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갈등 CBS, 제2노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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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개검토 요구에 시행 유보했지만 갈등 여전…“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촉발된 CBS(사장 한용길) 내부 갈등이 제2노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새롭게 출범한 CBS노동조합(위원장 양승진, 이하 CBS노조)은 임금피크제에 대한 노사 간 합의 과정에서 ‘공동체 정신’은 무너졌다며 이에 대한 회복을 강조했다.

CBS노조는 2일 ‘우리는 왜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드는가’라는 성명 발표와 함께 기존 언론노조 CBS지부(이하 CBS지부) 외에 제2노조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CBS노조는 “한 가족의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몰 수 있는 살인적 감액율도 우리의 분노를 폭발시켰지만 더더욱 참기 어려웠던 것은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노사 양측 어디에서도 그 어떤 신중함이나 고뇌를 엿볼 수 없었다”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기에 CBS 새 노조의 기치를 내걸고 당당한 첫발을 내딛는다”고 밝혔다. CBS노조는 오는 3일부터 가입원서를 받는다.

▲ 서울 목동에 위치한 CBS. ⓒCBS

임금피크제 시행 둘러싼 내부 갈등의 골 깊어져

CBS노조가 탄생한 배경에는 CBS 사측과 CBS지부가 시행하기로 합의한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가 있다.

CBS 노사는 지난해 12월 30일 ‘임금 협정 및 제도개선 노사합의서’에 사인을 하고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개정 전 CBS는 만55세가 되거나 입사 26년차에 접어들면 호봉 승급이 정지되는 규정을 실시해 왔다.

개정된 임금피크제도에 따라 만55세부터 지급률은 90%(만55세)-90%(만56세)-80%(만57세)-60%(만58세)-50%(만59세)-20%(만60세)로 줄어든다. CBS는 만59세 직원에게는 안식년 전 유급 안식월 1개월을, 만60세 직원에게는 유급 안식년을 제공하고, 오는 2018년까지 정부의 임금피크 지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 시행 후 3년차에 제도의 보완점을 검토하고, 시행 후 5년마다 계속 시행 여부를 노사합의로 결정하기로 했다.

CBS는 임금피크제 시행과 함께 10년 이상 근무한 만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55세 미만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명예퇴직은 개정 임금피크 시행 중 매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017년 이후 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의 세부사항은 노사가 협의해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사 합의를 두고 일부 직원들은 동의할 수 없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CBS 직원 114명은 지난 1월 19일 성명을 내고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처럼 내부 반대 여론이 높자 노사는 지난 1월 21일 노사협의회 결정사항을 공고하고 임금피크제 등 제도개선에 대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보완하기 위해 당초 1월 시작하기로 했던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와 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의 시행을 유보하기로 했다.

▲ 새롭게 출범한 CBS노동조합(위원장 양승진) 홈페이지 메인화면. ⓒ화면캡처

신규 노조 “무너진 CBS 공동체정신의 회복할 것”

그러나 최근 사측이 늦어도 오는 5월까지 제도개선안을 마무리 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내부에 전해지면서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는 구성원들이 새롭게 노조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CBS노조는 “기존 노조집행부 역시 전면 재검토는 백지화와 다름없다고 말하면서도 최근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여전히 시니어들을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발언들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노조의 출범을 미룰 수 없다는 결단에 이르게 되었다. 공식적이고 법적인 권리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결국 우리는 단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성과자라는 딱지가 붙여지는 기막힌 처지로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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