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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 방송계에 미칠 영향 3가지

[2016년 미디어 산업 전망] ③ 중국 고찬수 KBS N스크린기획팀장l승인2016.01.28 0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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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돼서야 그 이름이 한국의 대중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던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중국의 IT 기업들이 2년이 채 되지 않아 국내에서도 익숙한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국내의 어느 분야든지 중국과의 관계를 빼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되었지만 특히 IT와 미디어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 상승은 놀랄만하다.

사실 미디어 분야에서 중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해주는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나라에 불과했다. 1997년에 한국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에서 성공을 한 이후로 여러 편의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렸고, HOT, 베이비복스 등의 아이돌 가수가 한류를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저작권 문제 등 많은 부분에서 해결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인기는 높은데 수익은 생기지 않는 계륵 같은 시장이었던 것이다. 중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DVD 등의 2차 판권시장이 잘 형성돼 있었고, 수익적인 면에서 저작권이 잘 보호되는 시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이러한 문제는 더욱 두드러져 보였었다.

▲ 중국의 유투브 '유쿠 토도우' 화면 갈무리

그런데 중국 IT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미디어 분야에서도 중국의 놀라운 약진이 시작되었고 중국 시장이 이제는 한국 미디어 업체들에게 1순위 시장이 되었다. IT 기술이 한국과 중국의 물리적인 국경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한국 콘텐츠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바로 중국의 인터넷에서 즐길 수 있는 단일 시장을 만들어냈다. 인터넷으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일 되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국영방송 CCTV와 중국의 각 성마다 있는 성급위성방송 채널이 T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TV 시장은 시청률 1%가 넘으면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로 치열한 전쟁터다. 이런 치열한 경쟁으로 방송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매년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중국의 미디어 환경 때문에 TV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들의 성장세가 최근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으며, 엄청난 규모의 중국 인터넷 동영상 시장이 탄생했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중국 제1의 동영상 사이트 'Youko-Todou',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의 ‘아이치이’, 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챗을 성공시킨 텐센트의 ‘텐센트 비디오’ 이렇게 3대 빅 메이저가 중국의 인터넷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고 막강한 자본력으로 중국의 방송사들과 미디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의 격화는 당연하게 킬러콘텐츠를 서로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낳았고 한류의 인기와 함께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가격이 솟구치게 된 것이다. 중국 경제의 발전과 산업 지형의 변화로 중국의 미디어 업계가 크게 성장을 했고, 이런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업체들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제값(?)을 주고 콘텐츠를 확보한 후에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규제 정책을 지지하여 뒤따라오는 다른 시장 참여자들을 돈의 힘으로 견제하고 있다. 중국 미디어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일부 미디어 기업만 계속 시장을 늘려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중국에서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더욱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럼 2016년에는 중국이 우리의 미디어 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까?

▲ MBC ‘무한도전’의 정식 중국판인 CCTV ‘대단한 도전

첫째는 TV 프로그램에 이은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의 중국 진출 활성화를 점쳐 볼 수 있겠다. TV 콘텐츠가 지금까지 중국의 미디어 시장이 주목 했던 킬러콘텐츠라면 2016년에는 한국 1인 크리에이터들의 디지털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서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중국에서도 아프리카TV 스타일의 1인 라이브 방송 서비스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그 시장이 점차 커가고 있다. 이 시장의 선두 그룹인 YY, 롱쥬 같은 1인 방송 서비스 업체들도 한국 1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의 1인 크리에이터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인기 연예인에게만 국한되었었던 중국 시장 진출의 기회가 게임 방송인, 뷰티 크리에이터, 헬스 트레이너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확대되어질 것이고, 최근에 한국의 셰프들이 TV 프로그램의 인기를 타고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것과 같은 현상이 1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에도 적용이 될 것이다.

둘째는 콘텐츠 제작 관행의 변화이다. 그동안 한국의 드라마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는 별개로 사전제작이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제작 시도가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이상하게도 사전 제작 드라마가 대부분 한국 TV시장에서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드라마의 초반 3-4회 정도만을 촬영해두고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이제 2016년부터는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드라마들에게 사전제작은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다. 중국 정부의 규제에 따라 드라마는 제작이 완료된 상태에서 중국 정부의 심의를 받아야 방송(노출)이 가능하다. 한국 제작자들에게 영향력이 커진 중국의 방송사나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들이 한국 드라마의 한국과 중국 동시 방송을 원하고 있고, 중국 시장에서의 수익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드라마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어진 제작비 구조 때문에 사전 제작을 선택하는 드라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6년 기대작 중 하나인 송혜교와 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도 사전제작을 한 후에 중국의 심의를 받고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송이 되는 것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도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 제작이 활성화될 것이다.

▲ 중국 내 사전 심의 등을 이유로 100% 사전제작되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내달 말 KBS 방영을 앞두고 있다. ⓒKBS

셋째는 중국 콘텐츠 시장의 국내 시장화 경향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의 콘텐츠 시장이 되어가고 있는데 중국과의 시장 통합은 그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빠르다. 중국 자본이 한국 미디어 업계의 큰 손이 되고 있고, 중국의 소비자들이 한국 콘텐츠의 주 고객이 된 상황에서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고려는 이제 필수 사항이 되었다. 마치 허리우드 제작사들이 전 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나 주제의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제작자들도 이제는 한국과 중국의 콘텐츠 소비자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환경이 된 것이다.

콘텐츠 제작 기반이 중국 자본의 공세에 의해 붕괴되어 버린 대만의 예처럼, 한국 콘텐츠 제작 시스템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자본과 시장의 힘으로 한국 미디어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중국의 파워가 이제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아직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그 해답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한류의 흐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의 한류에 이어 중국 소비자가 한국의 콘텐츠를 사랑해 준 것은 그냥 우연히 나타난 기적 같은 일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들이 꾸준히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해온 결과이다. 이제 우리는 제2의 중국이 될 세계 시장으로의 또 다른 투자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동남아 시장이 아마도 중국에 이어 3-4년 안에 수익이 되는 한류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다. 남미에서도 우리의 콘텐츠를 원하고 있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세계의 콘텐츠 소비자들이 원하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중국의 자본과는 상관없이 우리의 콘텐츠는 여전히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1995년 KBS 예능 PD로 입사해 현재 N스크린기획팀장을 맡으며 KBS MCN ‘예띠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저서로는 <스마트TV혁명>(21세기북스)이 있다.


고찬수 KBS N스크린기획팀장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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