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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한 종편 ‘이런 성장’ 괜찮습니까

[위클리포커스] 망한다 전망 뒤엎고 ‘사담 저널리즘’으로 생존한 종편, 2기 성장 전략은? 김세옥 기자l승인2016.01.25 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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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가 일제히 개국한 지난 2011년 12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PD와 민동기 미디어평론가는 <PD저널>과 함께 매달 진행한 미디어 좌담 ‘민동기 김용민의 역습’에서 종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초반엔 컨벤션 효과라고, 시작할 땐 빛을 보고 어느 정도 탄력을 받다가 연착륙할지, 추락할지를 보는데 종편은 시작부터 바닥이니 올라갈 여지가 없다.” (김용민 PD) / “언론단체들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종편채널은 앞으로 견제와 감시 모니터 대상에 뺀다고 선언하길 바란다. 종편채널은 모니터를 할 만한 깜냥도 안 되는 만큼, 시간 낭비라고 하면서 신경을 꺼야 하지 않을까.” (민동기 미디어평론가)

사실 이런 전망은 이들에게서만이 아닌, 방송계 전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상초유의 대리투표 등 여당에서 앞장선 ‘날치기’ 미디어법 개정으로 탄생하고 출범 이전부터 채널‧편성‧광고 등 갖가지 영역에서의 특혜를 보장받았음에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종편의 성적은 초라했다. 시청률은 0%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방송의 만듦새는 조악했다. 개국 첫날 TV조선이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에 넣은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 할 만큼 객관의 언어를 지향하는 방송 문법에 맞지 않았고, 이는 결국 공공성이 주요한 방송으로서 종편의 ‘수준’을 의심케 했다.

때문에 방송계 안팎에선 네 개 종편 중 한두 곳은 시장(시청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자연스레 ‘고사’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종편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게 오히려 오버라는 얘기들이 나왔다. 생존을 위한 추가 특혜를 따내려 정책 당국을 압박하는 종편으로 인해 방송 생태계가 망가질 거란 예측도 함께 나왔지만, 이런 우려의 말을 하던 이들도 대중 안에서의 종편의 영향력 부분에선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종편 출범 5년째에 접어든 2016년 현재, 위기설의 중심엔 종편이 아닌 지상파 방송이 있고, 종편은 IPTV와 함께 방송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체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 종편은 생존했고, 성장하고 있다. “종편은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해 고사할 것”이라던 5년 전의 예측은, 틀렸다.

▲ 2012년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 4사 동시 개국 첫 날 TV조선 <뉴스쇼 판>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의원 대담에서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TV조선 화면캡쳐

종편, 방송시장 성장 견인의 축…지상파는 ‘위기론’ 중심에 

종편의 성장은 수치로 확인 가능하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해 12월 23일 발표한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종편의 방송매출은 2014년 40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2% 증가했다. 이 기간 종편의 광고‧협찬 매출은 20.2%나 늘었으며 광고시장 안에서의 점유율도 1.7%p 확대된 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상파의 방송매출은 2.8% 늘어나는 데 그치고 광고매출 시장점유율은 0.6%p 줄었다. 물론 지상파는 여전히 방송시장 안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2012년 온라인에 1위 자리를 넘겨준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로 IPTV와 종편 등 다른 방송사업자에게도 추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률에서도 종편의 성장을 알 수 있다. 개국 2년도 지나지 않은 2013년 7월 종편은 평균시청률 1%를 넘겼고, MBN과 채널A는 월간 평균시청률 2%대에 진입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종편 시청률(전국 유료가구 기준) 상위 10위권의 프로그램들은 3.97~5.26%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종편에서 상위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장르는 대부분 예능이다.

그러나 종편 경쟁력의 중심에 있는 건, 다시 말해 종편의 히트 상품은 시사토론과 보도에 ‘쇼’의 성격을 섞은 시사토크쇼, 뉴스쇼다.

지난 11일 방통위에서 발표한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오후 1~4시 사이 유료방송의 실시간 시청이 지상파 TV 실시간 시청을 앞질렀다. 이른바 ‘종편타임’으로 불리는 이 시간대 종편은 확고한 고정 시청 층을 형성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들이 재방송으로 메우던 이 시간대에 종편은 시사토크쇼와 뉴스쇼를 집중 편성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성공했다.

