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기씨 “삼성 백혈병 타결은 오보…삼성의 언론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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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라디오 ‘뉴스쇼’ 출연…“아무런 문제 해결도 안 됐는데 해결된 것처럼 언론플레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피해문제와 관련해 지난 11일 대부분 언론에서 ‘삼성 백혈병 사태 8년 만에 최종 타결’ 등의 제목으로 보도를 쏟아냈으나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기사에 나온 건 전부 다 거짓말”이라며 ‘최종 타결’ 보도는 오보이며 삼성전자 측에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지난 11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피해문제와 관련해 12일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이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재해 예방대책에 관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했다며 지난 2007년 이후 8년 만에 해당 문제가 사실상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보도가 나온 후 반올림에서는 “삼성직업병 문제 타결 소식은 오보”라며 “교섭(조정) 의제는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세 가지인데, 내일 합의가 예정된 부분은 ‘재발방지대책’ 뿐이다. 나머지 두 의제인 ‘사과’, ‘보상’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삼성이 자체적인 보상과 사과를 강행하며 둘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해,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올림은 “삼성이 일방적・독자적으로 보상위원회를 구성해 조정위에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의제를 함께 다루기로 했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린 것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문제제기하며 싸울 계획”이라며 “내일(12일)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한다하더라도, 세 가지 의제 중 한 가지에 대한 합의이기에 사과, 보상에 대한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의 농성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백혈병 피해보상 조정위원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반올림 회원들은 "반올림은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회의에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삼성과 가족위가 다시는 약속과 원칙을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도록 엄중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맨 오른쪽이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 ⓒ뉴스1

삼성전자 기흥공장 3라인에서 근무 중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도 1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당 사실이 ‘오보’임을 밝혔다.

황씨는 “기사 나온 걸 나도 봤는데, 기사 나온 건 전부 다 거짓말이이다. 그건 거짓말”이라며 “조정위에서 나온 조정 권고안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데 삼성에서 사과하고 보상, 재발방지 문제를 전부 다 거부했다. 거부한 상태에서 어쩔 수가 없으니까 조정위가 재발방지 문제만 가지고 얘기를 해보자고 해서 반올림하고 삼성전자, 가대위와 이야기기를 해서 재발방지 문제만 오늘(12일) 합의를 하는 것이다. 사과하고 보상 문제는 삼성이 거부를 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대화도 못해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수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대위와 지난해 9월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보상위원회’를 꾸혀 지난해 말까지 150여 명으로부터 보상금 지급 신청을 받았고, 이 가운데 100여명이 보상금을 받았음을 설명하며 “아직 신청을 하지 못한 사람이 몇 명 추가될 수는 있지만 사실상 보상절차는 지난해로 끝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황씨는 사과와 보상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내봤다”고 말한 뒤 “그것도(100여명 보상급 지급)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삼성에서는 자체적으로 보상안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150명 정도가 신청을 했고 130명 정도를 보상을 해줬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진짜로 150명이 신청했는지 그것을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아무런 자료를 안 꺼내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전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달해 많은 피해자들이 이 같은 사과를 받아들였다라고 삼성전자 측이 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황씨는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거다. 사과라고 하는 건 피해자가 사과라고 받아들여야지만 사과인 것이지,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나,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했다고 해서 사과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씨는 “삼성은 여태까지 그렇게 해왔듯이 아무런 문제 해결도 안 됐는데 해결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이번뿐만이 아니라 여러 번 해 왔고 믿을 수 없는 얘기만 계속 해대고 있다”며 “이 문제는 삼성에서 힘만 믿고 언론플레이만 하면서 대기업답지 못한, 글로벌기업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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