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징계·무단협…MBC 조능희 위원장 ‘경고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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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6시부터 선도파업…“일할 수 있는 근로조건 만들고 싶다”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 조능희 위원장이 결국 4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MBC(사장 안광한) 사측의 노동탄압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MBC본부는 4일 ‘파업특보 제1호’를 내고 조 위원장이 선도파업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해당 경고파업은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파업지침 1호’에 따른 것으로, 파업지침 1호는 조 위원장이 조속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선도파업에 돌입하며, 협상 촉구를 위해 규모와 범위를 최소화해서 결행하는 ‘경고파업’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지침 2호’를 발동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MBC본부 비대위는 “회사가 단체협약 교섭을 해태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명운이 걸려 있는 엄중하고 비상한 상황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 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언론노조 MBC본부

MBC본부는 “조합은 공영방송 MBC에 구성원들이 보도하고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복원하고 싶다”며 “지난 20년간 MBC 노・사가 서로 존중하고 소중히 여겼던 바로 그 단체협약의 공정방송협약처럼, 그리고 동시에 구성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근로조건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도 ‘위원장의 편지’를 통해 지난 4년간 무단협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측과 대화 협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사측이 말도 안 되는 단협안을 들고 나왔음을 지적했다.

앞서 MBC본부는 4년째 ‘무단협’ 상황이 지속되고 협상마저 난항을 겪자 지난 2월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단체교섭 체결과 관련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2차에 걸친 조정회의 동안 주요 쟁점사안에 대한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해 중노위가 조정중지를 결정했고, 이에 MBC본부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 간 ‘단체협약 체결과 노조파괴 저지를 위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MBC본부가 전국 19개 지부 조합원 16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투표에는 1523명(93.26%)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85.42%인 1301명이 파업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반대는 221명, 무효는 1명이다. 총원(1633명)대비 찬성률도 79.67%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투표 이후 MBC본부는 단체협약 체결을 요청하는 공문을 사측에 보내며 3월 25일, 4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사측의 답변과 성실하게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MBC 노사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14차례에 걸쳐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하면서 노사 간에 이견이 없는 내용들로 ‘가합의안’까지 나온 바 있는데, MBC본부는 당시 노사가 어느 정도 의견을 모았던 ‘가합의안’을 가지고 협상을 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고, MBC본부는 ‘경고파업’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MBC본부에 따르면 사측이 새롭게 제시한 단협안에는 ‘공정방송’ 조항이 사라졌으며 방송강령과 윤리강령의 준수의무 조항도 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 위원장은 “그동안 조합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협상을 해왔다. 지난주까지 22회에 걸친 협상을 했고, 단협 조항의 약 90%에 가합의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안광한 경영진은 기존 가합의를 모두 파기한 후 새로운 ‘노예계약’을 들고 나왔다”며 “조합을 파괴하고, 노예계약을 성사시키면 부당채용-부당전보-부당징계-부당해고의 죄과가 없어지나. 이 상태로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 이제는 우리의 합법적 권리인 파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BC본부 비대위는 향후 파업의 규모와 범위의 확대는 회사와의 단협 교섭 진행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MBC본부가 ‘경고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은 4일 공식입장을 내고 “2012년 극렬한 파업으로 회사를 만신창이로 만들더니 자기반성과 노조원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던 1노조 지도부가 이번에도 합법의 탈을 쓴 채 파업이라는 공멸의 길로 또 뛰쳐나갔다”며 “우리는 2012년 170일 파업의 결과를 똑똑히 확인했다. 월간시청률 10개월 연속 1위, 연간 시청률 1위를 구가하던 경쟁력은 하락했고, 광고매출과 경영수지도 급감했다. 이 같은 공멸의 파업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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