TV조선의 경우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오후 12시 40분), <정치부장 이하원의 시사Q>(오후 2시 30분), <장성민의 시사탱크>(오후 4시)를 연이어 방송하고 있고, 채널A 역시 <뉴스특급>(오후 1시 50분), <이언경의 직언직설>(오후 3시), <쾌도난마>(오후 4시 30분)를 연속 편성하고 있다. TV조선과 채널A만큼은 아니지만 JTBC(<JTBC 뉴스현장>, <4시 사건 반장>)와 MBN(<뉴스 빅(Big) 5>, <뉴스&이슈>) 역시 이 시간대엔 시사토크쇼와 뉴스쇼를 주요하게 편성하고 있다.

개국 초기만 해도 종편은 ‘종합편성’이란 이름에 부합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하려 했다. 하지만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드라마는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다 조기 종영하고 젊은 시청 층을 겨냥했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 등도 역시나 저조한 시청률에 섭외 난항을 겪는 등 제작비를 회수하는 게 불가능했다. 결국 JTBC를 제외한 종편들은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보도‧시사 장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초기 종편에 있어 당장의 과제는 생존이었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최소한의 시청자 확보였다. 생존을 위해 종편들은 우선 제작비를 줄였다. 실제로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종편은 2014년 광고‧협찬매출의 증가에 힘입어 방송매출도 30% 이상 늘었지만 제작비는 2013년 4269억원에서 2014년 3974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6월 방통위에서 공표한 ‘2014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종편 4사에서 프로그램 제작비로 사용한 금액은 JTBC 1676억원(2013년 2001억원), MBN 839억원(2013년 851억원), TV조선 749억원(2013년 691억원), 채널A 708억원(2013년 689억원)이었다. TV조선과 채널A의 제작비는 금액상 늘었지만 종편 4사 중 가장 많은 제작비를 사용하고 있는 JTBC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2014년 TV조선과 채널A의 방송매출은 각각 885억원(2013년 715억원), 924억원(2013년 672억원)으로 늘었다. 늘어난 매출액과 비교할 때 제작비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인 것이다. 이는 지상파 방송 3사가 광고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프로그램 제작비를 더 늘려 KBS 1조 270억원(2013년 9957억원), MBC 6150억원(2013년 5753억원), SBS 5232억원(2013년 4959억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방송통신위원회

감정 드러내는 ‘사담’ 시사토크쇼, 사견의 이데올로기화로 생존 시청률 확보  

이와 관련해 양문석 전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허접한 시사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찍어도 최소 3000만원의 제작비가 들어가지만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경우 패널과 작가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기에 고정비와 내부 직원들 (임금 등을) 제외하면 200만~300만원 이하로 제작 가능하다. 싼값에 많은 시청률을 담보하고, 제작비 대비 광고 매출이 훨씬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 편성 구조, 보도 프로그램의 과다 편성은 현재 종편들이 생존하기 위한 필요악일 수밖에 없다.”(2015년 9월 3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

실제로 종편 중 제작비 투자가 적은 TV조선과 채널A의 시사보도 프로그램 편성 비율은 65% 이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15년 5월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종편에서 편성한 프로그램과 시청률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TV조선의 경우 이 기간 동안 157개의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이 중 토론/대담/토크쇼는 58개로 전체 편성의 36.9%였고, 뉴스는 46개로 29.3%였다. 전체 편성의 66.2%가 시사토크쇼와 뉴스 등으로 채워지고 있는 현실로, 이들 장르의 시청점유율은 80.2%(토론/대담/토크쇼 44.2%+뉴스 36%)였다. 채널A는 같은 기간 152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이 중 뉴스가 58개로 전체 편성의 38.2%를 차지했으며, 토론/대담/토크쇼는 41개로 27%였다. 이들 장르의 시청점유율은 79.4%(토론/대담/토크쇼 37.6%+뉴스 41.8%)였다. TV조선과 채널A 모두 뉴스와 시사토크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종편, 특히 TV조선과 채널A의 주력 상품인 뉴스와 시사토크의 특징은 객관과 공정으로 대표되는 저널리즘의 언어가 아닌, 정치‧사회의 주요 사안에 대해 전문가를 자임하는 이들의 감정 섞인 언어를 격의 없는 대화 속에서 풀어내는 예능 토크쇼 방식처럼 진행된다는 점이다. 2014년 5월 계간지 ‘언론과 사회’에 실린 한 논문에선 종편의 이런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대해 분석하며 “사담 저널리즘”(박지영, 김예란, 손병우 ‘종편 시사 토크쇼와 사담 저널리즘’)이라고 명명했다.

