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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는 제2의 전성기를 꿈꾼다

[인터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안철호 PD 구보라 기자l승인2016.03.06 17: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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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폐지되었다가 부활한 지 3년째. 방송 시간에 부침도 심했지만 여전히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웃찾사>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일부터는 일요일에서 금요일 11시 25분으로 시간대를 변경하고, 지난 12월부터는 웃찾사 전용관을 개관해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공연을 하고 있다. 또 ‘타사로의 인재 유출’도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타사 개그맨들을 영입하면서 <웃찾사>의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웃찾사>를 만든 원년 멤버이기도 한 안철호 PD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간 산업’에 비유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기에,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미디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남다른 그와 지난 2월 24일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 인근에서 만나 <웃찾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

▲ 지난 2월 24일 서울 등촌동에서 만난 웃찾사의 안철호 PD와 웃찾사의 변화한 점과, 바라는 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성헌

원래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나?

"처음 예능 PD로 SBS에 입사해 <좋은 세상 만들기>에서 조연출을 2년 반 했어요. 예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이었죠. ‘고향에서 온 편지’, ‘우리 마을 CF’ 등의 코너 등을 하며 코미디를 배웠어요. 원래 스토리 없는 내용도 편집으로 재밌게 만드는 걸 잘하는 편이었어요. 이 프로그램에서는 현장에서 연출을 해야 하다 보니 부딪치며 배우는 게 많았어요. 그러다 2003년 초에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이 SBS로 넘어오면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생겨났죠. 다른 PD들은 ‘이미 KBS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이라 여기선 성공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출을 안 맡으려 했어요. 그래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생각에 맡게 됐어요. 2004년도에 한창 좋을 때는 시청률이 1주일에 3%씩 오를 정도로 반응이 엄청났죠. 저도 카메오 출연 많이 했는데 하하. 제 팬클럽만 400명이었어요."

<웃찾사>의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던 2004년 이야기다. ‘그때그때 달라요’, ‘그런 거야’, ‘단무지 브라더스’, '행님아', '택아', '화상고', '희한하네'가 유행하던 2004년~2005년은 <웃찾사>뿐만 아니라 코미디 프로그램의 전성기라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웃찾사>가 2010년 10월 2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었다. 안 PD는 “코드를 찾지 못한 것”이 폐지의 이유라 생각한다.

<웃찾사> 연출을 다시 맡으면서 어떤 점을 중요시하고 있나?

"그 시대 그 세대를 관통하는 코드라는 게 있는데 그 코드를 찾지 못하면 프로그램은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2010년 폐지 당시에도 <개그콘서트>는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를 통해 ‘공감’이라는 코드를 잘 찾아냈는데, <웃찾사>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코드를 따라가지 못했던 거죠.

그렇게 폐지되고 1년 반 뒤에 <개그투나잇>을 다시 만들었어요. 그 때 연기자들에게 딱 두 가지를 강조했어요. ‘자신이 만든 개그를 한 줄로 설명하기’, ‘자신이 만든 코너의 이름 짓기’. 왜냐하면 자기가 만든 개그를 설명 못 하거나, 어울리는 제목을 스스로 짓지 못한다면 시청자는 그 코너를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개그맨 스스로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점을 강조하죠. ‘공감’이라는 코드 위에 시청자의 마음을 끄는 코드를 찾는다면, 향후 5년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걸 먼저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방송 볼 때도 여러 SNS와 인터넷 창을 전부 켜놓고 모니터링해요. 기사 댓글도 계속 살펴보죠."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외모 비하나 인신 공격적인 내용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은데 <웃찾사>는 이런 부분을 자제하는 것 같다.

"사실 제일 쉬운 개그가 외모 비하거든요. 개운하지 않은 웃음을 만들어내죠. <웃찾사>에도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그러나 최소화를 시키려고 노력해요. 코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댓글이 올라오면 그 코너를 계속 그대로 두진 않아요."

▲ 웃찾사의 <부담스런 거래>는 인맥과 혈연 등을 내세운 인사청탁으로, 면접에서 벌어지는 재밌는 상황을 보여준다. ⓒSBS

방송 시간이 금요일 밤으로 변경됐다. 어떤 변화를 고민하나?

"우선 이 시간대의 주 시청 층은 30-40대예요. 그래서 <LTE뉴스>나 <내 친구는 대통령>같은 시사 개그를 더 늘릴 계획이에요. 4월 총선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는 좀 더 가능할 것 같아요. 늦은 밤 시간대에는 말로 하는 개그만 이어지면 시청자들이 피곤함을 느낄 수 있어서 신나는 음악과 춤이 있는 코너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방송시간이 계속 바뀌었다. 이제 고정되는 건가?

