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출구조사, 모처럼 ‘체면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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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구도 맞추고 정당별 의석수도 ‘비슷’…공동 조사로 경쟁 피하고 적중률 높여

번번이 총선 예측결과와 실제 결과가 비껴가며 체면을 구겼던 지상파 3사 방송사가 모처럼 체면을 차리게 됐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며 ‘여소야대(與小野大)’의 구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 예측이 맞아 떨어졌으며, 정당별 의석수도 예상 범위 내에 들어온 것이다.

지난 13일 오후 6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마감된 후 공개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소야대’의 구도가 예상됐으며, 새누리당이 당초 목표로 했던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도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PD저널

KBS의 예측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121~143석,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101~123석, 국민의당이 34~41석을 각각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MBC는 새누리당 118~136석, 더민주 107~128석, 국민의당 32~42석으로 각각 예측했으며, SBS는 새누리당 123~147석, 더민주 97~120석, 국민의당 31~43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4일 오전 7시경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각 정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차지한 의석수(총 300석)를 살펴보면 △새누리당 122석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지상파 3사의 예측 범위 내에 들어왔다. 이로써 야당(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은 총 167석을 얻으며 과반을 확보했다.

다만 각 사별 예측 의석 폭을 살펴보면 KBS는 △새누리당 22석 △더민주 22석 △국민의당 7석, MBC는 △새누리당 18석 △더민주 21석 △국민의당 10석, SBS는 △새누리당 24석 △더민주 23석 △국민의당 12석으로 전반적으로 예상 의석수의 폭이 다소 넓었다.

▲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결과. ⓒ다음 화면캡처

그러나 과거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가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실제 조사와 비교하면 이번 출구조사는 선전한 셈이다.

지난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지상파는 여당인 신한국당이 과반인 175석을 확보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139석에 그쳤으며, 39곳에서 출구조사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또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도 지상파 3사 모두 새천년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될 것이라 했지만 결과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제1당으로 나타났다. 당선자 예측이 빗나간 지역구도 20곳이 넘었다. 지난 제18~19대 총선에서도 실제 확보 의석수가 예상 구간에서 벗어났다.

특히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의 경우 지상파 3사는 공동 출구조사에 약 70여억 원을 쏟아 부으며 심혈을 기울였다.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해 전화조사를 없애고 모든 조사를 투표소 앞에서 진행했으며, 처음으로 전국 246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 실시했다. 그럼에도 예측은 빗나갔다. ‘여소야대’를 점쳤으나 개표 결과는 ‘여대야소’로 나타나며 적중률과 신뢰도에 한계를 보인 바 있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방송협회와 지상파 방송 3사로 구성된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Korea Election Pool)를 통해 진행됐다. 전국 253개 선거구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투표자 약 85만 명을 대상으로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조사를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2~±6.9%포인트다. KEP는 총선이 다른 선거에 비해 선거구 별 표본크기가 작고, 표심 변화의 폭도 커 출구조사의 난이도가 높은 만큼 과학적인 조사 방법론을 적용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통계전문가인 고려대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 숙명여대 통계학과 김영원 교수, 수원대 통계학과 박진우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JTBC는 자체 출구조사를 시행했던 지방선거 때와는 달리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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