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파업 투표장 불법 채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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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촬영한 경비업체 직원 모습 들켜…노조 “불법 사찰”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조능희, 이하 MBC본부)가 지난 14일부터 지난 4년간의 무단협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MBC(사장 안광한)가 투표장을 채증하는 모습이 발견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 오늘> 보도에 따르면 투표 첫 날인 지난 14일 오전 11시쯤 미디어센터 4층 옥상 휴게정원에서 남성 2명이 MBC 앞 광장에 설치된 MBC본부 투표소를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MBC본부가 당일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MBC 사내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업체 직원으로 확인됐는데, 이들은 망원렌즈가 부착된 카메라를 갖고 있었다.

MBC본부가 해당 직원들에게 누구의 지시로, 무엇을 촬영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묻자 이들은 대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무전을 통해 연락을 받고 미디어센터 1층 로비에 나와 있던 다른 청원경찰은 MBC본부에게 “우리는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라며 “위에다 물어보라”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조능희)가 지난 14일 오전 11시쯤 경비업체 직원 두 명이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4층 휴게정원에서 노조 투표장을 촬영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 ⓒ언론노조 MBC본부

MBC본부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합법파업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진행되는 정당한 투표로, 이를 감시하고 채증하는 것은 노조 활동에 대한 개입이자 명백한 불법부당노동행위라는 입장이다. MBC본부는 지난 1월에도 사측이 조합 유인물 배포를 촬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MBC본부는 “조합원들에 대한 초상권 침해이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정당한 조합 활동을 몰래 촬영하는 것 자체가 불법 사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C본부는 “안광한 사장이 그토록 강조하는 ‘상암동 시대’가 이 같은 ‘불법 사찰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인가"라며 “조합 활동에 대한 불법 사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사찰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MBC는 15일 공식입장을 내고 “3월 14일, 보안 인력의 상암문화광장 촬영은 본부노조의 불법 현수막 설치 현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본부노조는 무책임한 불법 현수막 설치행위를 당장 중지하고 상암문화광장에서 조속히 자진 철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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