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혹에 ‘금수저는 괴로워?’ 감싸는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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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총선보도감시연대]

▢ 모니터 프로그램 : TV조선 <신통방통>, <시사탱크>, <시사Q>, <이슈해결사 박대장>, 채널A <쾌도난마>, <시사인사이드>, <뉴스스테이션>, <돌직구쇼>, MBN <뉴스와이드>, YTN <시사탕탕>, 연합뉴스Y <담담타타>
▢ 모니터 기간 : 3월 18일~3월 23일

1. ‘나경원 금수저는 괴로워?’ 감싸고, 감추는 종편

지난 17일 <뉴스타파>는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2012년도 성신여대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면접과정에서 나 의원의 딸 김 씨는 “엄마가 나경원”이라며 신분을 노출하는 부정행위를 했다. 그러나 성신여대 측은 ‘정신장애에서 비롯된 단순 실수’라고 넘겼다. 또 실기 면접에서도 김 씨가 지정된 형식과는 다른 MR을 가져와 연주를 못하게 되자, 학교 측이 면접시간을 넘겨가면서까지 카세트를 수배해오는 편의제공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특혜를 주도했던 이병우 교수는 마지막 선발과정에서도 “이 친구 잘하지 않았나요?”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나 의원의 딸 합격을 주도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총선보도감시연대의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대부분  이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TV조선 <이슈해결사 박대장>이 관련 내용을 다뤘으나, 문제를 지적하기는커녕, 나 의원을 옹호하기 바빴다.

TV조선 <이슈해결사 박대장>(3월 18일)은 ‘나경원 금수저는 괴로워?’라는 타이틀로 시사평론을 진행했다. 부정입학 의혹이 한 순간 ‘금수저의 괴로움’으로 둔갑한 데 이어,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일제히 의혹을 축소시키며 나 의원을 감쌌다.

진행자 박은주씨는 딸이 시험 준비를 소홀히 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부정입학을 없던 전형까지 만들어서 할 정도라면, 그 테이프 미리 준비해서 안했겠냐?”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출연자 김대오씨는 “일반인들 같은 경우에 MR없이 연주를 해야지 되지만 장애인 부분에 대해서는 배려를 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고. 딸이 신분을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 장애가 있기 때문에 긴장을 하면 어머니나 신분에 대해 밝히는 경향이 있다는 해명을 했기 때문에…일반인 전형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특혜다 이렇게만 바라볼 수는 없지 않을까”라고 발언했다. 김씨는 ‘장애인이라 배려를 해서 MR 연주를 하도록 했다’는 나 의원의 해명만을 반복한 셈이다.

출연자 박지훈씨도 “(딸 김씨의) 지적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말 흥분된 상태 긴장된 상태에서 노출된 건지 아니면 부정을 위해 노출한 건지 면밀히 따져야 할 거 같고. MR이 없어서 못한다 그거는 부정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멀쩡한 사람도 아니고 힘들다하면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게 맞다”며 특혜 의혹을 적극 감쌌다. 게다가 박지훈씨의 “멀쩡한 사람도 아니고”라는 발언은 명백한 장애인 폄하 발언이다.

그러나 비장애인 지원자들의 경쟁에서가 아니라, 장애인 지원자들과의 경쟁이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한 지원자의 준비 소홀로 면접이 불가해진 상황에서 학교 측이 특혜를 준 것이나, 다른 지원자라면 허용되지 않았을 부모님 신분 노출, 면접 준비 미숙, 면접시간 초과를 어떻게 ‘특혜’가 아니라 ‘배려’로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당시 면접심사위원장이었던 이병우 교수가 나경원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13년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개폐식 예술 감독을 맡은 의혹에 대해 “충분히 맡을 자질이 있는 분이다”(김대오), “이 사람(이병우) 정말 비싼 사람인데, 이 양반이 거기를 갔으면 도와줬다, 자원봉사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이게 특혜로 되는 건 조금 이해가 안 된다”(박은주)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는 야당 의원들의 논란을 다루던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 11월 30일 <뉴스타파>는 노영민 의원의 ‘시집 강매 논란’을 보도했다. 그러자 종편들은 시사토크프로그램에서는 일제히 <뉴스타파>의 보도를 받아 12월 1일~3일까지 해당 이슈를 다루며 비난했다. 윤후덕 의원의 딸 취업 청탁 의혹과 신기남 의원 아들 로스쿨 개입 의혹도, 당사자 의원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나 의원처럼 반박하고 있으나 종편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출연하는 방송에서 번번이 위의 야당 의원들에 대해 ‘갑질, 비리, 청탁’ 의원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낙천운동을 벌인 출연자도 있었다.

