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 폄훼 등 공정성 상실 채널A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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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씨 폄훼 등 공정성 상실 채널A 중징계
선거방송심의위, 반복되는 불공정성·저품질 지적…특정인물·정당 희화화한 MBN 행정지도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6.03.07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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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씨(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관련 불명확한 내용을 방송하고 해당 정당을 비하하는 등의 내용을 방송한 채널A <쾌도난마>(1월 26일 방송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최대권, 이하 선방위)가 법정제재인 ‘경고’(벌점 2점)를 결정했다.

선방위는 7일 오후 4시 심의를 진행하고 해당 방송에 대한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들은 후 방송이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객관성)제1항과 제12조(사실보도)제3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 같이 조치했다.

방송에서 패널은 김홍걸씨의 입당을 두고 “인륜, 천륜까지도 어긋난다. 정치의 비정함이고, 저열하고 수준 낮은 정치”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진행자는 “세간에 문재인 대표가 홍걸 씨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하기도 했다. 또한 방송에서는 이희호 여사가 김홍걸씨 입당을 반대하고 이를 막으려 문재인 전 대표 등에게 수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이희호 여사로부터 직접 입장을 듣는 등 사실 확인이 된 것은 아니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김정훈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은 “사실상 이희호 여사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이 여사님이 걱정 많이 하신다며 기자회견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권노갑 전 의원이 이희호 여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자에게 전했던 것”이라며 “신뢰도 높은 취재원에게 들은 것이고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라 판단하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부본부장은 “(김홍걸씨 입당에 대해) ‘인륜에 어긋나는 정치’, ‘비정한 정치’, ‘저열하고 수준 낮은 정치’라 표현한 것이 물론 과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편견이 개입된 건 아니고 강한 비판이라 생각한다”며 “김홍걸씨에 대해서 인신공격성 자막을 내보내서 명예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가 고초를 받았기에 아버지의 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안타까움이 있었고, 김홍걸씨가 과거 비리에 연루됐던 사실은 당시 언론에도 많이 보도됐다. 일방적으로 김홍걸씨를 나쁜 사람이라고 인신공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 채널A <쾌도난마> 1월 26일 방송 중. ⓒ화면캡처

그러나 선방위원들은 방송의 내용이 불확실한 사실에 기초했으며, 특정 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을 부각해 방송하는 등 공정성을 상실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패널의 발언과 자막을 통해 김홍걸씨를 폄훼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해주 부위원장은 “여기서 김홍걸씨에 대한 (방송)내용들을 보면, 생활이나 성장과정은 공공의 이익과 관계없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어머니가 자식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하는 뜻을 내비치는 건 가족 단위의 문제다. 그런 부분은 유권자가 알고, 평가할 내용과 관련이 없다”며 “그런 부분까지 지나치게 많은 부분들을 다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부위원장은 “언론이 똑같은 잣대를 대려면 여야 할 거 없이 검증해야지, 왜 특정 정당만 하는가. 이런 부분들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채널A가 집중적으로 선방위의 심의 대상에 오르고 있는데, 공정성 장치, 통제 장치가 내부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건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균 위원은 “야당이 분열하면 야당이 왜 분열하고 있느냐, 그게 더 중요한 뉴스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95살의 노모가 아들의 입당이 걱정된다는, 불확실한 사실에 기초해 상당한 시간동안 패널이 이야기할만한 사안이라 보는가”라며 “전체 꼭지가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면서 공정성하고 형평성하고 너무 많이 벗어나 있다. 그리고 (방송에서) 김홍걸 박사가 마치 금치산자나 미성년자처럼 표현하고 있다. 기자들이 술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사담으로 할 만한 그런 내용이 종편에서, 더군다나 의무전송 되고 있는 종편에서 방송이 나가고 있다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상혁 위원도 “자막으로 처리된 내용만 보면 아까 말한 대로 (김홍걸씨는) 금치산자다. 패널들이 이야기한 걸 보기 쉽게 자막으로 표현한 건진 몰라도, 이미 요지를 다 파악하고 자막을 올리는 것”이라며 “내가 객관적으로 봐도 좋은 게 없다. 어렸을 때도 문제도 커서도 문제다, 이렇게 보인다. 기획의도가 어떤지는 몰라도 자막만 보면 의도적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게끔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김홍걸씨에 대한 방송과 비슷한 종류의 방송이 반복되고, 채널A가 심의에 자주 오르는 것과 관련해 최대권 위원장은 “(공정성 등을) 감독하는 장치가 마련이 되어 있나? 김홍걸씨에 관한 것만 해도 처음이 아니고, 또 재차 심의에 올라올 만큼, 여러 위원들께서 지적한 게 질이 낮다, 저질이다, 객관성이나 공정성이 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라며 “그런 걸 컨트롤하는 장치가 없어 보인다. 도대체 그런 장치가 없나? (공정성) 통제 매커니즘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만드는 게, 술 먹고 술자리에서나 하는 가십 같은 이야기도 걸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MBN 1월 25일 방송 중. ⓒ화면캡처

한편 안철수 의원이 속한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속한 국민회의 통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천 의원을 ‘무정란’에, 안 의원을 ‘초보암탉’에 비유하고 김홍걸씨를 ‘다이아수저’에 비유한 MBN <MBN 뉴스와이드>(1월 25일 방송분)은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제2항을 위반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이밖에 진행자가 야권의 합당을 “야권의 짝짓기 전쟁”, “정치적 짝짓기를 보여드리겠다” 등의 표현을 써서 보도한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1월 26일 방송분)은 ‘문제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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