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비평 KBS-2TV 「고승덕·김미화의 생생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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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비평 KBS-2TV 「고승덕·김미화의 생생경제연구소」
‘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 다 놓쳐
과도한 목적의식에 빈약한 표현법
  • 승인 199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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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경제’가 일상용어화되고 있다. 학자나 전문가들의 몫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멀리만 느껴지던 ‘경제’가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제는 친밀감을 느끼는 경우까지도 있다. 신문의 경제난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방송의 경제관련 프로그램을 늘상 그래왔듯이 가벼이 스쳐보내지 않는 시청자도 많아졌다. 경제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일까? 경제를 알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일까? 아무튼 ‘경제’가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된 셈이다.이런 전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제를 방송이 놓칠 수는 없다. 물론 놓쳐서도 안된다. 방송이 경제관련 프로그램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방송의 시의성 때문이다.kbs 2tv 「고승덕·김미화의 생생경제연구소」도 물론 이런 배경 아래에서 태어났다. 전국민적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경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탄생인 셈이다. 그동안 사실상 경제 관련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5분에서 10분의 강의로 엮어지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매주 일요일밤 11시부터 50분간 다양한 코너를 동원하여 본격적으로 ‘경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우선 관심을 끈다. 제작진의 표현을 빌면 한국방송사상 최초의 ‘실험적 경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에 대한 일반적 선입견을 쉽게 풀어가기 위해 대중적 인물인 고승덕과 김미화를 내세웠다는 주장이다. 결국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셈이다.그러나 우선 이 프로그램은 아직 의도한 바와 같은 경제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재미도 추구한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오히려 정보도 없고 재미도 없는 프로그램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정보와 재미라는 서로 상반된 개념을 혼합해야 한다는 목적의식만 분명할 뿐 이를 프로그램을 통해 표현하는데는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먼저 출연자들이 그러하다.고승덕 변호사와 코미디언 김미화씨는 이미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기는’ 사람들로 인식된 사람들이다. 제작진들은 이런 기존 이미지를 살려 프로그램의 재미를 추구하려 했으나 오히려 주제를 재미있게 끌어가기 보다는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는 그대로 남고 이른바 ‘재미’만 어색한 웃음거리로 따로 떨어져 메아리치는 형상으로 남고 말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전문가로 출연한 젊은 경제학 대학교수 강석훈 박사는 아마 이번 출연을 통해 반드시 재미있는 전문가로서의 위치를 굳히려고나 한 듯이 대사, 몸짓 모든 면에서 시종 달떠있었다. 필요없는 농담을 해대고, 질문에 전문적인 식견을 담아 알기 쉽게 설명을 하는 게 전문가의 역할인데도 답변보다는 아예 우스갯소리와 이상한 표정, 몸짓으로 흘리는 경우가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제작진들은 이 프로그램이 코믹 경제 프로그램이지 코미디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선언할 만큼 이 부분에 신경을 쓴 듯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우려가 화면으로 현실화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다음으로는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목표중 하나인 실질적인 경제 정보를 제공하여 돈을 버는 요령을 가르쳐주겠다는 이른바 재테크 전략 코너에 대한 지적이다.단시일내 돈을 벌 수 있는 요령을 가르쳐주는 형태의 재테크 전략은 사실상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더욱이 부동산 가격과 예금이자를 비교해가면서 집을 팔아 그 돈을 이자율이 높은 예금을 하면 몇 억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정보는 차라리 과거 거품경제시대 오늘의 난국을 초래하는데 기여한 ‘복부인’이나 ‘투기꾼’의 전략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아찔할 지경이다.전문 변호사인 고승덕씨가 직접 출장상담(?)에 응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단지 몇가지라도 실질적인 상담 내용이 소개되었어야 하는데 그저 이벤트로만 처리될 뿐 내용이 없었다. 상담보다는 상담료(?)로 받은 모금액을 갑자기 어린 가장에게 전달하는 쪽으로 흐른 것도 매끄럽지 못한 구성이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피켓걸이 등장하고 용달차를 타고 현장으로 이동하는 장면 등은 유사 코미디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연상시킴으로써 도무지 ‘경제’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먼 연출이었다.‘경제곤장대 - 이러지 맙시다’ 코너의 경우는 제목만 나열하면서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 한가지라도 구체적으로 구조적인 비리나 문제가 되는 관행 또는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심층적으로 접근했어야 했다.‘원샷 영상이력서’ 코너에서 경쟁자를 나란히 세워놓고 현장에서 채용을 결정하는 장면이나 선정 이유를 남녀를 평가하는데 난데없이 체력이라고 하는 등 도무지 이를 통해 어떤 경제 정보나 지식, 의식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전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초반 방영분을 분석한 결과로는 본래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지나친 재미 추구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경제관련 지식, 정보, 의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의 경제상황은 코미디 같은 경제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어려운 경제를 쉽게 풀어주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경제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충분히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정보’와 ‘재미’, ‘경제’와 ‘코미디’라는 서로 배치되는 두 개념을 결합하려 한 이유는 두 요소중 우성인자만을 뽑아낼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는 열성인자들이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모두가 공감하였다. 최초의 본격 실험 경제프로그램이 제대로 정착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pd연합회 방송비평 모임|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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