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후보는 의원, 김제남 후보는 전 시민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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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서울 은평을 지지율 조사에서 김제남 정의당 국회의원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으로 질문

MBN이 제20대 총선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조사를 진행하면서 김제남 정의당 후보를 현직 국회의원이 아닌 전직 시민단체 활동가로 소개한 사실이 확인됐다. 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인 김제남 후보 이번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지난 3월 31일과 이달 2일 MB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서울 은평을 지역 여론조사 결과와 해당 여론조사 질문이 등록돼 있다.

MBN‧리얼미터는 후보 지지도를 묻는 2번 질문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선생님께서는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무작위 호명입니다”라고 질문하고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전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국민의당 고연호,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구을 지역위원장 △정의당 김제남,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 △민주당 이강무, 전 8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민중연합당 유지훈, 전 2014년 은평구청장 후보 △무소속 이재오, 현 19대 국회의원 △무소속 최병호, 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원장 등을 제시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후보자 명부에 등록된 김제남 정의당 후보와 이재오 무소속 후보의 프로필(위), MBN·리얼미터 서울 은평을 여론조사 질문(아래)

이 지역에는 김제남 후보와 이재오 후보 두 명의 현직 국회의원이 있음에도 무소속의 이재오 후보만을 현직 국회의원으로 소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추혜선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5일 저녁 브리핑을 진행하고 “MBN‧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전달된 후보자 정보가 김제남 19대 현 국회의원이 아닌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이었다”며 “여론조사결과 공표금지 기한을 직전에 두고 벌어진 여론조사에서 이런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추 대변인은 “해당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가이드라인과 선관위 사이트 표기 사이에 혼동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똑같은 조건이었던 이재오 후보는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아닌 19대 국회의원으로 표기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관위 홈페이지 후보자 명부에선 김제남 후보와 이재오 후보 모두 현재의 직업엔 ‘국회의원’이라고 표기돼 있으며, 경력 또한 전직(위)-현직(아래) 순서로 표기돼 있다.

추 대변인은 “여론조사는 단순히 민심의 바로미터가 아니라 민심과 여론을 형성하는 도구이기도 하다”며 “이번 사태는 명백히 부당한 선거개입행위로, MBN과 리얼미터는 이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6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MBN 쪽에선 여론조사 문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피는 게 아니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검증하고 보도할 책임은 MBN에 있다”며 “현재 정정 보도를 요청한 상태로, MBN 쪽에선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은 “이번 사안은 (총선 막바지) 여론의 왜곡으로 민심에 영향을 주는 것인 만큼 분명한 사과와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6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선관위 사이트를 보면 후보자 경력에 전직이 위로 등록돼 있어 그렇게(김제남 후보를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으로 기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함께 현직 국회의원인 이재오 후보도 전직(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위쪽에 적혀 있다“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그렇게 해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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