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손석희 사장, 검찰태도 비판 전 사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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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에서 비판 “타 언론사의 성과물에 무임승차한 게 아닌지 반성 필요”

▲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고소된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취재진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경향신문>이 11일 손 사장과 JTBC에 대해 “검찰 태도 비판에 앞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신문 31면 사설에서 손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지난 9일 JTBC가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무단 사용 의혹을 부인하며 “이 문제가 과연 형사소송에 이를 문제인가에 대해 이견이 존재한다”고 밝힌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경향신문>은 총선을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 검찰이 손 사장을 공개 소환조사한 부분에 대해선 “유감스러운 일로 여러 가지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7월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8개월 가까이 묵혀뒀다가 굳이 이 시점에 꺼내 들 필요도 딱히 없어 보인다”며 “손 사장이 아니었다면 과연 언론사 사장에게 이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JTBC와 손 사장의 태도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언론으로서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JTBC의 잘못된 초동 대응이 검찰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JTBC가 무슨 말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해도 타 언론사가 24억원을 투자해 얻은 예측조사 결과를 거의 시차 없이 방송한 건 언론윤리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JTBC는 “당시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가 끝나기도 전부터 SNS와 기타 매개체를 통해 유포되고 있었고, 이는 출구조사가 시작된 이래 늘 있어왔던 일”이라며 “JTBC가 이를 고의로 편취하려 했거나 부정하게 매입한 바 없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3월 11일 31면 사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접할 수 있는 것과 이를 그대로 방송하는 것은 엄연히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MBC에서 최초 조사결과를 보도한 후 3초 뒤부터 방송이 시작됐고 17개 시‧도 지역의 조사 결과가 미처 다 공개되기도 전에 JTBC가 출구조사 보도를 시작한 건 ‘인용보도’보다는 ‘절취보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JTBC에서 이 사건에 대해 “과연 형사소송까지 이를 문제인가 이견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이번 사태가 명확한 범죄인식보다 과도한 시청률 경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나름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고 동의했다. <경향신문>은 그러나 “JTBC는 검찰 조사에 유감을 표하기 앞서 타 언론사에서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든 성과물에 무임승차하려 했던 건 아닌가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은 지난해 4월 15일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경향신문>의 인터뷰 녹음 파일을 <경향신문>에 앞질러 방송해 <경향신문>과 언론단체 등으로부터 “절도”(2015년 4월 17일 <경향신문>), “공정성과 신뢰를 모두 놓쳤다”(2015년 4월 17일, 언론개혁시민연대 논평) 등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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