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매체비평 ‘미디어 인사이드’ 폐지 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25일 개편에서 ‘폐지 유력설’…제작진, 폐지 반대 호소문 게시

KBS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인사이드>가 오는 봄 개편에서 폐지될 위기에 놓여 내부가 들끓고 있다. 제작진은 폐지를 반대하는 호소문을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진은 7일 사내 게시판에 ‘미디어 인사이드, 없어져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리고 “KBS의 수뇌부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께 부탁드린다”며 “<미디어 인사이드>가 KBS의 공영성 강화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고 지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미디어 인사이드> 폐지 논의는 한 달여 전부터 진행됐으며 프로그램 폐지를 재고해 달라는 제작진의 요청에 편성 측에서 다시 한 번 논의했으나 현재까지는 폐지가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 KBS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인사이드>. ⓒ화면캡처

KBS 최초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이자 <미디어 인사이드>의 전신인 <미디어 포커스>는 지난 2003년 6월 28일 ‘KBS, KBS를 말하다’ 편으로 첫 걸음을 뗀 이후 한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 권언유착, 언론의 왜곡보도 등에 대해 비판해 왔다. 당시 KBS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내부 구성원들의 요구로 <미디어포커스>는 탄생했으며 <미디어비평>으로, 다시 <미디어 인사이드>로 제목이 바뀌며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매체비평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미디어 인사이드>가 시청률이나 비용 등 경쟁력만으로는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KBS의 공영성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디어 환경이 격변하며 ‘미디어 격차’, ‘디지털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 역시 공영방송의 역할이자 <미디어 인사이드>의 역할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언론학자들은 우리나라 언론의 정파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종편 채널의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언론 보도를 균형 있게 분석해 시청자에게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해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것은 공영방송이기에 가능하고 해야 할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은 “<미디어 인사이드>는 KBS 내부 구성원들을 위해서도 더욱 필요하다.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저널리즘의 원칙과 취재 윤리, 그리고 잘못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을 담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며 “<미디어 인사이드>에는 기자들뿐 아니라 작가와 자료 조사 요원, 편집자, AD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프로그램 존폐가 당장 본인의 직장과 생계수단이 달려있는 문제라는 점 역시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