체는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11일 발표한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 스마트폰의 중요도는 46.4%로 TV(44.1%)와 신문(0.7%), 라디오(0.5%)를 앞섰다. 이 조사에서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2012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전통 미디어인 TV와 라디오, 신문 등을 스마트폰이 모두 흡수하고 있는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오후 1~4시 종편 등 유료방송 실시간 시청 지상파 제쳤다
연령별 필수매체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10대(67.9%), 20대(69.5%), 30대(63%), 40대(54.1%) 모두 스마트폰을 가장 상위에 놓고 있었다. 특히 40대의 경우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2013년 38.4%, 2014년 48.6%, 2015년 54.1%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었고, 50대 역시 2013년 13.4%, 2014년 23.9%, 2015년 34.7%로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의 폭이 커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스마트폰(78.8%)의 보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미디어 이용의 이동화, 개인화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구 내 TV 수상기 보유율은 94.8% 였고, 디지털 TV 가구 보유율도 지속적으로 증가(74.2%→81%) 추세다. TV가 보편적인 매체의 지위를 당분간 유지하겠지만, 중요도에 있어선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는 현실인 셈이다.
매체별 이용시간은 TV가 2시간 46분(평일 2시간 33분, 주말 3시간 20분)으로 가장 많았으며, 스마트폰과 라디오는 각각 1시간 19분, 17분이었다.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매체의 비율은 TV(76.2%), 스마트폰(73.7%), PC/노트북(29.5%), 라디오(8.95), 신문(7.1%) 순서였고,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 추세다.
스마트폰 기능 중 정보 검색과 정보전달 기능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81.8%로 가장 높았으며, 커뮤니케이션(62.5%), 미디어 콘텐츠 시청(44.1%) 등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을 통한 방송‧영상 콘텐츠 이용 빈도를 보면, 주5일 이상 이용하는 비율은 신문‧잡지 등 기사 검색이 49.2%로 가장 많았고, 게임(17.4%), 음악 재생(17.3%), 기타 동영상 재생(9.4%), TV프로그램 시청(7.4%) 등의 순서였다.
TV를 시청하면서 타 매체를 함께 이용하는 비율은 스마트폰이 43.2%로 가장 높았고 PC/노트북 7.3%, 신문 2.3%였다. TV 시청 중 다른 매체를 동시 이용하는 이유는 ‘채팅‧메신저 이용’이 52.9%로 전년(45.9%) 대비 대폭 늘었다. ‘습관적으로’(45.1%), ‘다양한 정보 검색’(26.3%) 등의 이유도 많았다.
CJ E&M, JTBC 등 유료방송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지상파 TV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최근 일주일 동안 지상파 TV 프로그램을 시청한 비율은 93.8%로 모든 연령대에서 10인 중 9인 이상은 지상파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었다.
라디오의 주 청취자는 30~50대로, 자가용에서 이용하는 비율이 64.1%로 가장 높았다. 집에서 이용하는 비율은 32%였다. 라디오 청취 방식으로는 자동차 라디오를 이용한 실시간 청취가 64.3%로 가장 높았으며, 일반 라디오 수신기를 이용한 실시간 청취는 35.8%,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실시간 청취가 9.3%였다.
매체 이용시간대 분석 결과를 보면 오전 7~10시, 오후 7~12시 사이 매체 이용이 집중되고 있고, 오후 9시대 매체 이용률이 49.5%로 가장 높다. 지상파 TV 실시간 시청이 전반적으로 높았는데, 특히 오후 9~10시 이용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오후 1~4시 사이에는 유료방송 실시간 시청이 지상파 실시간 시청보다 높았다. 종합편성채널 등이 시사토크 프로그램 등을 집중 편성하고 있는 시간이다.
OTT 이용자 10명 중 2명은 정액·추가 요금 지불
넷플릭스(Netflix)의 한국 진출과 함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OTT(Over-The-Top‧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 이용률은 전체 응답자 기준 14%였고, 최근 일주일 동안 정액제 혹은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OTT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OTT 서비스 이용자 기준 20.8%였다. OTT 서비스를 일주일 동안 1~4일 시청한다고 답한 비율은 56%였고, 주 5일 이상 시청한다는 응답은 15.8%였다. OTT 서비스를 통해 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오락‧연예(68.7%), 드라마(32.9%), 뉴스(16.7%), 스포츠(15.7%), 영화(13.2%), 시사교양(8.3%) 순서였다.
유료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응답자 중 15.3%는 VOD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연령별로는 20대(24.8%), 30대(23.1%), 10대(20.6%) 등의 이용률이 높았다. 유료방송 가입유형 별로는 IPTV 가입자의 VOD 이용률이 26.7%로 디지털 케이블(12%), 위성(10.7%) 등과 비교할 때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방통위가 정보통신정책연구(KISDI)를 통해 지난 2015년 6월 1일부터 8월 21일까지 전국 4266가구에 거주하는 13세 이상 남녀 7553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