나 의원과 다른 의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왜 종편은 나 의원 ‘특혜’ 의혹에 침묵하는가? 여야에 따라 달라지는 이중 잣대에 대해 종편은 반드시 해명해야 할 것이다.

2. 겹치기 출연자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야당 비난’ 반복

더불어민주당 비례공천 문제로 김종인 대표와 중앙위원회가 갈등을 일으키자, 종편 시사토크쇼 겹치기 출연자들은 각 프로그램을 돌아다니며, 야당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는 “노욕”, “70세의 권력욕이 20세의 성욕보다 세단다”라는 조롱의 표현을 사용했고, 문재인 대표 등을 거론하면서는 “친노 본색”, “친노 폐족” 등의 발언을 하며 폄훼했다.

■ 황태순
“그동안 은인자중하던 친노 친문들이 다 끝나고 나니까 드디어 친노 본색을 드러내면서 김종인 축출에 나선 거예요. 토사구팽에 나섰는데”(MBN <뉴스와이드> 3월 21일)

“살만하고 물에서 건져 놓으니까 보따리 챙기려는 게 친노 본색 아니네요? 저 이야기 나올 무렵에 저 분뿐이 아니다. 조국 교수, 문성근 씨 이런 분들이 집중적으로 김종인을 공격하는데 어느 순간 일시에 입을 맞춰가지고 입을 딱 다물고 ‘김종인 대표한테 2번을 드리는 게 예의에 맞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고. 그야말로 친노 본색이라는 게 이런 식으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불리하면 숙여서 폐족 얘기하다가 조금 살만 하면 고개 딱 들고 이것이 바로 친노 패권주의의 본색이다”(채널A <시사인사이드> 3월 22일)

“친노 본색, 운동권적 행태의 본색이 뭐냐고 보니까 어려우면 ‘우리는 폐족입니다’ 숨습니다. 그런 다음에 2년 후에는 심판하자고 나옵니다. 그게 바로 운동권적 행태고, 친노 본색의 핵심이죠.”(MBN <뉴스와이드> 3월 22일)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주인은 여전히 친노고, 그 친노 중에, 정점에는, 문재인 대표가 서 있고, 그냥 벌떼같이 그냥 김종인 대표를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던 조국 교수 이하 모든 사람들이, 문재인 대표의 한마디에 싹 180도 방향을 틀고…, (김종인 대표는)흔한 얘기로 바지 사장, 임시 사장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입증하시지 않았습니까”(TV조선 <시사Q> 3월 23일)

■ 박태우
“결국은 우려했듯이, 야, 이 당은 친노패권, 운동권식 정당을 못 벗어나는구나. 조국교수 정청래 의원 문성근 씨 지금 트위터한 거 좀 보세요. 하루아침에 말 바꾸고 이러니까 국민들이 실망을 하고…이 당이 안 바뀐다면 관둬야 됩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판단할 거예요. 아 이 당은 안 되는 당이구나. 표를 주면 안 되겠구나. 안 되는 당인데, 되는 것처럼 해가지고 국민들에게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표를 주게 하는, 그거야말로 민주주의의 큰 사기죠.”(TV조선 <신통방통> 3월 23일)

■ 고영신
친노 본색이 드러난 거다. 본인도 얘기했잖아요. 언젠가 터질 일이 터질 줄 알았는데 빨리 터진 거예요. 그래도 친노들이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고개를 쳐 박고 있어도 총선 이후에나 터지지 않겠나. 팽시키려고 할 거고. 불리하면 발 뺐다가 조금만 하면 머리 들고 나서고. 끝없이 공격해서 넘어뜨리는 거예요. 친노 지금까지 안 봤습니까? 친노 본색? (MBN <뉴스와이드> 3월 22일)

■ 한오섭
“저는 저 현상 자체가. 그야말로 그동안 얘기했던 친노 운동권 청산이라고 하는 것이 대단히 화장발에 불과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고. 체질변화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채널A <쾌도난마> 3월 21일)

