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직능단체 “일베 기자, 공영방송 존립의 중대한 흠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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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협회·기자협회 등 10개 단체 공동 성명…“시청자 욕보인 조치”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열성 회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자격시비에 휘말렸던 KBS 기자가 보도본부로 정식 발령이 났다는 소식에 KBS 안팎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KBS 직능단체들은 해당 발령을 두고 “공영방송의 존립, 수신료의 가치에 대한 중대한 흠결”이라고 지적했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경영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10개 직능단체는 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사측이 일베 논란 A 기자를 보도본부로 발령 낸 것에 대해 “우리는 이 사안이 인간에 대한 예의인 동시에 공영방송의 존립, 수신료의 가치에 대한 중대한 흠결이자 도전이라고 확신한다”며 “주인 된 시청자를 욕보인 일베 기자에 대한 경영진의 조치를 우리는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이른바 ‘일베 기자’로 지목된 A 기자를 지난 4일자로 보도본부 뉴스제작2부로 발령을 냈다. 뉴스제작2부는 <아침 뉴스광장>을 담당하는 부서다. A 기자는 지난해 논란 끝에 정식 임용이 된 후 보도본부가 아닌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에 파견돼 근무 중이었으나, 파견이 해제되고 정식 발령이 난 것이다.

뉴스제작2부는 취재부서는 아니지만 뉴스 리포트의 가치를 판단해 배열하고 편집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KBS 안팎에서는 A 기자의 발령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 3월 3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올라온 글 ⓒ화면캡쳐

KBS 직능단체는 A 기자의 발령을 통해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의 존립과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베 논란은 크게는 공영방송의 뜻을 곱씹어 보는 문제이지만 작게는 생활인으로서 KBS 직원들의 도리이기도 하다는 게 직능단체의 입장이다.

KBS 직능단체는 수신료의 가치에 대해 “빈부의 격차도 없다. 지역을 가리지도 않는다. 성별을 말하지도 않는다. 전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돈이 모여 KBS 뉴스가 되고 <1박 2일>이 되고 <태양의 후예>가 된다. 다른 방송과 신문을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내 돈이 잘 쓰이고 있나를 확인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다. 시시콜콜 참견이 당연해진다. 여기에 공영방송 KBS의 존립 근거와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S 직능단체는 “다시 1년 전 그 성명의 문구와 수신료의 본질적 가치를 꺼내본다. 지금 다달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월급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고 반문하며 “특정 지역, 성별, 특정 성향을 매도하고 조롱하고 멸시했다면 정작 우리를 먹여 살리는 그들의 얼굴을 어찌 쳐다 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너무도 당연하다. 동정과 논쟁의 영역에 남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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