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김무성, 새누리당 윤리강령 위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무성, 김을동 지원 유세에서 “동성애, 인륜 배반하는 일” 주장

총선 막바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을 거듭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송파병 선거구 지원 유세 연설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군에서 동성애를 허용할 수 있는 군형법을 발의하려 한다”며 “동성애는 인륜을 배반하는 일인데 군에서도 이런 행위를 하면 군 기강이 어떻게 되겠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김을동 후보가) 여성으로서 어려움을 겪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야당에선 ‘김을동 후보를 죽여라’ 해서 운동권 출신 반국가단체에서 일하는 그런 여성을 공천했다”고 색깔 공세도 폈다. 김 대표는 남인순 후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 극렬하게 활동했던 인사”라며 “말로는 시민을 위한 단체이지만 실질적 활동을 보면 반애국적, 반시민적 행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13 총선을 사흘 앞둔 10일 서울 송파구 성내천 물빛광장 앞에서 열린 김을동(송파병) 후보 지원유세에서 김 후보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다. ⓒ뉴스1

또한 김 대표는 “여성 의원들이 국회 진출 많이 하는 게 여성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되는데 (지금 대로라면 여야 김을동‧남인순 후보) 둘 중 하나는 떨어져야 한다”며 “야당이 옳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11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김 대표가 새누리당의 당헌과 윤리강령조차 위반하며 반인권, 성차별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당 대표로서, 국회의원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 대표가 동성애에 대해 “인륜을 배반하는 일”이라고 발언한 것은 새누리당 당헌과 윤리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당헌 총칙(제2조)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이념으로 인권과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 구현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윤리강령 제20조(차별금지)에선 “당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나이, 종교, 출신지, 국적, 인종, 피부색, 학력, 병력, 신체조건, 혼인‧임신 또는 출산 여부,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정치적 견해, 실효된 전과,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이들은 김 대표가 남인순 후보의 시민단체 경력을 문제 삼고 있는 데 대해 “여성운동이야말로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사회의 응집된 노력”이라고 반박하며 “집권 여당의 대표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최대 공당의 대표가 여성운동의 지난 역사를 반애국적, 반시민적이라 폄하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시계 축을 독재 시대로 되돌리는 용납할 수 없는 반민주적 언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서울 송파병에서 새누리당 김을동,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맞붙은 상황을 놓고 김 대표가 “여성 인권”을 이유로 야당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납득 불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각 당의 여성 후보 공천 비율을 보면 새누리당 6.5%, 더불어민주당 10.6%, 국민의당 5.2%, 정의당 13.2%로 새누리당이 가장 적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여성들이 국회에 진출하는 게 여성 인권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다면 애초 새누리당은 선거제도 개편에서 비례대표 비율을 늘이거나 지역구 여성 공천 30%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또한 “새누리당은 서울 서초갑에서 이혜훈 후보와 조윤선 후보 두 명의 여성 정치인을 경선시켜 한 사람은 본선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며 “20대 총선에서 여성 비율이 줄어든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선거제도를 개악한 새누리당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