“결국 본인이 비례대표 다섯 번, 셀프공천 2번 비례대표를 받은 것에 대한 여론 역풍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이런 난리굿을 폈고 쇼를 벌인 거다. 김종인 대표는 결국 문재인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권 색깔을 포장해주고 민낯을 숨겨주는 분장사 역할을 한 것이고 본인 스스로가 분장의 도구가 된 것이다”(한오섭, 채널A <쾌도난마> 3월 23일)

■ 윤영걸
“그동안에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77세인데 내가 쪼그려 앉아서 국회의원 하겠냐. 뭐 이런 식으로 했는데 갑자기 2번에 딱 나오니까 지하철에서도 어제 그거 보고서 와글와글하고, 인터넷에서도 와글와글하고. 어떤 사람들은 70대의 권력욕이 20대의 삐-보다도 앞선다…이렇게까지 얘기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지금 사람들이 상당히 격앙돼 있어요. 김종인 대표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거죠”(채널A <쾌도난마> 3월 21일)

■ 황장수
“실질적으로 저 당의 모든 경선을 해도 친노가 다 이기는 부분은 친노의 패권이 그냥 나왔겠습니까. 지금 김종인을 길들이려고 하는 부분에서 숨어있던 친노의 패권 본능과 그 조직들이 다 가동이 되고 있는 거예요. 오늘 밤에 헤어지세요. 아니 저렇게 봉사하러 온 사람이 노욕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면 오늘 밤에 깨끗하게 헤어지지, 뭐 하러 김종인, 77세 노인을 달고 간다고 그 고생을 합니까. 그러니까 오늘 밤에 친노는 14번, 칸막이 이거 우리 후퇴할 수 없다고 해서 김종인 대표하고 깨끗하게 헤어지면 됩니다.”(MBN <뉴스와이드> 3월 21일)

■ 김병민
“아마 어제 김종인 대표 보면서 친노 진영에서 부글부글 끓었던 사람 아마 많을텐데요. …왜 김종인 대표 새누리당에서 안 썼는지 이제 알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채널A <돌직구쇼> 3월 22일)

3. 정치혐오주의 조장발언 주의해야

선거 시기에 방송은 다양한 형태로 선거참여를 유도해야 마땅하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5조(참여와 감시) ①항에서도 “방송은 선거의 의의와 중요성을 적극 알림으로써 국민의 선거참여에 기여한다”고 규정되어있다.

그런데 YTN <담담타타>(3월 22일)에 출연한 박찬종씨는 거듭 이런 상황에서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행태를 보였다. 방송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 등을 이야기는 도중, 박찬종씨는 “저는 유승민 의원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니고 지금 무당파 입장인데 오늘 현재로서 저는 이번 선거 투표 안 할 생각이에요. 앞으로 한 3주 동안 마음이 변할지 모르겠으나. 한심하기 짝이 없어 양 당이 하고 있는 이 행태가”라고 말했다.

그나마 진행자 고성국씨가 “말씀 중에 제가 꼭 이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이 선거를 하셔야죠. 투표 안하겠다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선관위나 정부 차원에서 선거 참여 캠페인을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 변호사님 그 말씀은 좀 취소하시고”라고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발언을 했지만, 박찬종씨는 거듭 “제가 표현이 좀 거칠어졌는데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투표하긴 해야 되겠죠. 해야 되는데 한심하단 용어를 왜 썼냐하면 지금 각 당이 벌이고 있는 이것이 한심할 뿐 아니라…지금 투표장 가자고 그러는데 투표장에 가서 어떤 투표를 해야 이 한심한 걸 고칠 수 있겠느냐 하면 현재 투표해도 한계가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국민의, 우리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고성국씨가 거듭 “일단 4월 13일 날은 모여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자, 박찬종씨는 “글쎄 뭐 투표장은 가야되겠지. 그런데 이번 선거 결과를 가지고 정치개혁의 실마리가 풀리기는 어렵다고 봐”, “내가 별 생각이 없었는데 고 박사 말씀 듣고 가볼게요”라고 말했다.

박찬종씨는 해당 발언이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다음날 채널A <쾌도난마>(3월 23일)에 출연해 김종인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말에 오해가 따를 수 있는데 저는 무당파다. 새누리당도 아니고 민주당도 아니고, 그래서 이번 선거에 투표에는 반드시 참가하지만 어떻게 투표권을 행사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투표참여’로 말을 바꿨다.

* 이 글은 총선보도감시연대 모니터보고서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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