이 과정에서 “잡놈새끼”, “간신배”, “나불나불”, “살짝 맛이 간 사람”, “싸가지”, “젖비린내” 등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언어들은 그대로 방송된다. 합리적인 논증과 객관화된 화법을 통해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게 아닌, 감정을 토대로 공감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즉, ‘사담’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도입한 종편의 시사토크쇼가 저널리즘의 중립성, 객관성 등의 규범을 상당 부분 파괴하며, 특정한 개인의 사견에 내재된 이데올로기를 보편화, 객관화하고 있는 것이다.(‘종편 시사 토크쇼와 사담 저널리즘’)

더구나 의제설정부터 출연자 구성까지 최소한의 기계적 형평을 맞추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11월 24일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선언했던 10월 12일부터 확정고시 전날인 11월 2일 사이 TV조선과 채널A의 시사토크쇼 출연자 중 79.6%가 국정화를 긍정‧옹호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부정‧비판 발언을 한 출연자는 5.2%에 그쳤다.

친여‧친정부 쪽에 위치한 패널들을 시청자와 함께 ‘우리’로 묶어 ‘피해자’, ‘애국자’의 위치에 놓고 반대편에 야당의 현실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노조 등을 세워 국가 발전과 우리(국민인 시청자)의 행복을 발목 잡는 집단으로 프레임을 구성하는 모습으로, 이는 종편 시사토크쇼의 출연자들이 종종 야당 정치인 등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이유다.

종편의 시사토크쇼들은 감정을 절제하지 않는 사담의 언어로 주 시청 층인 60대 이상 노인들의 정치적 욕구(보수)를, 그들을 피해자의 위치에 호명하고 정치와 현실에 대해 분노하며 걱정하는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1~2%대의 시청률)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여전히 TV를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 인식하고 있는 50대(57%)와 60대 이상(86.6%)의 시청자들을 적극적으로, 효과적으로 포섭하기 위한 방법을 종편은 찾았고, 그들을 잡는데 성공했다.

종편에 관대한 규제 당국…종편 심의 건수 지상파 두배, 중징계는 지상파가 압도

문제는 종편 시사토크쇼에서 보이는 이런 모습은 방송으로 하여금 민주적 여론형성과 사회 통합의 의무를 부여한 방송법 제5조(방송의 공적책임)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방송법 제6조(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에 맞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여당과 반대 위치에 선 이들을 ‘적’으로, 시청자들이 분노를 쏟아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방송으로 생존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종편의 시사토크쇼들에 대해 규제 당국은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심위가 지난해 12월 31일 공개한 ‘2015년 방송심의 의결현황’을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종편의 보도‧교양 프로그램 총 심의건수는 218건으로, 같은 기간 지상파 TV의 보도‧교양 프로그램 총 심의건수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심의건수 대비 제재 건수와 중징계 비율에선 종편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심의가 이뤄지고 있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종편 보도‧교양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건수 대비 제재 비율은 88%(218건 중 192건)인 반면, 지상파 TV의 경우 93%(104건 중 97건)이었다. 또 제재건수 대비 중징계(벌점이 부과되는 ‘주의’ 이상의 제재) 비율도 종편은 23%(192건 중 46건)인데 반해, 지상파 TV는 40%(97건 중 39건)로 종편의 두 배나 됐다. “종일편파방송의 줄임말”이라는 말이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나올 정도로 종편의 공공성, 객관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큰 상황으로, 실제로 지상파 TV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심의 요청이 들어오고 있음에도 정작 심의 테이블 위에선 지상파 TV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결론이 내려지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도 방심위의 일부 위원들은 종편에 대한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이 많은 상황 자체에 피로감을 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야권 추천의 장낙인 상임위원이 일부 종편의 시사토크쇼의 반복되는 막말과 사실관계 왜곡 등에도 불구하고 다수인 여권 추천 위원들이 행정지도로 제재 수위를 낮추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중 잣대 심의를 계속 할 의미가 없다”는 말을 남기고 퇴장했다.

하지만 여권 추천 위원들은 “(종편 심의에) 양적으로 치이다 보니 피로감을 느낀다”(김성묵 부위원장), “특정 정당에서 수십건의 민원을 제기해 특정 매체를 계속 심의해야 하니 진이 빠진다”(함귀용 위원) 등의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심의 대상에 계속 오르는 방송이 아닌 심의를 제기하는 이들을 문제 삼는 모습이다.

