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 아리랑TV 사장, 가족 동반 호화 미국 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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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상어 요리점에서 113만원 지출에 명품아울렛 방문 등…언론노조 “정부, 결자해지 나서야”

방석호 아리랑TV 사장이 지난해 9월 미국 출장을 가면서 가족을 동반해 호화 레스토랑 등을 돌아다닌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난 가운데 1일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는 “공공기관, 공영방송 사장의 부정부패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정부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이날 <경향신문>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방석호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하던 지난해 9월 미국 출장을 가면서 가족을 동반해 현지에서 최고급 차량을 빌리고 호화 레스토랑과 쇼핑몰 등을 돌아다녔다. 당시 아리랑TV는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제보를 받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당시 지출결의서와 영수증을 보면 방 사장은 지난해 9월 24일 도착 첫날 철갑상어 전문요리점에서 한 끼 식사비로 930달러(약 113만원)를 지출했고, 같은 달 27일 뉴욕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명품 아울렛 매장 우드베리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냈다.

▲ 방석호 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이 2015년 9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언론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 제보에 대해 취재한 <경향신문>은 “지출결의서를 보면 철갑상어 요리점에서는 뉴욕한국문화원장, 우드베리 식당에서는 유엔본부 서석민 과장과 업무협의를 했다고 적혀 있지만, 두 사람은 ‘그런 자리에서 방 사장과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9월 28일 오준 유엔대사와 만찬을 하고 516달러(약 62만원)을 썼다는 지출결의서도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 대사 측은 그 시각에 공식행사에 참석 중이었다고 설명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방 사장은 지난해 5월 유엔총회 방송 준비를 위해 단독출장을 갈 때도 비행기 표값으로 750만원을 결제하고 2인용 침대 2개가 딸린 4인실 호텔방을 예약했다. 당시 뉴욕에서 비행기로 2시간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 근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식대로 무려 1035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확인 결과 그날 (방 사장의) 아들이 듀크대를 졸업했다”고 전했다.

방 사장 측은 지난해 9월 뉴욕출장과 관련해 “일요일 공식 일정이 끝나고 간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경향신문>은 “그의 말대로 휴일 나들이에 불과하다면, 왜 그날 사소한 밥값과 커피 값까지 7차례나 공식출장비처럼 법인카드로 사용했는지 설명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 사장 측은 지출결의서에 유엔 관계자들이 동반자로 허위 기재된 데 대해 “실무자가 식사 참석자 명단을 사후에라도 확인하지 않고 출장스케줄만 보고 정산해 발생한 사무착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지출결의서를 작성한 실무자는 ‘사장님이 출장명세서에 적어주신 명단을 그대로 적었을 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방 사장의 미국 출장 논란과 관련해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아리랑국제방송(아리랑TV)은 현재 기금 고갈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도 부족할 마당에 방 사장이 국민혈세로 호화 출장, 가족 여행을 즐겼다고 하는 만큼, 감사원은 당장 특별 감사에 착수해 불법유용 금액을 전액 환수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은 연초부터 ‘부정부패 척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다”며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 공영방송 사장의 부정부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당장 결자해지해야 하며, 사정당국과 수사기관도 신속히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이달 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아리랑TV 사옥 앞에서 방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방 사장의 가족 동반 해외출장은 딸이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이라는 설명과 함께 방 사장과 찍은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려 알려지게 됐다.

▲ 방석호 사장의 딸이 방 사장의 2015년 9월 뉴욕출장 기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최민희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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