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MBC 녹취록’ 진상규명 논의 시작부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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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MBC 녹취록’ 진상규명 논의 시작부터 ‘흔들’
회의 공개 놓고 여야 날선 공방…언론노조 “‘시간끌기식’ 논의 아닌 실질적 조치하라”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2.18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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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백종문 녹취록’에 대한 진상규명 논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공영방송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MBC 안팎에서 파문이 일고 있는 ‘MBC 백종문 녹취록’에 대한 진상규명과 향후 조치 등에 대한 논의를 공개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것이다. MBC 안팎에서는 방문진의 ‘시간끌기’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방문진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 방문진 회의실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유기철, 이완기, 최강욱 이사가 제기한 ‘백종문 본부장 녹취록에 기재된 사실관계에 대한 진상규명 및 향후 방문진 조치에 관한 건’에 대한 논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1월 25일 녹취록이 처음 공개된 후 25일 만에 녹취록을 두고 논의하는 회의이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은 편향적 매체를 통해서 보도됐기에 녹취록의 진위를 알 수 없다며 ‘일단 녹취록을 입수한 뒤 논의해 보자’며 논의를 연기했고, 이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최 의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방문진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 증거도 없이 직원들을 부당해고하는 등 MBC경영진의 잘못을 바로잡고 엄중한 책임을 묻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정기이사회에 앞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MBC공대위)가 18일 오후 1시 방문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간끌기식’ 논의를 중단하고 실질적인 조치에 돌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PD저널

그러나 본격적으로 안건을 논의하기 전부터 회의 공개 여부를 둘러싼 여야 추천 이사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며 날선 논쟁이 이어졌다. 녹취록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논의의 대상인 최민희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녹취록 원본 속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 녹취록을 다룬 기사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명예훼손 우려가 있기에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9조에 따르면 ‘공개하면 개인·법인 및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회의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근거한 것이다.

김광동 이사는 “사석에서 녹취된 거고 그걸 공적기관이 논의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실명을 거론하거나 노출할 수 있게 논의하는 건 논의가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비공개로 해 달라”라고 했고, 고영주 이사장 역시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나눈 사담을 만천하에 공개한다는 건 별개 문제다. 공개하면 그걸로 바로 일단 명예훼손이 되고, 오로지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이냐는 다시 판단 받아야 한다”며 비공개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당 추천 이사들은 녹취록에 대한 기사는 이미 보도되어 세간에 알려진 만큼 보도 내용을 가지고 논의하는 부분 등은 공개로 하되 녹취록 원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 여지가 있는 부분을 다룰 경우 비공개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공영방송 이사회 회의를 공개하도록 방송법에 명시되어 있는 만큼 공개할 내용은 공개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야당 추천 이사들의 입장이다.

최강욱 이사는 “사실 적시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말을 자꾸 하는데, 사실적시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려면 공익과 무관하게 남의 욕을 했을 때 명예훼손이 되는 거다.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공익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여기 나온 내용이 명예훼손이니까 비공개해야 한다는 건 논리가 빈약하다”며 “남의 명예를 훼손하자는 게 아니라, 크게 이러이러한 주제를 어떻게 풀 건지 이야기해보자는 거다. 보도되지 않은 내용 중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 점이 있다는 걸 나도 충분히 인지한다. 그럴 경우 별개 비공개 절차를 거쳐 하면 된다”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에 위치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PD저널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날선 공방이 수 십 분간 이어졌음에도 양측의 주장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고 이사장은 표결에 부쳤고, 표결 결과 여당 추천 이사 전원(6명)이 비공개를 주장하며 안건 논의는 결국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이사회에 앞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MBC공대위)는 오후 1시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문진을 향해 “‘시간끌기식’ 논의를 중단하고 실질적인 조치에 돌입할 것”을 촉구했다. 녹취록 속 당사자인 최승호 전 MBC PD와 박성제 전 기자는 필요하면 ‘참고인’으로 출석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MBC공대위는 “또다시 ‘사적인 발언, 맥락 파악, 진지한 검토 등’을 이유로 불법행위 책임자를 결자해지하지 않는다면 방문진은 MBC 경영진의 불법행위 방조자, 부정행위 은폐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방문진이 할 일은 책임자인 안광한 사장과 발언 당사자인 백종문 본부장을 불러 (녹취록)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책임을 물으면 된다. 안광한 사장을 지체 없이 해임해 무너진 공영방송을 다시 일으켜 세울 전기를 마련하는데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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