▲ 2015년 12월 13일 방송을 시작한 MBN의 새 예능 프로그램 <전국제패> ⓒMBN

방통위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태생부터 날치기인 종편에 대해 방통위가 부여한 갖가지 특혜 중 언론계 안팎에서 가장 시급하게 ‘회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건 의무편성 부분이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 제53조에 따라 케이블(종합유선방송)과 위성방송 사업자 등은 개수에 상관없이 모든 종편을 의무편성하고 있다. 반면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2개 이상을 포함하도록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객관성‧공공성 등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계속해서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시사토크쇼와 뉴스쇼에 편중해 다른 장르의 콘텐츠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 종편들까지 의무편성 지위를 통해 고정 시청 층을 확보하고 매출을 올리는 현재의 환경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제한할 뿐 아니라, 방송시장 내의 공정경쟁 또한 해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종편은 현재 지상파 채널 사이 황금채널에 위치한 홈쇼핑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TV 시청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2015년 9월 12일 <조선일보> 1면 ‘TV 홈쇼핑 공해’)며 홈쇼핑 채널을 한쪽으로 묶어 편성하는 장르별 편성, 즉 홈쇼핑 연번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종편은 출범 당시부터 황금채널에 대한 욕심을 보였고, 방통위 또한 유료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를 압박했다는 정황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유료방송에 대한 규제감독을 맡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홈쇼핑) 채널 연번제 등을 검토하겠다”(2015년 9월 14일 국회 국정감사)고 말했다.

물론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케이블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마음대로 밀어붙이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건 종편의 이해와 직결된 문제들에 대해 정책·규제 당국이 결코 허투루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깃 시청층 확대 시도 종편…신뢰도 하락하는 지상파 저널리즘

이런 가운데 눈여겨봐야 하는 건 시사토크쇼 등으로 생존에 필요한 시청 층을 포획하고 규제당국의 느슨한 제재와 비호 속에 재승인 문턱(2014년)을 넘은 종편의 다음 행보다. 출범 당시의 예측과 달리 어떤 방법이었건 생존하는 데 성공한 종편 채널들은 현재 타깃 시청 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구매력이 있어 소비를 주도하는 2049 시청 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광고 폐지와 축소를 전제로 논의되고 있는 KBS 수신료 인상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자본력을 앞세운 통신 미디어가 플랫폼을 접수한 상황에서 콘텐츠의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현실을 계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출범 당시부터 다양한 장르를 고르게 편성하며 ‘종합편성’ 채널로서의 모습을 보였던 JTBC와 달리 시사토크쇼와 뉴스쇼에 주력했던 다른 종편들도 지난해 12월 개국 4주년을 기점으로 <엄마의 봄날>(드라마), <황교익의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101>(예능‧이상 TV조선),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 <개밥 주는 남자>(예능‧이상 채널A), <오시면 좋으리>, <전국제패>(이상 예능‧MBN) 등 드라마와 예능을 추가 편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정 당국의 느슨한 규제와 지원 속에 종편이 시청 층을 확장하고, 동시에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사담’ 저널리즘의 영향력을 확장된 시청 층에까지 전파한다면 전체 방송 저널리즘의 모습은 어떻게 되는 걸까.

물론 손석희라는 ‘신뢰 받는’ 언론인을 보도 담당 사장으로 영입해 정론의 저널리즘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JTBC의 사례도 분명 있다. 하지만 미디어미래연구소가 2007년 이래 한국언론학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신뢰성 조사의 순위권(8위까지 집계)에서 2012년 이후 MBC가 자취를 감추고, 상위권인 3위권 안에 어떤 지상파 방송도 들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멀지 않은 미래, 방송 저널리즘의 주도권은 어느 쪽에서 쥐게 될까. 악화는 끝내 양화를 구축할까. 답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의 종편 저널리즘의 힘이 결코 약하진 않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방송통신위원회(2016년 1월 11일),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2015년 12월 31일), 2015년 방송심의 의결현황
방송통신위원회(2015년 12월 23일),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
문화/과학 2014년 여름호, ‘종편 저널리즘’의 위상과 함의 (이기형)
언론과 사회, 종편 시사 토크쇼와 사담의 저널리즘(박지영, 김예란, 손병우)
미디어콘텐츠 포럼(2014년 4월 18일), 보수적 방송 저널리즘의 출현 혹은 페니 프레스의 텔레비전화(홍성일)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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