"편성시간이 안정되었으면 해요. 2003년부터 시간이 바뀐 게 벌써 열아홉 번째에요. 그리고 제작 시스템도 안정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제가 2014년에 와서 2년이 넘었는데 연출로 2년 이상 있었던 게 지금이 처음이에요. 계속 PD가 바뀌어온 편이죠. 자꾸 바뀌다 보면 PD와 연기자가 서로 잘 맞춰나가질 못해요. 이제는 안정적으로 가능하길 바라죠."

<웃찾사>의 또 다른 변화로는 ‘웃찾사 전용관’이 있다. 이전에도 웃찾사 공연장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업체가 운영하는 곳이었고, 이윤 추구를 위해 이름만 ‘웃찾사’인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람한 사람들의 ‘실망스럽다’는 평이 많아졌고 ‘웃찾사’라는 브랜드까지도 낮아지는 것 같다는 판단을 한 안 PD는 회사를 설득했고, 그렇게 ‘웃찾사 전용관’이 개관했다.

‘웃찾사 전용관‘을 개관한 이유는?

"먼저 개그맨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주고 싶었는데, 그게 가능해졌어요. 공연하고 수익금이 나면 나눠 가져요. 13년 째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이제 그냥 개그맨과 PD아니고 어떻게 보면 동업자고 식구 같아요. 제가 서른다섯 살에 <웃찾사>를 처음 만들었는데, 마흔여덟이 되었네요. 방송 하는 사람은 출연료를 받지만 쉬는 사람들은 바로 생활고를 겪게 되니깐… 기본적인 생활비조차도 벌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차비가 없어 회의에 못 갈 정도로 생활고 심한 친구들이 많은 게 현실이에요.

그리고 이제는 다들 ’우리 극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주인의식이 생긴거죠. 또 전용관이 생긴 후에는 관객과의 소통이 빨라지고, 아이디어가 잘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개그 코너를 만드는 속도도 빨라졌어요. 주말에도 전용관에 나와서, 아이디어 짜고 연습하러 모인 개그맨들이 70여 명 정도 돼요. 개그는 모여 있어야 하거든요. 둘이서 얘기 나누다가도, '옆에 있는 친구 시켜보자' 해서 같이 하다 보면 코너가 만들어져요.

그러다 보니 웃찾사 전성기 때 활동하던 7기, 8기들이 ' 2004년 같다, 북적북적하는 게 그 때 같다' 말해요. 저만 생각하는 줄 알았더니 연기자도 느끼더라고요. 그래선지 예전에는 1년 동안 시험 준비하던 사람들이 개콘 시험만 보고 웃찾사로 안 왔는데 지난 15기 공채 때도 지원자들이 많이 몰렸어요. 이번 16기 공채에서도 아마 지원자들이 많이 올 것 같아요."

▲ 그 시대 그 세대를 관통하는 코드를 찾지 못하면 프로그램은 사라진다고 안철호 PD는 생각한다. ⓒ김성헌

타사 개그맨들도 합류하고 있다. 이전에는 오히려 타사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황현희, 손헌수, 박현정, 도대웅, 권영기, 맹승지 등 개그맨들을 영입했어요. 인지도 있는 사람들을 영입하면서도 좀 더 시너지가 날 거로 생각해요. 20대의 경우에는 인지도 있는 개그맨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더라고요.

예전엔 다른 곳으로 가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다른 방송사에 비해서 출연료도 낮고, 인지도도 낮다 보니 서운함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출연료도 올리고 버라이어티도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그래선지 2015년부터 싹 없어졌어요."

코미디 프로그램을 계속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코미디를 산업에 비유하자면 하나의 ‘기간 산업’이에요.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는 방송사에서는 스스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할 수가 없다 보니 다른 방송사 개그맨들에게 러브콜을 할 수밖에 없는거죠. 홍윤화에게도 <라디오 스타, <복면가왕>, <진짜 사나이> 등에서 섭외 요청이 많이 왔어요. 그래서 대신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을 했죠. 이런 흐름으로 이젠 SBS에서도 버라이어티 출연이 가능하다 보니 다른 연기자들도 자극을 받아요. ‘나도 잘하면 SBS 버라이어티 시간대로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희망을 보는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 웃찾사 전성기 때 활동하던 7기, 8기들이 ' 2004년 같다, 북적북적하는 게 그 때 같다' 말한다. 사진은 인터뷰 중인 안철호 PD ⓒ김성헌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은?

"<웃찾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으면 하죠. 그리고 개그맨들이 자신들만의 작품을 가졌으면 해요. <웃찾사>에서 하고 있는 코너에서 더 발전시키면 대학로에서 연극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코너들이 있거든요. 스토리 만들어 넣고 캐스팅도 보강해서 스스로 기획, 연출하고 출연까지 한다면 자신만의 작품을 가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저도 그 기회를 더 많이 주려고 노력해요. <웃찾사>에 출연해서 출연료만 받아가는 게 아니라, 자신만이 가진 저작권을 통해 여러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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