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열성 회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자격시비에 휘말렸던 KBS 기자가 보도본부로 정식 발령이 났다는 소식에 KBS 내부가 다시금 들끓고 있다.
KBS는 이른바 ‘일베 기자’로 지목된 A 기자를 4일자로 보도본부 뉴스제작2부로 발령을 냈다. 뉴스제작2부는 <아침 뉴스광장>을 담당하는 부서다.
A 기자는 지난해 논란 끝에 정식 임용이 된 후 보도본부가 아닌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에 파견돼 근무 중이었으나, 파견이 해제되고 정식 발령이 난 것이다. KBS는 지난 1일 조직개편을 이유로 남북교류협력단을 해체했다.
A 기자는 일베 회원으로 활동하며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적 시각을 담은 글을 수차례 게재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해 KBS 공개채용 과정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A 기자는 임용 후 사내게시판에 “공영방송인으로서 필요한 잣대를 그 누구보다도 엄중하게 스스로에게 들이대며, 철저히,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겠다”고 사과글을 올렸으나 A 기자에 대한 자격논란과 임용을 둘러싼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됐다.
이 같은 논란에 KBS기자협회는 지난해 5월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 91.5%의 찬성으로 해당 기자를 기자협회에서 제명했다. 총 협회원 554명 가운데 52.9%인 293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가운데 91.5%가 제명 조치를 찬성했다. 기자협회는 정식 기자 임용과 동시에 자동가입 되는데, 당시 기자협회에서 평기자를 제명한 것은 A 기자가 처음이다.
A 기자의 보도본부 발령 소식에 내부에서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기자는 “일베 논란이 일었던 기자가 보도국으로 발령 받았다는 소식에 들끓고 있다”며 “동료 기자들이 기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던 사람에게 회사가 다시 ‘기자’로서 일하라고 발령을 냈다는 것에 당혹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