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 MBC 사장, ‘백종문 녹취록’ 사태 책임 해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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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방문진 이사회 앞두고 책임자 처벌 촉구

MBC 핵심 경영진이 최승호 전 PD, 박성제 전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책임을 물어 안광한 MBC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언론・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MBC 공대위)는 4일 오후 1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에 안광한 사장 해임 의결을 촉구했다. 방문진은 4일 오후 2시 정식 이사회에서 이번 녹취록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언론・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가 4일 오후 1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에 안광한 사장 해임 의결을 촉구하고 있다. ⓒPD저널

백종문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 그 둘은 증거가 없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입수해 지난 1월 25일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백종문 본부장은 지난 2014년 4월 서울 종로에 있는 한식당에서 MBC 관계자 3인과 보수 인터넷 매체 <폴리뷰>의 편집국장 및 기자와 함께 만난 자리에서 MBC본부의 170일 파업과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시 해직자 박성제 기자와 최승호 PD는 증거가 충분치 않은데도 해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백 본부장은 당시 인사위원회 위원이었으며, 안광한 현 사장은 당시 부사장으로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 같은 내용의 보도에 대해 MBC는 “명백한 허위 보도”(1월 26일)라며 “MBC 본부장과 간부가 한 인터넷 매체 사람들과 사적 대화를 나눈 것을 녹취록이랍시고 폭로하여 마치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처럼 침소봉대하고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1월 29일)고 주장했다.

▲ <뉴스타파> 1월 24일 방송 ‘MBC 고위간부의 밀담, 그 둘은 증거없이 잘랐다’ ⓒ<뉴스타파> 화면 캡쳐

MBC 공대위 “방문진, 안광한 사장 해임해야 해”

그러나 MBC 공대위는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인 백 본부장과 안광한 사장이 인사위원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안 사장에게 책임을 물고 해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MBC 공대위는 “이번 녹취록 파문의 핵심은 MBC 경영진이 ‘증거도 없는 불법해고’와 ‘방송 편성 및 제작 독립 침해’를 자백한 것이자, 일부 우익매체와의 기사를 대가로 ‘부당 거래’한 공영방송 역사 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명백한 증거라는 점”이라며 “따라서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는 당연히 안광한 MBC 사장에게 방송법, 근로기준법 위반과 특정매체와의 부당거래 등 비위 행위의 책임을 물어 해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우리가 요구하기 전에 당연히 법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방문진에서는 응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지금 MBC 경영진은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안광한 사장과 백종문 본부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여기에 방문진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 경영진은) 오직 어떻게 하면 정권에 잘 보여서 자기 목숨을 연장할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제 바로 잡아야 한다. 무너질 대로 무너지고 부서질 대로 부서진 MBC, 이제라도 땜질해서 바로 세워야 한다”며 “그래서 오늘 열리는 방문진 회의가 중요한 것이다. 방문진법에 있는 대로 방문진은 MBC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다.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승호 전 PD(사진 가장 왼쪽)와 박성제 전 기자가 백종문 본부장에 대한 면담을 신청하기 위해 지난 1월 26일 MBC 경영센터로 들어가려 했으나 MBC 보안팀에서 출입문을 봉쇄하고 이들을 막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승호 전 PD, 박성제 전 기자, 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PD저널

최승호・박성제 “MBC 사태 책임, 정부여당에 있어”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증거 없이’ 해고된 최승호 전 PD는 “백종문 본부장은 1996년 당시 정찬형 위원장 집행부 당시 제작부문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1997년 1월 민주노총의 노동법 총파업 당시 백 본부장은 제작부문 부위원장으로 파업 속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했다”며 “그런 사람이 20년 이후 후배들을 증거도 없이 해고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재판에서 지니까 2심에서는 꼭 솎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들을 벌이는 광경을 보면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전 PD는 “MBC 경영진들은 방송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특별한 철학이 있다기보다, 시류에 따라 자기 이익에 맞게 (정권에서) 시키는 대로 도구로서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그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MBC를 하나의 전리품으로 삼아 이용했다는 게 이번 녹취록 사태를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방문진의 임무 중 가장 기본은 국민의 재산인 MBC를 지키고 관리・감독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물들이 MBC 경영진으로 그대로 있도록 놔둔다면 더 이상 관리・감독 기관이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PD와 함께 녹취록 속에 언급된 박성제 전 기자는 “김재철 전 사장과 현 경영진을 비호하는 정부여당의 분위기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 정책을 상징하는 하나의 단초”라며 “해고, 징계, 탄압의 책임은 정부 여당이 져야 하며 안광한 사장과 백종문 본부장을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MBC 공대위는 향후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백종문 MBC 본부장과 MBC를 방송법과 노동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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