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고통의 시간’이라 인정한 YTN 해고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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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과 사진이 말하는 해고의 기록]

“피고(YTN)는 다른 직원들이 유사 징계사유로 2008년 10월 7일 정직 6개월 징계처분을 받았음을 근거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이 적정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사유가 발생한 2008년 8월, 9월로부터 6년여가 지나 2014년 12월 29일에 이루어졌고 그동안 원고들이 선행 해고처분으로 고통 받은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를 2008년 10월 7일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것과 그 징계의 정도가 같다고 볼 수 없다. 사건 정직처분이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6년여가 지나 이루어 진 데에는 선행 해고처분의 징계양정을 잘못하여 불필요하게 징계과정을 장기화한 피고의 귀책사유가 있다.”

▲ 해고 후 6년 만에 복직한 뒤 다시 중징계를 받은 우장균·권석재·정유신 YTN기자 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무효확인 1심 판결문 ⓒPD저널

해고 후 6년 만에 복직한 뒤 다시 중징계를 받은 우장균·권석재·정유신 YTN기자 3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무효확인 1심에서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부장판사 김한성)는 지난 14일 오후 2시 제410호 법정에서 열린 판결선고에서 위와 같이 판시하며 기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YTN은 지난 2014년 해고 무효 판결을 받고 복직한 세 명의 기자에게 2008년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를 들며 “해고라는 징계 수위가 과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징계 양정을 다시 한 것”이라고 밝히며 정직 5개월의 중징계를 조치했는데 이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MBC에서도 복직자에게 재징계를 내리는 유사한 일이 있기도 했다.

이번 판결에서 의미 있는 점 중 하나는 재판부가 2008년 해고로 인해 지난 6년여 간 기자들이 고통을 받은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정직과 해고, 그리고 6년여에 걸친 복직을 위한 싸움. 6명의 해직자 중 3명만 복직 판결을 받고 3명은 여전히 해직자 신분으로 살아가게 된 6년 투쟁의 결과. 6년 만에 돌아온 3명의 기자에게 다시금 해고 다음으로 높은 징계인 정직을 처분한 사측. 법원은 사측에게 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우장균·권석재·정유신 3명의 기자들이 해고되고 다시 YTN으로 돌아오기까지, 법원이 ‘고통’이라 표현한 지난 6년의 시간을 사진으로 정리해봤다.

▲ YTN노조는 2008년 9월 1일 전격 단행된 사원인사에 반발, 2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지부 조합원 50여명이 지난 2008년 12월 26일 열린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가운데줄)의 표정은 밝았다. ⓒPD저널
▲ 2008년 12월 30일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다 해고 당한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YTN 기자들이 무대에 올라 '언론장악 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 지난 2009년 3월 22일 새벽 경찰에 긴급 체포된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과 조합원 3명과의 면담을 위해 남대문 경찰서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국경없는 기자회’ 뱅상 브러셀 씨 ⓒPD저널
▲ 현덕수, 조승호 기자(왼쪽에서 두, 세번째)를 비롯한 YTN 노조원 10여명이 지난 2009년 3월 25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노종면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PD저널
▲ 지난 2009년 11월 13일 법원이 YTN 기자 6명의 해고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린 직후 노종면 당시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
▲ 2011년 4월 15일 서울고법에서 2심판결이 나온 후 노종면 등 해직자들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PD저널
▲ 2012년 1월 11일 오전 서울 YTN사옥 후문 앞에서 YTN 조합원들이 해직자 복직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언론노조
▲ 지난 2012년 12월 5일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다 해직된 YTN 기자들이 해직 4년을 맞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노종면, 우장균, 조승호, 권석재, 정유신 기자. ⓒPD저널
▲ 지난 2013년 6월 10일 서울 중구 YTN 사옥 앞에서 공정방송을 위한 국토 순례 출정식을 마치고 노종면 기자(오른쪽)를 비롯한 YTN 해직기자 5명과 김종욱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첫 번째 ‘미디어피폭지’인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언론노조
▲ 2014년 3월 28일 우장균 YTN 해직기자가 해직 2000일을 맞는 심경을 말하고 있다.ⓒ언론노조
▲ 2015년 10월 6일, 1시간 10분여의 YTN 해직 사태 7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연출 김진혁)가 끝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승호, 권석재, 정유신 기자.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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